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러스 세레우스

바실러스 세레우스

[ Bacillus cereus ]

탄저균를 제외한 다른 바실러스 균종은 기본적으로는 기회감염균이며 비교적 병원성이 약하다. 비록 바실러스(Bacillus) 균속에 속하는 균종 대부분이 질병을 일으킬 수 있으나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가 Bacillus 속 세균 중 탄저균 외에 가장 중요한 병원균이며 위장관염, 안구염, 정맥도관 관련 패혈증 등을 흔히 관찰할 수 있고 심한 폐렴이 드물게 발생하기도 한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소가 있는 헛간에서 우무배지 평판을 공기 중에 노출시켰을 때, 새로운 모양의 균이 발견됨으로써 처음 분리되었다1). 2010년대, 미국 식약처 보고에 의하면, 미국 제약 산업 시설에 가장 많은 미생물학적 오염을 유발하는 세균으로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가장 중요한 원인균이었다2).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은 탄저균과 형태학적 특성이 유사하다. 면양혈액우무에서 35oC 일반 공기 중에 배양하면 직경이 4~7 mm로 크고 베타용혈성의 간유리 같은 불투명한 집락을 만든다. 운동성이 있으며 살리신을 분해하고, lecithinase 양성이면 바실러스 세레우스로 추정한다. 식중독 발생 시, 의심되는 음식물을 배양할 때는 이 균의 세균 수를 정량배양할 수도 있다. 음식물 배양에서 다른 균이 안 자라고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105 CFU/g 이상 존재하면 식중독의 원인균으로 판정한다. 건강인도 소량이긴 하지만 정상균 무리로 존재하므로 필요에 따라서는 정량배양을 해야 한다.

Bacillus cereus ATCC 14579의 SEM 전자현미경 사진()

 

목차

발병기전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의해 생기는 위장관염은 두 가지 장독소와 관련되어 있다. 열과 단백분해 효소에 안정성인 장독소는 구토형 질환을 유발하고 열민감성 장독소는 설사형 질환을 일으킨다. 열민감성 장독소는 대장균콜레라균이 생산하는 장독소와 유사하여 장 상피세포의 adenylate cyclase-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 계통을 자극하여 심각한 설사를 일으킨다. 열안정성 장독소의 정확한 작용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다3).  

안구염에 대한 바실러스 세레우스의 병인기전도 완벽히 규명되어 있지 않다. 괴사독소(열민감성 장독소), cereolysin (이 균종의 이름을 딴 강력한 용혈소), 인지질분해효소 C (강력한 lecithinase) 등 최소한 세 가지 독소가 관련되어 있다. 바실러스 세레우스 감염에 의한 특징적인 급속한 안구의 파괴는 이러한 독소와 다른 밝혀지지 않은 요소들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생각한다. 바실러스 균종은 일시적으로 피부에 집락화할 수 있으며 혈액배양에서 중요하지 않은 오염원이 될 수 있다. 정맥 내에 이물질이 있으면 이 균종은 지속적인 균혈증을 일으키고 패혈증(열, 오한, 저혈압, 쇼크)의 증상을 보인다. 

역학

바실러스 세레우스와 다른 바실러스 균종은 도처에 존재하는 미생물이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환경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감염은 오염된 토양처럼 환경에서 유래한다. 특징적인 질환 없이 임상검체에서 이 세균이 분리되면 대개는 중요하지 않은 오염이라고 간주한다. 

바실러스 세레우스의 그람염색 (출처: Alamy K1FABC)

 

임상적 특징과 주요질환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구토증상과 설사증상 두 가지 형태의 식중독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구토형 환자는 오염된 밥을 섭취함으로써 생긴다. 대부분의 세균은 처음 밥을 지을 때 죽지만 열에 내성인 포자는 살아남아 밥을 냉장고에 저장하지 않으면 포자가 발아하여 세균이 빠르게 증식한다. 유리된 열안정성 장독소는 밥에 열을 다시 가하더라도 파괴되지 않는다. 구토형 질환은 세균이 아니라 장독소를 섭취함으로써 생기는 중독성 질환이다. 따라서 장독소를 섭취하고 1~6시간의 짧은 잠복기가 지나면 24시간 이내 빠르게질병이 생긴다. 증상은 구토, 욕지기, 복통 등이다. 열과 설사는 일반적으로 없다. 많은 양의 구토형 독소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면 즉발성의 간기능 부전이 생기기도 하며 이는 미토콘드리아의 지방산 대사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아주 드문 합병증이다. 

설사형의 바실러스 세레우스 식중독은 오염된 육류, 채소, 소스를 섭취함으로써 생기는 감염증이다. 이것은 구토형 질환보다 더 긴 잠복기를 보이는데, 환자의 장내에서 균이 증식하여 열민감성 독소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장독소는 설사, 욕지기, 복통을 일으키며 지속기간은 보통 하루 이상이다.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의한 안구염은 토양으로부터 오염된 물체에 의해 안구에 관통성 외상이 생긴 후에 잘 발생한다. 바실러스 전체안구염(panophthalmitis)은 신속히 진행되어 손상을 입은 지 48시간 이내에 완전히 실명한다. 안구증상을 가지는 전신감염은 정맥으로 주사하는 약물중독자에게서 발병할 수 있다.  

바실러스 세레우스와 다른 바실러스 균종에 의한 감염은 정맥 내 도관, 중추신경계 지름술(central nervous system shunt)에 의한 감염과 심내막염(대부분 약물 중독자) 그리고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서 폐렴, 세균혈증, 수막염 등이 있다. 면역저하 환자가 차를 섭취하면 침습성 바실러스 세레우스질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의해 발생하는, 드물지만 주목받는 질병이 있다. 면역부전 환자에서 탄저와 유사한 심한 폐렴이 그것이다.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에 거주하는 모두 금속 노동자인 네 명의 환자가 이 질환에 걸렸다고 문헌에 보고되었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점은 이 균주들은 B. anthrax의 pXO1 플라스미드를 가지고 있었고, B. anthrax와 다른 성분의 협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균주의 예에서 탄저균의 병원성 유전자가 도처에 존재하는 바실러스 세레우스 균종으로 쉽게 전파되는 잠재적 위험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검사실 진단

탄저균과 같이, 바실러스 세레우스와 다른 바실러스 균종들도 구토형 식중독을 가진 환자의 임상검체에서 용이하게 균 배양할 수 있다. 사람들이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일시적으로 집락화되므로 식중독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의심되는 음식물(밥, 육류, 채소)에서 균을 배양해야 한다. 열안정성 독소와 열민감성 독소를 찾는 검사는 일반적으로 수행하지 않는다. 따라서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의한 위장관염의 대부분은 역학적 기준에 따라서 진단한다. 바실러스 균종은 빨리 증식하여 그람염색과, 감염된 안구, 정맥혈과 다른 장소에서 채취한 검체의 배양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치료, 예방 및 관리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의한 위장관염의 경과는 짧고 합병증이 없기 때문에 대증 치료를 한다. 다른 바실러스 균종이 유발하는 감염은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며 다약제내성(바실러스 세레우스는 페니실린세팔로스포린에 대한 내성 유전자를 보유)을 보이는 빈도가 높아 치료가 어렵다. 반코마이신, 클린다마이신, 시프로플록사신, 겐타마이신을 이 균종에 의한 감염 치료에 사용한다. 페니실린세팔로스포린은 효과가 없다. 안구감염은 신속히 치료해야만 한다. 조리를 하고 나서 음식을 재빨리 섭취하고, 남은 음식은 적절히 냉장보관 함으로써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관련용어

탄저균, 베타용혈성, adenylatecyclase-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 전체안구염(panophthalmitis), 페니실린, 세팔로스포린, 반코마이신, 클린다마이신, 시프로플록사신, 겐타마이신, 바실러스, 병원균, 집락, 운동성, 세균, 장독소, 대장균, 콜레라균, 독소, 식중독, 균혈증

집필

신성재/연세대학교 

감수

김민규/한국원자력연구원

참고문헌

1. Frankland, G.C. and Frankland, P.F. 1887. Studies on some new micro-organisms obtained from air. Philos. Trans. R. Soc. B: Biol. Sci. 178, 257–287. doi: 10.1098/rstb.1887.0011.
2. Sandle, T. 2014. The risk of Bacillus cereus to pharmaceutical manufacturing. Am. Pharm. Rev. 17, 56.
3. 대한미생물학회. 2014. 의학미생물학(7판). 서울, 엘스비어코리아, pp. 245-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