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

백도

[ Moon's path ]

백도는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기 때문에 천구 상에 표시되는 달의 겉보기 경로이다(그림 1 참조).

그림 1. 백도와 황도.(출처: 장헌영/이지원/한국천문학회)

목차

천구 상에서 달의 이동 경로

달은 천구에 고정된 별을 배경으로 매일 동쪽으로 약 13°씩 이동하여 약 52분씩 늦게 뜬다. 달이 천구 상에서 동쪽으로 계속 이동하기 때문이다. 배경이 되는 별을 기준으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27.3일이다. 이 주기를 항성월(sidereal month)이라고 한다. 한편 백도를 지나는 동안 달의 위상은 태양-지구-달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변하는데, 이와 같이 달의 위상이 변하는 주기를 삭망월(synodic month)이라고 한다. 삭망월은 29.5일이다(그림 2 참조).

백도를 정의하는 달의 공전궤도면은 황도(ecliptic)를 정의하는 지구의 공전궤도면과 약 5° 기울어져 있다. 황도가 천구의 적도와 23.5°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백도는 천구의 적도와 18.3°에서 28.6°까지 기울 수 있다. 태양이 천구 상에서 지나는 황도와 달리 백도는 천구 상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 황도와 백도의 교점은 황도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여 18.6년 후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이 교점은 1년에 약 20 °를 움직이는데, 이 값을 12달로 나누면 한 달에 약 1.6 °를 움직이는 셈이 된다. 다시 말하면, 백도면 역시 천구에서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별자리를 배경으로 표시하기에는 백도의 위치 변화가 꽤 심해 성도에 백도를 표시하는 것은 상당히 까다롭다.

백도와 항도의 교점이 황도를 따라 한바퀴 도는 주기를 사로스주기(Saris cycle)라고 한다. 달과 태양이 두 궤도면의 교점에 동시에 위치하면 일식(solar eclipse)이나 월식(lunar eclipse)이 나타난다.

어느 한 시점에 백도가 지평면과 이루는 각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즉, 초저녁에 서쪽 지평선을 바라보았을 때 백도가 지평선과 이루는 각도는 계절에 따라 일정하지 않다. 이 때문에 지평선에 대해서 달이 기울어진 정도가 다르게 관측된다. 달이 지는 위치 역시 서점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날짜에 따라 달라진다.

그림 2. 달의 공전궤도와 위상 변화.(출처: 장헌영/이지원/한국천문학회)

달의 공전 궤도

달은 지구 중심에서 4600 km 떨어진 질량중심을 중심으로 공전한다. 지구와 달까지의 평균 거리는 385000 km이고 평균 공전 속도는 1.022 km@@NAMATH_INLINE@@\,@@NAMATH_INLINE@@s-1이다. 공전궤도의 이심률은 0.055이다. 공전궤도의 근지점(perigee)은 약 8.8년의 주기로 공전방향으로 이동한다.

지구에 작용하는 달의 기조력(tidal force) 때문에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고 있다. 각운동량보존법칙에 의해 지구의 자전이 느려진 것에 상응하는 각운동량이 지구-달 계에서 공전하는 달에게 전달된다. 따라서, 공전속도가 빨라진 달은 지구에서 멀어지게 된다. 반면, 지구가 달에 미치는 조석력은 달이 지구에 미치는 조석력보다 80배나 크기 때문에 달의 자전 속도가 감속되어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같아졌다. 달의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같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달의 한쪽 면만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전속도가 케플러 제2법칙에 따라 일정하지 않고 적도면이 공전궤도면과 약 6.69°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동서방향과 남북방향으로 달의 옆모습을 조금씩 더 볼 수 있다. 이를 칭동(libration)이라고 한다.

항성월과 삭망월 외에 달의 공전 주기는 근지점을 기준으로 정하는 근점월(Anomalistic month), 교점을 기준으로 정하는 교점월(nodal month 혹은 Draconic month)이 있다. 근점월과 교점월은 각각 27.55일과 27.21일이다.

달이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완벽하게 같은 동주기자전(synchronous rotation)한다면 지구에서는 언제나 달의 한쪽 면만 볼 수 있다. 그런데, 달은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아 평균적으로 한쪽면만 지구를 향하지만, 달이 백도를 지나는 한달동안 칭동(libration) 때문에 지구 표면에서는 달 표면의 59%를 볼 수 있다(그림 3 참조). 천체가 자전하거나 공전할 때, 한 주기를 완전히 채우지 못하는 과부족 현상을 칭동이라고 한다.

달궤도가 타원궤도이기 때문에 공전 속도가 일정하지 않아 발생하는 칭동을 경도칭동(longitudinal libration)이라고 한다. 달의 적도면과 공전궤도면이 기울어져 발생하는 칭동을 위도칭동(latitudinal libration)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지구의 관측자가 지구 중심에 위치하지 않기 때문에 관측지의 경도 차에 의해 월출과 월몰시에 발생하는 일주칭동(diurnal libration)이 있다. 유사하게 관측지의 위도 차에 의해서도 달 표면을 조금 더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지구 표면에서는 달 표면의 59%를 볼 수 있다.

그림 3. 달의 칭동. 한달 동안 관측되는 달 표면은 59%이다.(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