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행성

내행성

[ inferior planets, inner planets ]

한글로 쓰인 내행성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 번째는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이 있는 행성(inferior planet)이다(영어 단어 inferior는 열등하다거나 지위가 못하다는 의미이다). 두 번째는 소행성대(asteroid belt) 보다 안쪽 궤도에 있는 행성(inner planet)이다. 두 번째 의미로 사용될 때는 종종 지구형행성(terrestrial planet)을 가리키기도 한다.

목차

첫 번째 의미의 내행성(inferior planet)

원래 이 용어는 지구중심설(geocentric cosmology)에서 태양과 지구를 잇는 직선 위에 중심이 위치한 주전원(epicycle)을 따라 공전하는 행성을 의미할 때 사용하던 것이다(그림 1). 즉, 수성과 금성을 가리킨다. 16세기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중심설(heliocentric cosmology)을 주장하면서 지구보다 궤도의 크기가 작은 행성을 의미하게 되었다.

이 행성들은 언제나 태양 주변에서만 관측되며 태양과의 이각(elongation)이 특정한 값보다 클 수 없다. 수성의 경우 최대이각은 18°에서 28°이고, 금성은 약 47°이다. 다시 말하면, 이각이 180 °에 해당하는 (opposition)에 절대로 위치할 수 없다. 대신 태양-내행성-지구 순으로 놓이는 내합(inferior conjunction)과 내행성-태양-지구 순으로 놓이는 외합(suferior conjunction)이 일어난다.

그림 1. 주전원을 따라 도는 수성과 금성. 프톨레마이오스가 제안한 지구중심설 우주관에서 이 행성들은 지구와 태양을 잇는 직선에 중심이 놓인 주전원을 따라 공전한다.(출처: 장헌영/이상성/한국천문학회)

두 번째 의미의 내행성(inner planet)

공전궤도의 크기가 소행성대(asteroid belt)의 그것보다 작은 행성을 의미한다(그림 2). 태양계(solar system)에 속한 행성(planet) 가운데 4개의 행성, 즉,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이 내행성(inner planet)들이다. 이들은 지구형행성(terrestrial planet)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림 2. 내행성(inner planet). 수성, 금성, 지구, 화성 순으로 배열하였다.(출처: )

소행성대(asteroid belt)

비텐베르크대학의 수학 교수 티티우스(J. D. Titius)가 1766년에 발견한 뒤, 베를린 천문대장 보데(J. E. Bode)가 세상에 알린 경험식인 티티우스-보데법칙(Titius-Bode's law)에 의하면 태양에서 약 2.8 AU 떨어진 곳에 행성이 존재해야만 했다. 결국, 많은 천문학자들의 노력 끝에 마침내 1801년 피아치(G. Piazzi)가 세레스를 발견하였다(현재 세레스는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재분류되었다). 세레스는 행성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은, 지름 970km에 불과한 천체였다. 그후 수백만개의 작은 천체들이 발견되었는데 이들을 소행성(asteroid)이라고 부르며, 특히 화성 궤도와 목성 궤도 사이에 이들 소행성이 밀집되어 분포하는 지역을 소행성대(asteroid belt)라고 부른다(그림 3 참조). 태양으로부터 소행성들의 평균 거리는 2.2에서 3.3 AU이고 공전 주기는 약 3.3년에서 6년 정도가 된다. 이들은 목성의 인력 때문에 행성으로 성장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충돌-병합을 거쳐 행성으로 성장한 뒤에 대규모 충돌로 부서졌을 거라고 생각된다.

그림 3. 소행성대에 속한 주요 소행성들의 질량 분포. 12개의 주요 소행성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 소행성들의 질량을 보면 소행성들이 얼마나 작은 천체인지 알 수 있다. (출처: )(CC BY-SA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