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일식

[ solar eclipse ]

일식은 태양-달-지구 순서로 배열될 때 달이 태양을 가리는 현상이다(그림 1 참조). 달의 위상이 일 때 매번 일어나지는 않는데, 이는 달의 공전궤도인 백도와 지구의 공전궤도인 황도가 약 5°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리면 개기일식, 일부만 가리면 부분일식, 해와 달이 겹쳐졌으나 달의 시직경이 태양의 시직경보다 작아 태양면 전부를 가리지 못해 반지 모양으로 가려지면 금환식 또는 금환일식이라고 한다. 근일점(perihelion)과 원일점(aphelion)에 위치한 태양의 시직경은 각각 0.5450°와 0.5267°이다. 한편, 근지점(perigee)에 위치한 달의 시직경이 0.5583°로서 가장 크게 보이지만 달이 원지점(apogee)에 위치하면 시직경이 0.4905°로 가장 작게 보인다. 이렇듯 달과 지구의 공전궤도가 타원이기 때문에 개기일식과 금환식이 나타난다. 일식은 매년 2-5회 정도 일어나지만 지표면 위로 달의 본그림자가 지나가는 영역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일식을 자주 볼 수 없다.

그림 1. 1999년 8월 11일 있었던 개기일식. 홍염이나 채층, 코로나 등 태양의 대기 현상을 볼 수 있다.(출처: )

목차

달의 그림자와 일식 종류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경우 개기일식이라고 하고, 달이 태양의 일부분만 가리는 경우는 부분일식이라고 한다. 개기일식의 경우 광구에서 나오는 강한 빛을 가리기 때문에 평소에 맨눈으로 볼 수 없던 홍염이나 채층,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다. 달의 시직경이 태양의 시직경보다 작아 태양과 달이 일직선상에 놓였음에도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지 못한 경우 금환식이라고 한다. 아울러 지역에 따라 개기일식과 금환식으로 관측되는 경우 혼성일식(hybrid eclipse)이라고 한다.

개기일식은 달의 본그림자(본영, umbra)가 놓이는 지역에 있는 관측자에게 나타난다. 달의 본그림자의 바깥쪽에 있는 반그림자(반영, penumbra) 부분에서 보면 달의 중심이 태양의 중심과 어듯나 있게 되어 부분일식으로 보인다. 한편, 달까지의 거리가 멀어, 본그림자의 꼭짓점이 지구에 도달하지 않으면 그 연장선 상에 놓인 지역에서 금환식을 관찰하게 된다(그림 2 참조). 경우에 따라 달의 본그림자가 일출지점에 놓이게 되면 달과 지표와의 거리가 멀어 본그림자의 꼭짓점이 지표에 도달하지 않아 금환식이 될 수 있는데, 본그림자가 동쪽으로 이동하여 정오 무렵이 되면 달과 지표와의 거리가 좋아지게 되고 본그림자의 꼭짓점이 지표에 도달하여 개기일식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혼성일식이 일어나게 된다.

달의 그림자는 지구 표면 위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며, 지구상 관측자 관점에서 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태양은 오른쪽부터 가려진다(그림 3 참조).

그림 2. 달의 그림자와 일식과의 관계.(출처: 장헌영/이지원/한국천문학회)

그림 3. 2008년 8월 1일 러시아의 노보시비르스크(Novosibirsk)에서 관측한 일식이 일어나는 과정. 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태양은 오른쪽부터 가려진다. 따라서, 맨 왼쪽 사진이 가장 먼저 촬영한 것이다(사진 위에 세계시로 표시하였다).()

일식의 빈도

백도면이 방향을 바꾸는 주기가 사로스주기(Saros cycle)인데, 이 주기에 해당하는 시간이 경과한 후에 지구상의 동일 위치에서 동일한 일식을 반복해서 관측할 수 있다. 실제로는 사로스주기인 약 18년 11일 동안 일식은 41회 일어난다. 1년에 5번 일식이 일어난 해도 있는데, 1582년 이후로는 1693, 1758, 1805, 1823, 1870, 1935년에 일식이 5회 발생했으며 2206년도에도 일식이 5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 관측 가능한 일식

21세기에 한반도에서 관측 가능한 개기일식과 금환식의 날짜와 장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에서 관측 가능한 일식
날짜 일식 형태 관측 가능한 장소
2035년 9월 2일 개기일식 원산, 평양 등 북한 지역에서 관측이 가능하고, 북한지역을 제외하면 강원도 고성군
2041년 10월 25일 개기일식 북한 함흥 주변 지역과 독도
2063년 8월 24일 금환식 북한 함경북도 최북단
2095년 11월 27일 금환식 호남 및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일식의 물리적 요소

지속 시간

타원궤도를 공전함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달과 태양의 시직경이 달에 의해 태양이 가려지는 시간에 영향을 미친다. 달이 근일점 근처에 있을 때 달이 가장 크게 보이므로 일식이 오랫동안 유지된다. 반대로 태양이 원일점 근처에 위치하면 태양의 시직경이 가장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식이 오랫동안 유지된다. 달과 태양의 시직경이 정해진 경우라면 태양의 본그림자가 지구의 적도와 가까이 지날 때 일식 기간이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여러가지 효과를 고려하여 계산해보면 2186년 7월 16일에 있을 일식이 가장 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속 시간이 7분 4초라고 한다.

식분

식분(magnitude of eclipse)은 달에 의해 가려지는 태양의 직경 비율을 나타낸 값이다. 부분일식이나 금환식의 경우 식분은 0과 1 사이의 값을 갖게 되며 개기일식의 경우 식분은 1과 같거나 크다. 가려지는 면적을 나타내는 양이 아님에 주의하다. 일식이 진행됨에 따라 식분은 0에서 점점 증가하다가 다시 0으로 감소하게 되는데, 특별한 조건없이 식분을 언급할 때는 일식 과정상 최대 정점에서의 식분을 의미한다.

감마

감마 @@NAMATH_INLINE@@\gamma@@NAMATH_INLINE@@는 달의 그림자가 지구 중심과 얼마나 가까이 지나는가를 정의한다(그림 4 참조). 달의 그림자 중심축이 지구의 중심을 가장 가까이 지나갈 때 거리를 지구 적도반지름(equatorial radius)의 비율로 나타낸다. 달 그림자가 지구의 북반구를 지나면 양(+)의 값으로, 남반구를 지나면 음(-)의 값으로 표시한다. 감마값으로 일식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 감마의 절대값이 0.9972보다 작으면 지구의 어디선가는 개기일식 혹은 금환식이 관찰된다.
  • 감마의 절대값이 0.9972보다 크고 1.0260보다 작으면 달의 그림자 축이 지구를 벗어난 경우지만 달 그림자의 폭이 0이 아니고 다소 넓은 값을 갖기 때문에 지구의 극지역 어딘가를 지나게 된다. 따라서, 극히 일부 지역에서는 달의 본그림자를 볼 수 있는데 이때 나타나는 개기일식(금환식)을 비중심 개기일식(금환식)(non-central total or annular eclipse)이라고 부른다. 한편 감마의 절대값이 0.9972보다 크고 1.0260보다 작더라도 그림자 폭에 따라 개기일식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 감마의 절대값이 1.0260보다 크고 1.55보다 작으면 지구에서는 개기일식이 절대 일어나지 않고 오직 부분일식만이 관측된다.
  • 감마의 절대값이 1.55보다 크면 달 그림자는 지구를 완전히 벗어나게 되고 지구에서는 일식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림 4. 달의 그림자와 일식과의 관계.(출처: 장헌영/이상성/한국천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