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행

순행

[ prograde ]

순행은 기준 방향으로 움직이는 행성의 천구 상 운동이다. 기준 방향은 서쪽에서 동쪽이다. 황도의 북극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 반시계 방향이다. 그러므로 순행은 서에서 동으로 움직이는 운동이다.  순행의 개념은 공전 운동에는 물론이고. 자전 운동, 세차운동(precession)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림 1. 화성의 겉보기 순행. 2003년 8월 1일경과 10월 1일 경 사이에 화성이 역행하였고 나머지 기간에는 순행했다.(출처: )

순행에는 겉보기 순행과 실제 순행이 있다. 관측 대상에 대한 관측자의 상대적 운동때문에 나타나는 겉보기 운동이 기준 방향과 같은 겉보기 순행이 있고 실제 운동 방향이 기준 방향과 같은 실제 순행이 있다.

외행성의 경우 (opposition) 근처에 있거나 내행성의 경우 내합(inner conjunction)근처에 있으면 지구와의 공전속도 차이 때문에 동에서 서로 이동하는 것처럼 관측되는데 이때 행성은 '역행'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나머지 기간에는 태양의 연주운동(annular motion) 과 같은 방향인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는 '순행'한다(그림 1 참조). 겉보기 운동이 역행에서 순행으로 바뀌거나 순행에서 역행으로 바뀌는 때를 라고 한다.

목차

겉보기 순행

관측 대상에 대한 관측자의 상대적 운동때문에 나타나는 겉보기 순행도 있다. 태양계의 행성들을 지구에서 관측하면 천구 상에서 대부분 기간 동안 태양의 연주운동과 같은 방향인 서에서 동으로 이동한다. 즉, 지구에서 관측하는 관측자 입장에서는 태양과 달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므로 그 방향이 자연스럽게 기준 방향이 되는 셈이고, 그렇게 움직이는 행성들이 순행한다고 부른 것이다. 반면, 행성들이 종종 동에서 서로 이동하는 것처럼 관측되는데 이를 '역행'한다고 한다. 외행성의 경우 (opposition) 근처에 있거나 내행성의 경우 내합(inner conjunction) 근처에 있으면 행성이 역행(retrograde motion)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때를 제외하고 행성들은 '순행한다'(그림 2과 3 참조). 행성들이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행성들이 태양에서 멀수록 느리게 공전하기 때문에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이나 내합 근처에서 행성을 바라보는 시선방향이 바뀌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림 2. 외행성이 순행과 역행하는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 외행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이 위치하는 충 무렵 지구에서 바라보는 행성의 시선 방향이 반대가 된다.(출처: 장헌영/이지원/한국천문학회)

그림 3. 내행성이 순행과 역행하는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 내행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이 위치하는 내합 무렵 지구에서 바라보는 행성의 시선 방향이 반대가 된다.(출처: 장헌영/이지원/한국천문학회)

천체의 순행

일반적으로 순행은 기준으로 정한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전, 공전, 세차운동(precession)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태양계에서 어느 행성의 자전축 경사 방향이 공전축과 90° 이하인 경우나 공전궤도면이 적도면에 대해 90°보다 작게 기울어져 있는 경우 '순행한다'고 한다.

많은 경우 혜성의 공전과 금성천왕성의 자전을 제외하고 태양계 구성원들은 순행한다. 태양계나 은하계 등이 형성될 때, 하나의 기체구름에서 만들어진다면 같은 방향으로 공전하거나 자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