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경과 적위

적경과 적위

[ right ascension and declination ]

적경(right ascension)과 적위(declination)는 적도좌표계에서 천구 상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좌표이다(그림 1과 2 참조). 적경은 춘분점(vernal equinox)을 지나는 시간권(hour circle)을 기준으로 천체가 속한 시간권까지 천구의 적도를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0~24시(h)의 값으로 측정하며 RA 혹은 α로 나타낸다. 적위는 지구의 위도와 비슷한 개념이고 δ로 나타낸다. 천구의 적도에서 시작하여 시간권을 따라 측정하며 북극 방향은 양수이고 남극 방향은 음수이다. 즉, 적위의 경우 천구의 적도는 δ=0°에, 천구의 북극은 δ=90°에, 남극은 δ=-90°에 해당한다.

춘분점이 매년 50.25″씩 이동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천체의 적경과 적위는 천체를 관측한 해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천문학자들은 기준년을 정해 천체의 적경과 적위를 나타내는데 이 기준년을 역기점(epoch) 혹은 역원이라고 한다. 1976년 국제천문연맹(IAU)에서는 1984년부터 J2000.0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J2000.0의 ‘J’는 1년을 365.25일로 산정하는 율리우스력을 의미하며, '2000.0'은 지구 시간(TT, Terrestrial Time) 2000년 1월 1일 정오를 의미한다.

그림 1. 적경.(출처: 장헌영/이상성/한국천문학회)

그림 2. 적위.(출처: 장헌영/이상성/한국천문학회)

목차

단위

적경은 시(h)로 측정한다. 24 시가 360°에 해당하므로 1시는 15°이다. 1시(h)는 60분(m)으로, 1분(m)은 60초(s)으로 각각 세분된다. 따라서, 1분(m)은 0.25도(°) 혹은 15분(′), 1초(s)은 0.25분(′) 혹은 15초(″)이다. 천체가 남중할 때 시간을 측정하여 그 천체의 적경을 계산하기 때문에 단위는 자연스럽게 도 °가 아닌 시(h)로 정해졌다. 예를 들어, 적경이 1시인 어떤 별은 적경이 0시인 춘분점이 남중한 후 1시간 후에 남중하게 된다. 반면 적위는 도(°), 분(′), 초(″)로 측정한다.

주극성, 전몰성, 출몰성

북반구에서 보았을 때, 적위가 (90°-관측자의 위도)보다 큰 천체는 하룻동안 천구의 북극 주변을 돌면서 지평선 밑으로 지지 않는다. 이런 별을 주극성(circumpolar star)라고 한다. 반대로 그 적위 구간 값이 음(-)인 경우는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별을 전몰성이라고 한다. 한편, 적위가 +(90°-관측자의 위도)와 -(90°-관측자의 위도) 사이면 출몰성이 된다(그림 3 참조).

대기의 굴절 효과를 무시한다면 δ=0°인 별은 언제나 동점에서 뜨고 서점에서 진다.

그림 3. 주극성, 전몰성, 출몰성이 되는 조건. 별의 적위와 관측자의 위도에 의해 결정된다.(출처: 장헌영/이지원/한국천문학회)

태양의 적경과 적위

황도(ecliptic)를 따라 나타나는 태양연주운동(annual motion) 때문에 태양은 계절에 따라 적경과 적위가 변한다. 하짓날에는 태양의 적위가 가장 높으며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동짓날에는 태양의 적위가 가장 낮고 낮의 길이가 가장 짧다(그림 4 참조). 춘분날, 하짓날, 추분날, 동짓날에 태양의 적경과 적위는 각각(0시, 0°),(6시, 23.5°),(12시, 0°),(18시, -23.5°)이다.

그림 4. 계절별 태양의 적위와 남중고도. 태양의 적위가 크면 남중고도가 높아지며, 이에 따라 낮의 길이가 길어진다.(출처: 장헌영/이상성/한국천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