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운동

연주운동

[ annual motion ]

그림 1. 태양의 연주운동.(출처: 장헌영/이지원/한국천문학회)

태양의 연주운동(annual motion)은 별자리를 기준으로 천구 상 태양의 위치가 서에서 동으로 하루에 약 1°씩 움직여 1년 후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오는 겉보기 운동이다(그림 1 참조). 서에서 동으로 움직이는 이 방향이 기준이 되어 행성과 달의 적경(황경)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순행한다고 하고 적경(황경)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역행한다고 한다. 연주운동은 지구가 하루에 (360/365.25)°씩 반시계 방향으로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구의 평균 공전속도는 30 km@@NAMATH_INLINE@@\,@@NAMATH_INLINE@@s-1이다. 하지만, 지구의 공전 궤도가 타원이기 때문에 공전 속도는 근일점(perihelion)에서 가장 빠르고 원일점(aphelion)에서 가장 느리다. 이에 따라 천구 상에서 태양이 움직이는 속도 역시 일정하지 않고 변한다. 태양 중심으로 보면 별들이 자오선(meridian)을 지나는 시각이 하루에 약 4분씩 빨라져 보름이 지나면 약 한시간 빨리 남중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계절에 따라 관측할 수 있는 별자리가 달라진다. 태양이 연주 운동을 하면서 천구 상에서 이동하는 길을 황도(ecliptic)라고 한다. 태양의 궤도면인 황도면이 적도면과 23.5° 기울게 되며, 이에 따라 태양의 적위(declination)가 변화하여 계절이 생긴다.

연주운동과 동심천구

태양과 항성의 운동을 이해하기 위해 오랫동안 사람들은 지구를 중심으로 모든 천체가 지구 주위를 회전한다고 생각했다. 기원전 4세기 경 고대 그리스의 에우독소스는지구를 공통 중심으로 하는 여러층의 천구가 지구를 감싸고 있다고 생각했다. 에우독소스에 따르면 가장 바깥쪽에 항성이 새겨진 항성구가 있어서 하루에 한번씩 회전하여 일주운동이 일어난다. 그리고 태양이 포함된 천구가 항성구에 대해 서에서 동으로 1년에 한 바퀴 회전하여 연주운동이 일어난다. 태양이 있는 천구와 항성구의 회전축이 일치하지 않아 1년동안 태양의 남중고도가 달라지고 계절이 변한다. 행성들이 속한 천구는 항성구와 태양이 속한 천구의 중간을 돌고 있다. 이런 세계관을 지구중심설(geocentric model) 이라고 한다. 지구중심설은 2세기 알렉산드리아에서 활약한 프톨레마이오스가 주전원을 도입하여 행성의 역행 등을 보다 정확하게 설명하면서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체계는 에오독소스의 동심천구의 확장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이 중심인 세계관을 제안하기까지 약 1500년동안 행성과 태양의 움직임을 거의 완벽하게 설명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