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실린계

페니실린계

[ Penicillins ]

페니실린계는 대표적인 베타락탐계(β-lactams) 항생제로 세균세포벽을 이루는 펩티도글리칸 (peptidoglycan) 사이의 교차결합을 저해하여 세포벽 합성을 차단하는 기전으로 항균작용을 나타낸다. 특히, 페니실린으로 알려진 penicillin G (그림 1)는 감염증에 대한 화학요법에 성공한 항생제로는 최초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항생제 시대의 막을 열었다. 페니실린은 발견 이후 광범위한 감염증에 널리 사용되어 감염증에 의한 사망률을 급격히 감소시키는데 기여하였다.

그림 1. 페니실린 G (Wikimedia Commons)

목차

역사

1928년 영국의 Alexander Flemming이 한천배지에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을 배양하는 과정에서 오염된 푸른곰팡이(Penicillium notatum)에 의해 세균의 성장이 억제되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Flemming은 푸른곰팡이의 배양액에 항균활성을 나타내는 물질이 있으며, 이 물질이 동물에는 독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내고 이를 "페니실린"이라고 명명하였다. 다만 이 당시에는 항균활성을 가진 화합물이 불안정하여 동정하지는 못하였다. 이후 1940년대에, 옥스포드 대학의 Howard Florey와 Ernst Chain 등이 푸른곰팡이 배양액으로부터 유효성분인 페니실린을 분리 및 구조 결정에 성공하였고, 임상 실험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2차 세계 대전 동안 감염증에 처방되어 수많은 생명을 구하게 된다. 이러한 공로로 Flemming, Flory, Chain 세 사람은 194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항균기전과 내성

페니실린계의 항균기전은 베타락탐 환에 기반하는데, 다른 베타락탐계 항생제군과의 차이점은 환형구조의 차이이다. 페니실린은 베타락탐 환에 thiazolidine환이 결합된 penam환을 가지고 있다. 베타락탐 환은 세균의 세포벽 합성 마지막 단계에서 펩타이도글리칸의 교차결합에 관여하는 효소인 페니실린-결합 단백질(penicillin-binding protein, PBP)에 펩타이도글리칸 대신 결합하여 세포벽 합성을 저해한다. 증식 중인 세균이 세포벽을 합성하지 못하면 삼투압을 견디지 못하고 파열된다. PBP는 세균 특이적인 효소이기 때문에 페니실린은 세균에 선택적 독성을 나타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람음성균의 경우 lipopolysaccharide (LPS) 층의 외막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페니실린의 투과도가 떨어져서, 이를 보완한 페니실린이 나올 때까지 주로 그람양성균 감염증에 대해 사용되었다. 가장 오래된 항생제군으로 내성세균 또한 가장 먼저 알려졌다. 베타락탐분해효소(β-lactamase, Bla)에 의한 베타락탐 환의 가수분해가 대표적인 페니실린 내성기전이다.

페니실린계 종류

페니실린 발견 이후, 대량생산, 투여방식, 항균 스펙트럼, 내성문제 및 부작용 등의 문제를 보완한 다양한 형태의 페니실린이 개발되었다. 페니실린의 기본 모핵인 6-APA(6-amino-penicillanic acid)에 결합한 측쇄에 따라 항균스펙트럼, 안정성, 흡수율 등이 달라진다.

천연 페니실린(natural penicillins)

최초로 푸른곰팡이(Penicillium chrysogenum. 페니실린 발견 당시에는 Penicillium notatum으로 분류)에서 분리한 penicillin G외에도 1950년대에는 다른 푸른곰팡이(P. chrysogenum) 균주를 이용하여 위산에 분해되지 않아 경구투여가 가능한 penicillin V를 발굴하여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이들을 천연 페니실린이라 한다.

반합성 페니실린(semisynthetic penicillins)

1959년 일본의 Koichi Kato가 측쇄가 없는 페니실린 모핵을 발견하였다. 페니실린 모핵은 6-APA임이 밝혀지면서 생산이 가능해지자, 6-APA의 아미노기에 여러 가지 측쇄를 결합한 반합성 페니실린이 1000 여 종 넘게 개발되어 기존의 penicillin G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페니실린은 반합성 페니실린이다.

페니실린분해효소-저항성 페니실린(penicillinase-resistant penicillins 또는antistaphylococcal penicillins)

페니실린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페니실린에 내성을 갖는 포도상구균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페니실린 내성균주는 베타락탐분해효소의 일종인 페니실린분해효소 (penicillinase)를 통해 베타락탐 환을 가수분해하여 항균작용을 무력화시킨다. 이에 따라 1960년에는 페니실린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페니실린으로 메티실린(methicillin)을 개발하였으며, 이 외에도 oxacillin, cloxacillin, dicloxacillin, nafcillin 등이 페니실린분해효소에 저항성을 가진 페니실린계 항생제로 개발되었다. 그러나 메티실린-내성 포도상구균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MRSA)이 등장하여 감염증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미노페니실린(aminopenicillins)

1961년 개발된 ampicillin은 대표적인 아미노페니실린계 항생제로 기존 페니실린과 달리 아미노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람음성균의 외막을 투과할 수 있어 대장균, 살모넬라균, 이질균 등에 대하여 우수한 항균작용를 나타내는 중범위 항생제이다. 대표적인 아미노페니실린으로는 ampicillin 외에 amoxicillin, bacampicillin이 있으며, 경구 투여 시 위장관에서 흡수율을 높인 약제들이다. 

항녹농균 페니실린(anti-pseudomonal penicillins)

그람음성균에 대한 항균작용이 뛰어나 녹농균까지 저해할 수 있는 광범위 페니실린들이 개발되었는데, carboxypenicillin 그룹인 carbenicillin, sulbenicillin, ticarcillin 등이 그 예이다. 이들과 항균 스펙트럼은 비슷하지만 항균작용이 더 강력한 ureidopenicillin도 개발되었으며 piperacillin, mezlocillin 등이 이에 속한다.

집필

조유희/차의과학대학교

감수

하남출/서울대학교

참고문헌

  1. 한국미생물학회 편저. (2017). 미생물학. 범문에듀케이션.
  2. Kardos, N., & Demain, A. L. (2011). Penicillin: the medicine with the greatest impact on therapeutic outcomes. Applied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 92(4), 677.

동의어

Penicillins, penicillins, 페니실린계, 페니실린계(Penicill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