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

금성

[ Venus ]

금성(Venus)은 태양계 행성 중에 태양으로부터 두 번째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지구에서 볼 때 태양과 을 제외하고 가장 밝은 천체(밤하늘에서 달 다음으로 밝은 천체)이다. 금성은 수성과 함께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운 공전궤도를 갖는 내행성으로서 지구의 달처럼 차고 이지러지는 위상변화를 보인다(그림 1).

금성은 지구형행성 중에서 지구와 크기, 질량, 평균 밀도, 중력이 비슷해 지구와 쌍둥이 행성으로 불린다(그림 2). 금성은 표면온도가 가장 높은 행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태양으로부터 두 번째로 가까우며 지구형행성 가운데 가장 짙은 대기를 가지고 있어 태양 복사에너지를 흡수하는 양이 방출하는 양보다 많기 때문이다. 이로 금성의 표면 평균온도는 섭씨 464도에 이른다. 수성과 함께 태양계 행성들 가운데 위성이 없는 두 개의 행성 중 하나이다.

그림 1. 2018년 11월 15일 그믐달 모양의 금성. 금성은 수성과 함께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운 공전궤도를 공전하며, 달과 같은 위상변화를 보인다. 금성의 위상 변화는 소형 망원경(구경 127mm 슈미트카세그레인 망원경)으로도 관측가능하다(출처: 김태호/한국천문학회)

목차

물리량

금성의 자전축은 177.36° 기울어져 있다. 즉, 금성은 천왕성처럼 자전축이 공전궤도면과 거의 겹치는, 누운 채로 자전하는 행성이며, 자전 방향도 지구와 반대이다. 즉, 자전축의 기울기만으로 보면 2.64°이다. 자전방향은 다른 행성들(누워서 공전하는 해왕성 제외)과 달리 공전방향과 반대이기 때문에 자전주기가 공전주기보다 더 길다. 태양계 행성 가운데 자전주기가 가장 길다. 태양을 기준으로 정한 금성의 하루 길이는 지구 날짜로 116.75일에 해당한다. 따라서 금성은 자신이 한 번 회전하는 시간에 해당하는 자전주기와 태양 기준으로 정한 하루의 길이 차이가 크다. 그림 2는 지구형행성의 크기를 비교하고 있다. 표 1은 금성의 물리량을 제시하고 있으며, 지구와 비교하고 있다.

그림 2. 지구형행성의 크기비교. 금성은 지구와 크기, 밀도가 비슷해 쌍둥이 행성이라고 불리며 지구의 내부구조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표 1. 금성의 주요 물리량
물리량 구분 금성의 물리량 지구와 비교(지구 물리량=1)
질량 4.8675x10@@NAMATH_INLINE@@^{24}@@NAMATH_INLINE@@ kg 0.815 배
부피 92.843x10@@NAMATH_INLINE@@^{10}@@NAMATH_INLINE@@ km@@NAMATH_INLINE@@^{3}@@NAMATH_INLINE@@ 0.857 배
평균밀도 5,243 kg/m@@NAMATH_INLINE@@^{3}@@NAMATH_INLINE@@ 0.951 배
적도반지름(1기압 기준) 6,051.8 km 0.949 배
극반지름(1기압 기준) 6,051.8 km 0.952 배
탈출 속도 10.36 km@@NAMATH_INLINE@@\,@@NAMATH_INLINE@@s-1 0.926 배
궤도 장반경 108.21x10@@NAMATH_INLINE@@^{6}@@NAMATH_INLINE@@ km 0.723 배
궤도경사각(지구궤도기준) 3.39° -
공전주기(항성일) 224.701 일 0.615 배
자전주기(항성시) -5832.6 시간 243.690 배
표면온도(평균) 737 K(섭씨 464도) -
표면기압(bars) 92 92 배

금성의 대기와 폭주온실효과(Runaway Greenhouse Effect)

금성 대기(그림 3)의 주성분은 주로 이산화탄소(96.5%)이며, 나머지 성분 중에서도 질소가 대부분으로 3.5%를 차지한다. 그 외에 이산화황, 아르곤, 물(수증기), 일산화탄소, 헬륨, 네온 등이 소량 포함되어 있다. 금성은 생성초기에 이산화탄소를 다량 포함한, 상당히 넓은 바다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때문에 현재와 같은, 두껍고 짙은 대기가 만들어졌을 것으로 일부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즉, 금성이 만들어진 이후 초기에 존재했던 바다는 태양열에 의해 증발돼 대기를 이뤘을 것으로 생각된다.이처럼 금성의 원시 바다를 이루는 분자들이 증발해 점차 대기가 두꺼워졌고 이처럼 두꺼워진 대기는 태양 에너지를 가둬두게 되었다. 즉, 금성의 표면온도는 온실효과에 의해 계속 상승하게 된다. 뜨거워진 금성 표면에서는 온실효과 물질의 증발이 가속화됐고 그 결과 금성의 대기는 더욱 두꺼워졌다. 이처럼 금성 대기는 온도가 점점 올라가 현재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온실효과에 의해 대기 온도가 급상승하고 그 결과 온실효과가 가속화되는 과정을 겪었다. 이와 같은 악순환이 기온의 급상승을 일으키는 현상을 과학자들은 폭주온실효과(Runaway greenhouse effect)라고 부른다. 금성의 높은 온도는 폭주온실효과에 의해 나타나는 결과의 대표적인 예 가운데 하나다.

그림 3. 일본의 금성탐사선 아카츠키(Planet-C)에 탑재된 자외선영상탑재체(UVI)에 의해서 2018년 3월 30일에 촬영한 금성의 대기.(출처: )

내부구조

금성에는 지진파 자료가 없기 때문에 내부구조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밀도와 크기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지구와 비슷할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지구와 마찬가지로 일부 액체 상태의 핵과 맨틀, 지각으로 이루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금성의 내부구조는 지구와 비슷할 거라고 추정하고 있지만 지구에서처럼 판구조 활동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그림 4 참조).

금성 지각의 두께는 문헌에 따라 평균 30~100 km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규산염암으로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맨틀은 두께가 약 2,840 km이고, 화학적 구성은 콘드라이트와 유사한 물질일 것으로 생각된. 또한 금성의 핵은 유동성의 철과 니켈로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지구와 달리 내핵과 외핵이 구분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구조는 지구의 구조모형에 기반해 추정한 것이다. 그러나 지구의 판구조론에 등장하는 맨틀 대류는 금성에서는 명확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동성의 금속성 물질로 이루어진 금성 핵은 약한 자기장을 일으킬뿐 전구적인 규모의 자기장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6년, 금성 생성 초기에 해당하는 20억년까지 얕은 액체상태의 물로 된 바다가 존재했으며 표면 온도는 생명체가 살 수 있을 정도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림 4. 금성과 지구의 구조비교. 금성은 크기와 구조가 지구와 비슷하나, 금성의 경우 외핵과 내핵이 구분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출처: 김주현/한국천문학회)

지형

금성 표면은 충돌구의 수가 적고 비교적 평탄한 것으로 미루어 지질학적으로 젊다고 추정하고 있다. 즉,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3~5억년 전에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금성 표면의 약 80% 는 현무암질 평원으로 되어 있다. 지구에서 일어나는 판구조 활동이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은 금성에서는 이러한 화산 활동이 지형을 새롭게 형성하는 주요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금성 표면에는 두드러지게 보이는 두 개의 큰 대륙 형태의 지형이 있다. 이들 대륙 형태의 지형은 금성의 북반구와 남반구에 각각 하나씩 있으며 북반구에 있는 지형 이름은 이슈타르 테라, 남반구에 있는 지형 이름은 아프로디테 테라이다. 아프로디테 테라가 이슈타르 테라보다 약간 더 크다. 이슈타르 테라의 면적은 오스트레일리아 정도로써 금성에서 가장 높은 산인 맥스웰 산이 위치해 있으며 그 높이는 약 11 km에 달한다.

금성에서는 몇 가지 특이한 지형이 관측되는데 파라라고 불리는 지형은 산 정상이 평평한 화산으로서, 그 직경이 20~50 km가량 되고 높이는 100~1000 m 정도에 해당한다. 금성 표면에는 노바라는 별모양의 단층지형과 아라크노이드라고 불리는 거미줄 모양과 유사한 방사상의 단층과 동심원상의 단층이 함께 나타나는 지형이 있다. 또한 코로나라고 불리는 고리 모양의 단층지형도 있다. 이러한 금성의 지형은 모두 화산과 연관되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5. 마젤란 탐사선에 탑재된 합성구경 레이다(SAR)의 영상을 조합하여 만든 금성의 모습으로 영상이 부족한 지역이나 색상 정보는 파이오니어 금성궤도선과 구 소련의 베네라 13호와 14호의 자료를 기반으로 하였다.()

자기장

1980년대에 파이오니어 금성 궤도선은 금성의 자기장의 강도와 공간적 범위가 지구에 비해 작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작은 규모의 자기장이 생기는 원인은 전리층과 태양풍의 상호작용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금성의 핵은 금속성분을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일부 용융상태로 지구와 같은 원리로 자기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측된다. 그러나 지구와 같은 전구적인 규모의 자기장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금성의 자기장은 지구와 달리 태양을 포함한 외계에서 오는 고에너지 입자인 우주선(cosmic Ray)을 포획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