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점

춘분점

[ vernal equinox ]

춘분점(vernal equinox)은 천구의 적도(celestial equator)와 황도(ecliptic)가 교차하는 두 점 중 태양적위(declination)가 음(-)의 값에서 양(+)의 값으로 바뀌는 지점이다(그림 1 참조). 즉, 승교점(Ascending node)에 해당한다. 춘분점을 나타내는 기호는 ♈︎이다. 태양이 춘분점을 지나는 시점은 매년 약간씩 다른데 대략 양력으로 3월 19일에서 3월 22일 사이이다. 춘분점은 적도좌표계(Equatorial coordinate system)와 황도좌표계(Ecliptic coordinate system)의 기준점으로 사용되므로, 정의상 태양이 춘분점에 위치할 때 태양의 적위와 황위(ecliptic latitude)는 0 °이고 황경(ecliptic longitude)은 0 °, 적경은 0시이다. 하지만, 달과 기타 행성들의 섭동 때문에 지구가 정확한 타원궤도를 돌지 않으므로, 공식적으로는 태양의 적위가 0°가 아니더라도 황경이 0°일 때를 춘분점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림 1. 천구의 적도와 황도가 만나는 춘분점과 추분점.(출처: 장헌영/이상성/한국천문학회)

히파르코스(Hipparchus of Nicaea)가 춘분점을 정의했던 130 BC에 춘분점이 양자리의 서쪽 끝 양자리 감마별 주변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양자리의 첫 번째 점(First Point of Aries)이라고 부르고 그리스 알파벳 감마와 유사한 기호를 사용하는 전통이 만들어졌다. 지금도 종종 춘분점을 그렇게 부르기도 하지만 세차운동(precession) 때문에 현재 춘분점은 물고기자리 람다별(λ Piscium) 근처에 위치한다.

태양이 춘분점을 지날 무렵에 지구의 북반구는 봄이고, 남반구는 가을이다. 태양이 분점 중 하나인 춘분점에 위치하는 날을 춘분날이라고 하는데, 이날 태양의 직하점(subsolar point)이 적도에 놓이고 밤과 낮의 경계선과 적도가 수직하기 때문에 지구의 남반구와 북반구가 받는 태양빛의 양은 동일하고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그림 2 참조). 하지만 태양이 30분 정도 각크기를 갖고 있으며 대기의 굴절 때문에 분점날 낮과 밤의 길이가 정확하게 같지 않다.

그림 2. 위도와 날짜별 낮의 길이. 춘분날과 추분날에는 모든 위도에서 낮의 길이가 12시간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