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견병 바이러스

광견병 바이러스

[ Rabies virus ]

광견병은 감염 동물로부터 물리거나 할퀸 상처를 통해 동물 및 사람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 전염병으로 특징적인 물 공포증(hydrophobia)과 함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질병으로 광견병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인간 세포에 감염된 광견병 바이러스 (출처: GettyimagesKorea)

목차

분류

광견병 바이러스(rabies virus)는 rhabdoviridae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병원체로 Lyssavirus 속에 속한다. Rhabdoviridae과의 rhabdo는 막대라는 의미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이다.

구조

광견병 바이러스는 총알 모양의 외피막을 가지고 있다. 뉴클레오캡시드는 단일가닥의 RNA가 N(nucleoprotein), L(polymerase) 및 P(phosphoprotein) 단백질로 싸여 있으며, 외피막 부분은 G(glycoprotein)와 M(matrix protein) 단백질을 포함한 이중층의 지질막으로 구성된다.

광견병바이러스의 투과전자현미경 사진 (출처: GettyimagesKorea)

유전체

Rhabdoviridae의 유전체는 약 11~15kb의 비분절(non-segment) 음성 단일가닥 RNA로 이루어져 있으며, 5개의 유전자가 3‘-N-P-M-G-L-5’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복제(또는 생활사)

숙주세포의 수용체에 결합 후 광견병 바이러스는 엔도좀 경로를 통해 세포 내로 진입한다. 엔도좀 내의 낮은 pH는 막 융합 과정을 유도하고, 바이러스의 유전체가 세포질로 이동하도록 한다. 위의 두 과정은 당단백질 G에 의해 촉진되며 G는 광견병 유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이러스의 세포 내 진입 후 새로운 바이러스 단백질들을 만들기 위해 P-L 중합효소에 의한 바이러스 유전체의 전사가 일어난다. 감염 후기에는 총 길이의 양성 가닥 RNA 복사체를 생성하는 데 집중된다. 이 양성가닥 RNA를 주형으로 새로운 음성 가닥 RNA 유전체가 만들어지고 N 단백질과 함께 포장되어 뉴클레오캡시드를 생성한다. 원형질막을 외피막으로 획득한 뒤 출아에 의해 비리온이 형성되어 방출된다.

역학 및 감염경로

광견병바이러스는 모든 온혈동물에 감염이 가능하며 타액에 의한 점막(눈, 코, 입) 오염, 비말전파 등의 경로로 전파가 가능하다. 그러나 가장 흔한 경우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체(늑대, 여우, 코요테, 자칼 및 들쥐 등)가 다른 동물이나 사람을 물어 타액 속에 있는 바이러스가 상처를 통해 전파되는 방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4~7만 명이 이 질환으로 사망하고 연간 천만 명 정도가 광견병 감염 추정동물로부터 교상당한 뒤 교상 후 치료를 받고 있다. 광견병 사망자의 95%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였고, 아시아의 경우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96%가 보고되었다. 국내의 경우 2012~2013년에 경기도 화성과 수원에서 총 13마리의 동물로부터 광견병이 발생한 이후 2014년부터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고 있고, 사람에서 발생하는 공수병도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발생 건수가 없다.

감염 동물이 입힌 교상 부위에 타액에 함유되어 있는 광견병바이러스가 체내로 침투하게 되면 교상 부위의 근육세포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한 후 신경근육연결을 통하여 말초 신경으로 이동한다. 이후 뇌와 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까지 구심성(afferent)으로 이동하여 증식하게 되면 뇌신경세포의 변성과 괴사를 일으킨다. 심각한 기능적인 손상과 함께 네그리소체(negri body)라는 특징적인 세포질내 봉입체가 형성된다. 뇌에 도달하여 증식한 바이러스는 이후 신경 섬유를 따라 원심성(efferent)으로 이동 전파되어 침샘, 부신, 신장, 점막, 각막, 피부 등에 도달하게 된다. 특히 침샘의 점액생성 꽈리 세포에서 증식한 광견병바이러스는 침샘으로 많은 양이 방출되기 때문에 다른 동물에 광견병을 전파하기가 용이해진다.

임상 증상

일반적으로 광견병은 증상 발현 시 대부분 치명적이다. 잠복기 이후 임상적으로 전구기, 신경학적 증후기(격노형, 마비형) 및 혼수기로 나눌 수 있으며, 이후 사망에 이른다. 전구기에는 불안감, 두통, 발열, 권태감, 위장관 증상, 식욕 부진 및 물린 부위의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동물의 경우 갑작스러운 기질변화가 특징이며, 환자의 80~85%가 신경학적 증후기의 격노형으로 진행하고 이 중 20~25%의 환자가 광견병의 특징적인 증상인 물 공포증을 나타낸다. 그 외에 과잉행동, 발작, 흥분, 환각 등을 일으키며 혼수기를 거쳐 최후에는 호흡중추 손상으로 인해 사망한다. 격노형 외에 나머지 15~20%는 마비형으로 진행되는데, 발병 초기는 격노형과 비슷하나 흥분, 발작, 물 공포증 등의 증상을 보이지 않고 상승형 마비(ascending paralysis) 및 근력의 약화가 나타나며 증상이 악화됨에 따라 의식 혼동과 혼수기를 거쳐 사망에 이른다.

진단, 예방 및 치료

의심되는 동물의 뇌, 척수, 피부 등에서 바이러스 항원을 확인하거나 뇌조직에서 네그리소체를 확인하기도 하며 침샘이나 뇌의 해마조직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하여 확진한다. 사람의 광견병 진단을 위한 검체로는 혈청, 뇌척수액, 모발선 부분의 목덜미에서 채취한 피부 생검조직, 생검 또는 부검 뇌조직, 각막압인표본(현미경 슬라이드로 각 막을 연하게 문질러 박탈시켜 표본 제작) 및 타액 등이 사용된다.

광견병은 교상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임상 증상이 발현되면 거의 100%가 사망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으나, 교상 후 적절한 예방적 치료를 실시할 경우 치료가 가능한 감염병이다. 광견병이 의심되는 동물에 물린 경우 상처를 즉시 흐르는 물에 비누로 깨끗이 세척한 후, 항바이러스 물질, 에테르, 40~70% 알코올, 포비돈 용액 등으로 소독하여 바이러스를 불활화한다. 상처 소독 후 1회 용량의 면역글로불린(human rabies immunoblobulin: HRIG)과 함께 광견병 백신인 세포배양백신을 투여해야 한다. 면역글로불린에 의한 수동면역은 환자가 세포배양백신에 대한 능동면역반응으로 항체가 형성되기 전까지 약 14일간 바이러스를 억제 시킬 수 있는 항체를 제공해준다. 미국 등 여러 나라와 우리나라에서도 사전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에서 면역 글로불린과 백신의 병합 투여는 가장 유효한 방법으로 권고되고 있다.

집필

이찬희/충북대학교, 송윤재/가천대학교

감수

이충호/동국대학교

참고문헌

[1]. S. Finke and K. K. Conzelmann. 2005. 'Replication strategies of rabies virus'. Virus Res. 111 (2): 120–131.

[2]. A. A. Albertini, G. Schoehn, W. Weissenhorn and R. W. Ruigrok. 2008. 'Structural aspects of rabies virus replication'. Cell. Mol. Life Sci. 65 (2): 282–294. 

동의어

rabies virus, 광견병 바이러스, 광견병 바이러스(Rabies virus), Rabies 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