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점

분점

[ equinox ]

분점은 천구의 적도(celestial equator)와 황도(ecliptic)가 만나는 지점이다. 태양이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이동하면서 적도와 만나는 분점을 춘분점(vernal equinox)이라 하고, 반대로 태양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면서 적도와 만나는 분점을 추분점(autumnal equinox)라고 한다. 태양이 춘분점에 있는 시각을 춘분, 추분점에 있는 시각을 추분이라고 한다. 2018년의 경우 춘분은 3월 20일 16시 15(UT)이고 추분은 9월 23일 01시 54분(UT)이다. 춘분과 추분 때 태양의 직하점(subsolar point)이 적도에 놓이고 밤과 낮의 경계선과 적도가 수직하기 때문에 지구의 남반구와 북반구가 받는 태양빛의 양은 동일하다(그림 1 참조).

그림 1. 지점과 태양 고도.(출처: 장헌영/이지원/한국천문학회)

목차

춘분과 추분

넓은 의미로는 분점이 속한 날을 춘분날 혹은 추분날이라고 부른다. 분점날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며 이날 이후 하루 중 낮이나 밤의 길이가 길어진다. 지구의 북반구를 기준으로 태양이 춘분점에 있을 때는 봄이고 추분점에 있을 때는 가을이다. 춘분날은 3월 20일 경이고, 추분날은 9월 22일 혹은 23일 경이다. 춘분날과 추분날에 태양의 적경과 적위는 각각(0시, 0°)와(12시, 0°) 이다.

하지만, 지구의 실제 운동이 태양과 달의 중력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황경(ecliptic longitude)가 0인 순간 실제 태양의 황위(ecliptic latitude)가 1초 정도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실제 태양이 30분 정도 각크기를 갖고 있으며 대기의 굴절 때문에 분점날 낮과 밤의 길이가 정확하게 같지 않다.

관련 문화

춘분날은 기독교에서는 부활절을 계산할 때 기준일이 되는 중요한 날이다. 부활절은 춘분 후 첫 번째 보름날 다음에 오는 첫 일요일로 정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춘분날 즈음에 담을 고치기도 하고, 춘분날 날씨를 보고 그해 농사의 길흉을 점쳤다.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다고 여겼고 구름이 많은 것을 좋게 여겼다. 특히 구름 색이 누런 색이면 풍년이 든다고 생각했다.

일본에서는 춘분날과 추분날이 일본 텐노 가문의 피안이라는 제사가 열리는 날이었다. 정동에서 뜨고 정서로 지는 태양이 텐노를 상징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명치 유신 이후 춘분날은 춘계황령제로 추분날은 추계황령제로 지냈는데 제2차 세계 대전 패망이후 국민 축일에 관한 법률에 의해 춘분의 날과 추분의 날로 이름을 바꾸어 지금도 공휴일로 지정해 지키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추분 즈음은 수확에 대해서 감사하는 절기가 있는 때이다. 서양에서 추분날은 오늘날의 추수감사절에 해당하는데 한 해의 행운을 축하하고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는 잔칫날이었다. 우니나라에서도 추분날에 노인성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고려시대부터 시행되었고 특히 조선시대에는 국가에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후 조선 중종 이후에 폐지되었다. 추분날 이 별을 관측하여 별이 밝으면 군주가 오래 살고 천하가 평안하지만, 나타나지 않으면 군주에게 근심이 있고 전쟁이 일어나며 흉년이 든다고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