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독

독은 체내에 흡수되었을 때 건강이나 생명에 해를 끼치는 작은 물질을 말하며, 이 중에서도 신경독은 사람이나 동물에서 신경계의 구조 또는 기능에 변화를 주는 독성 물질을 말한다. 신경독은 신경조직의 발달과정에서 발생과 성숙을 방해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신경을 파괴하기도 하며 신경세포의 신호전달과정을 저해한다. 천연화합물과 화학화합물을 포함한 수천개의 화학물질이 신경독성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차

신경독이 신경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물질의 독성과 개체 요소(나이, 건강)에 따라 달라진다. 동일한 물질일지라도 다른 농도에서 독성효과와 치료효과가 모두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신경독은 외부에서 기원되어 체내로 들어오는 외인성 독소와 신체 내부 기원인 내인성 독소로 나눌 수 있다. 외인성의 예시로는 일산화탄소, 보튤리늄(botulinum)독,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등이 있으며, 내인성은 일산화 질소(NO), 글루탐산, 도파민 등이 있다. 이런 독소들은 세포막을 통해 이온 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나 시냅스를 통해 신호전달이 이루어지는 신경의 의사소통을 방해하여 세포자살(apoptosis), 흥분성독성현상(excitotoxicity) 및 중추신경계의 손상을 일으킨다.

복어독으로 알려져있는 테트로도톡신 (출처: Gettyimages MKAD1278148)

테트로도톡신의 구조 (출처: GettyImages-738785887)

신경계는 뉴런(Neuron)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온채널을 이용해 전기적 신호를 만들어 신호전달을 한다. 뉴런의 수상돌기에서 화학적 신호를 받으면 축삭에서 전기적 신호로 전환시킨 후 축삭말단으로 신호를 전달한다. 이렇게 전달 된 신호에 의해 아세틸콜린(Acetylcholine)과 같은 화학물질이 시냅스로 분비 되어 주변의 다른 뉴런들에게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신경독은 뉴런을 손상 시키거나, 전기적 신호 전달을 저해하거나, 화학적 신호전달을 저해함으로써 신호전달 과정을 교란시킨다.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으면 우리 몸의 항상성이 깨지며, 심한 경우에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 신경독의 예로는 다음과 같다.

• 테트로톡신은 뉴런에 존재하는 나트륨채널의 작용을 억제하여 활동전위 전달을 방해함으로써 신경전달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게 한다.

• 보툴리늄은 신경 말단에서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분비를 막아 신호전달을 방해하며, 그 결과 근육의 수축이 일어나지 않는다.

• 클로로톡신(Chlorotoxin)은 전갈의 독에서 분리한 소분자 펩타이드로서 클로라이드(Chloride, Cl) 이온 채널을 방해한다.

• 일산화탄소(Carbon monoxide)는 적혈구의 산소 전달을 저해한다. 뉴런은 산소에 민감하기 때문에,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뉴런이 손상 되고 신경계가 망가지게 된다.

신경독의 작용원리(제작: 평영진, 윤철희/서울대학교)

복어독인 테트로도톡신은 마취제 및 진통제로 사용되며, 암 관련 통증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고 보고된 바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보톡스는 신경독인 보툴리늄독소로부터 유래 된 것이다. 보툴리늄을 이용해 근육 수축을 막아 사각턱완화 및 주름개선을 시킬 수 있다. 미용적 측면뿐만 아니라 질환 치료 시에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사시, 안검경련, 요실금, 소아뇌성마비 환자의 치료제로도 쓰이고 있으며 그 범위는 확대 되고 있는 추세이다.

신경계, 세포자살(apoptosis), 신경전달물질, 독성, 세포막

윤철희/서울대학교

송미령/한국외국어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