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뿌리

어린뿌리

[ radicle ]

종자(씨)에서 나온 최초의 뿌리를 어린뿌리라고 한다. 대부분의 쌍떡잎식물은 어린뿌리가 자라서 원뿌리(주근)가 되어 식물을 지지한다. 외떡잎식물에서는 어린뿌리 위쪽에 다수의 곁뿌리(seminal root)가 생기고, 이들이 가지를 쳐서 뿌리계를 형성한다. 성숙한 종자의 아래쪽에 어린뿌리가 이미 형성되어 있어 종자가 발아할 때 하배축(hypocotyl)과 함께 가장 먼저 나와 땅속으로 자란다.1)

쌍떡잎식물의 하나인 콩(왼쪽)과 외떡잎식물의 하나인 밀(오른쪽)의 어린뿌리 (출처:GettyimagesKorea)

목차

종자에서 어린뿌리의 발달

외떡잎식물의 성숙한 종자는 2배체인 (embryo)와 3배체인 배젖(endosperm)이 씨껍질(종피)에 쌓여 있다. 배는 자엽초(coleoptile)와 어린잎이 한쪽에 발달하여 있고, 그 반대쪽에 어린뿌리가 생성되어 있다. 쌍떡잎식물의 성숙한 종자에는 성숙하면서 대부분의 배젖이 떡잎에 흡수되어 배젖의 위치에 떡잎이 크게 발달되어 있다. 배의 상단부에는 어린잎이 발달하고 하단부에는 하배축과 어린뿌리가 발달하여 있다. 송백류의 종자는 배젖이 없고, 위쪽에는 떡잎이 있고 아래쪽에 하배축과 어린뿌리가 자리한다.

꽃가루관이 자라서 밑씨(ovule)을 수정하기 위해 씨방(ovary)으로 들어오는 통로인 주공(micropyle) 쪽으로 어린뿌리가 자라나서 씨껍질을 벗어나는 경우와 주공의 반대쪽으로 자라나는 두 종류가 있다.  

발아 후 어린뿌리의 발달

발아 후 어린뿌리는 아래쪽으로 빠르게 자란다. 어린뿌리 끝에는 뿌리골무(근관)가 있어 중력을 인지한다. 뿌리골무의 가운데에 있는 세포들은 녹말체를 갖고 있는데, 중력에 의해 녹말체가 위치하고 이를 옥신이 인지하여 어린뿌리가 중력 쪽으로 자라게 한다. 어린뿌리는 다수의 뿌리털을 발달시켜 땅에 기반을 확보하고 물과 양분을 흡수한다. 어린뿌리가 자라는 흙의 조건은 그 식물의 생존을 결정한다. 습기가 부족하거나 구조가 단단한 표면에서 어린뿌리는 발달하지 못한다. 염생식물이라도 어린뿌리는 높은 소금 농도에서 자라지 못한다.

식물의 운동을 오랫동안 연구한 다윈은 어린뿌리의 끝은 동물의 두뇌와 같이 행동한다고 기술하였다. 어린뿌리는 환경에 매우 민감하여 어떤 물체에 닿으면 그쪽으로 굽는데, 뿌리 끝 바로 윗부분이 이를 감지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식물생장호르몬이 어린뿌리 발달에 미치는 영향

지베렐린은 종자의 어린뿌리의 발아를 촉진하는 식물호르몬이다. 휴면에 들어있는 종자를 타파하기 위해 지베렐린이 사용된다. 이와 반대로 앱시스산은 어린뿌리의 발달을 억제한다. 이러한 억제 기능은 낮은 농도의 설탕이나 포도당 및 과당 용액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빛이 있는 조건에서만 관찰되었다.2)

참고문헌

1. 이규배 (2016) 식물형태학. 라이프사이언스,
2. Finkelstein RR, Lynch TJ (2000) Abscisic Acid Inhibition of Radicle Emergence But Not Seedling Growth Is Suppressed by Sugars. Plant Physiology, 122: 1179-1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