독력

독력

[ virulence ]

병원균이 숙주를 감염시키거나 피해를 줄 수 있는 정도를 말하며, 같은 조건에서 숙주의 감수성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독력은 해당 미생물이 생체 조직 내부로 침입하여 증식하는 능력과 여러 가지 독소를 생산하는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목차

다양성

독력은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숙주에 따라 서로 다르게 작용한다. 같은 숙주에 미미한 독성을 나타내는 미생물이 있는 반면 다른 미생물은 매우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인간에게 있어 세레우스균(Bacillus cereus)은 가벼운 위장염을 일으키는 데에 그치지만 광견병 바이러스(rabies virus)는 신경의 과다한 손상을 유발한다. 또한, 동일 조건에서 한 미생물이 서로 다른 숙주에 대하여 다른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 조류에서만 병원성을 보이는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bird flu) 바이러스는 인간에게는 병원성을 일으키지 않는다.

Bacillus cereus (출처: GettyImages-713780699)

Rabies virus (출처: GettyImagesKorea SPL F018 1075)

   

독소(toxin)

독력은 병원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사용되며, 독력이 강한 미생물의 경우 극히 소수의 미생물이 침입한 경우에도 병원성을 일으킨다. 독력은 독소 생산성(toxigenicity)과 침습성(invasiveness)에 의해 결정된다. 독소 생산성은 유독성 물질을 생산하는 능력을 말하고 침습성은 숙주 조직에 들어가 증식 및 확산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미생물에 의해 생산된 유독물질을 독소(toxin)라고 하며 숙주 내에서 미생물이 생산한 유독물질의 독작용에 의하여 생산된다.

통상 독소의 이름은 그 작용 부위에 따라 붙여진다. 신경독소(neurotoxin)는 신경계에 작용하고, 장독소(enterotoxin)는 장에서 작용하며, 혈 독소(hemotoxin)는 적혈구를 용해시키고 신장독소(nephrotoxin)는 신장을 상하게 한다1). 비교적 고전적인 독소의 분류법은 기원에 따른 분류 방법이다. 살아 있는 미생물에서 감염조직으로 분비되는 독소를 외독소(exotoxin)라고 하며, 분비되지 않고 오직 세포가 피해를 입거나 용해된 후에 방출되는 독소를 내독소(endotoxin)라고 한다. 

독소 중화 반응

디프테리아균(Corynebacterium diphtheriae), 보툴리누스균(clostridium botulinum), 연쇄구균(streptococcus), 파상풍균(Clostridium tetani) 등 그람양성균은 외독소(exotoxin)를 합성하고 분비한다. 이러한 독소는 단백질로 되어 있어 일반적으로 항원성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항체 생산을 자극한다. 독소 중화반응은 독소의 작용이 항독소에 의해 중화되어 숙주에 그 작용이 미치지 않게 하는 반응으로써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반응이다. 실험적으로 독소를 생산하는 세균에 감염된 후 회복한 숙주의 혈청 속에는 독소를 중화하는 항체의 생산이 관찰된다. 이 반응을 시험관 내에서 발생시키면 침강 반응으로 나타난다. 생체 내 중화반응을 응용한 예로는 시크(Schick) 반응, 딕(Dick) 반응, Schultz-Chalton 반응 등이 있으며, 시험관 내 침강 반응으로는 플렉(Flek) 법, 다니즈(Danysz) 현상, 스트렙토리신 O (Streptolysin-O) 시험 등이 있다. 

미생물의 독성인자

숙주 세포와 미생물은 영양물질을 가지고 경쟁을 하게 된다. 숙주에 침입한 병원균은 독성인자(virulence factor)를 이용하여 숙주의 면역 방어로부터 도망쳐 생존하게 된다. 숙주 내에서 미생물이 생존하기 위해 내재저항인자를 피하고 적응면역반응에 의한 감지와 제거를 피할 수 있는 ‘은신처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각 미생물들은 숙주 세포의 내부에서 살아남아 증식을 이어간다. 어떤 경우는 그들을 파괴시킬 그곳에 자리하기도 하며 일부는 숙주 세포의 표면에 부착하여 점액층 밑에 생물막(biofilm)이라 불리는 공동의 은신처를 만들기 위해 다당류를 분비하기도 한다. 또 다른 미생물은 내재저항인자를 불활성화하는 효소를 생산하여 분비하는데 이러한 물리화학적 속성은 각각의 미생물의 생존을 촉진하기 위한 미생물의 독성을 나타낸다.  

독력의 결정조건

미생물과 숙주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해 독력이 결정된다. 감염성 질병은 병원체가 감수성이 있는 숙주에 입장하여 부착하며 시작된다. 병원균의 침입은 피부, 호흡계, 위장계, 비뇨생식계, 또는 눈의 결막 등과 같은 몸의 표면 중 한 곳에서 이루어지고, 적절한 숙주에 전파된 후에 숙주의 세포 또는 조직에 부착하여 집락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집락화(Colonization)의 성공 여부는 미생물이 새로운 숙주 내부의 환경에서 생존하는 것과, 숙주의 필수영양분을 숙주세포 및 고유미생물상과 성공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세균의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병원체는 그들의 감염성과 침입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2). 감염성(infectivity)은 생명체가 새로운 감염부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며 침입성(invasiveness)은 생명체가 주변 또는 다른 조직으로 전파되는 능력을 말한다. 다수의 세균의 독력은 감염성과 침입성에 의존하고 있다. 

관련용어

병원균, 숙주, 감수성, 독소(toxin), 세레우스균(Bacillus cereus), 광견병 바이러스(rabies virus), 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bird flu), 신경독소(neurotoxin), 장독소(enterotoxin), 혈 독소(hemotoxin), 신장독소(nephrotoxin), 외독소(exotoxin), 내독소(endotoxin), 디프테리아균(Corynebacterium diphtheriae), 보툴리누스균(clostridium botulinum), 연쇄구균(streptococcus), 파상풍균(Clostridium tetani), 항체, 항원성, 항독소, 세균, 혈청, 시크(Schick) 반응, 딕(Dick) 반응, Schultz-Chalton 반응, 플렉(Flek) 법, 다니즈(Danysz) 현상, 스트렙토리신 O (Streptolysin-O) 시험, 독성인자(virulence factor), 내재저항인자, 적응면역반응, 점액층, 생물막(biofilm), 다당류, 감수성, 집락, 집락화(Colonization), 감염성(infectivity), 침입성(invasiveness), 미생물

집필

윤철희/서울대학교 

감수

김재욱/국제백신연구소

참고문헌

1. Talaro, K.P. and Chess, B. 2018. 『미생물학 길라잡이』(장태용 외 4역)(10판), 라이프사이언스, p. 424. 
2. Willey, J.M. 2016. 『미생물학』(김영민 외12역)(9판), 라이프사이언스, p. 801. 

관련이미지

독성물질을 나타내는 표시

독성물질을 나타내는 표시 출처: 물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