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합

내합(inferior conjunction) 은 행성의 두 합 중 지구와 가까운 곳에서 나타나는 합이다. 합(conjunction)은 지구를 중심으로 행성이 태양과 같은 방향에 있는 위치이다. 합(合)의 문자적 의미는 만나다, 모여 하나가 되다이다.  천문학에서는 두 천체가 적경(right ascension)이나 황경(ecliptic longitude)이 같은 위치에 있을 때 합(conjunction)에 놓였다고 한다.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천구 상에서 두 천체의 이각(elongation)이 매우 작아 천구 상에서 두 천체는 매우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황도면과 가까이 있는 행성과 같은 태양계 천체가 태양과의 황경 차가 0°일 때 합에 위치한다고 한다. 태양과 같이 뜨고 지기 때문에 관측하기 어렵다. 내행성의 경우 합이 두 번 나타나는데 태양-내행성-지구 순으로 놓일 때 내합(inferior conjunction)이라고 한다(그림 1 참조). 내합 부근에서 행성은 시직경(apparent angular size)이 가장 크게 관측되며, 역행(apparent retrograde motion)한다.

그림 1. 태양-지구-행성의 상대적 위치. 행성같은 천체가 천구 상에서 태양과 가까이 놓일 때를 합에 있다고 한다.(출처: 장헌영/이상성/한국천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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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황위(ecliptic latitude)가 태양의 황위와 같을 때(거의 0° 내합이 되면 일식(solar eclipse)이 일어난다. 타원궤도를 도는 달의 위치가 지구와 상대적으로 가까울 때는 개기일식이, 상대적으로 멀 때는 금환식이 발생한다.

내행성의 황위가 거의 0°이면, 내합 무렵 내행성이 태양 원반 위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그림 2 참조). 이것은 일식과 비슷하지만 달이 태양을 가리는 것과 달리 태양면의 극히 일부분만 가리기 때문에 '식' 대신에 '일면통과'라고 부른다. 다음 금성 일면통과는 2117년 12월과 2125년 12월에, 다음 수성 일면통과는 2019년 11월에 일어난다.

그림 2. 미우주항공국 나사(NASA)의 태양동역학관측소 위성(SDO)가 관측한 금성 일면통과. 2012년 6월 5일 22시 09분(UTC)에 시작하여 6일 04시 49(UTC)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