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행성

[ Planet ]

행성은 질량이 핵융합반응을 일으킬 만큼 크지 않고, 구형에 가까운 모양을 유지하며 그 궤도 주변에 있는 천체들에 대해 압도적 영향력이 있는, 항성 주변을 공전하는 천체이다. 과거에 행성으로 간주되던 명왕성(Pluto)이 2006년에 왜소행성으로 강등되었기 때문에, 현재 태양계 행성은 수성(Mercury), 금성(Venus), 지구(Earth), 화성(Mars), 목성(Jupiter), 토성(Saturn), 천왕성(Uranus), 해왕성(Neptune), 모두 8개이다 (그림 1 참조). 1992년 처녀자리에 있는 펄사(pulsar) PSR B1257+12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 보고 되기 전까지는 태양계 행성들이 알려진 것의 전부였다. 2019년 2월 현재 태양계 밖에서 4000개에 달하는 외계행성들이 발견되었다.

그림 1. 태양계 행성.()

목차

태양계 행성

행성은 하늘을 방황하는 존재에서 지구 주변을 공전하는 천체로, 이어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 갈릴레오(Galileo Galilei), 케플러(Johannes Kepler), 뉴턴(Isaac Newton)을 거치면서 태양 주변을 공전하는 천체로 정의가 바뀌었다. 1781년 허쉘(William Herschel)이 천체망원경으로 천왕성을 발견하기 전까지 인류에게는 지구를 제외하면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5개의 행성만 존재했다. 해왕성과 명왕성 발견에 이어, 명왕성이 목록에 추가된 1930년부터 태양계 행성은 지구를 포함해 9개로 굳어졌다. 2006년 8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IAU) 정기총회(general assembly)에서 명왕성은 세레스(Ceres)등과 함께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강등되었다. 그래서 현재 태양계 행성은 모두 8개다.

행성은 지구와 물리적 특징이 비슷한 지구형행성, 그리고 목성과 물리적 특징이 비슷한 목성형행성으로 구분된다. 지구형행성은 태양과 가까운 공전궤도를 따라 공전하며 금속성 핵과 그것을 감싸고 있는 맨틀, 그리고 딱딱한 표면을 이루는 지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태양에서 먼 공전궤도를 따라 공전하는 목성형행성은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된 거대한 기체 행성으로 고리와 몇 개의 위성을 거느린다는 특징이 있다.

외계행성

1995년 주계열성인 페가수스자리51별(51 Pegasi)에서 외계행성이 발견되면서 외계행성 탐색 연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그림 2 참조). 지금까지 등록된 외계행성 대부분은 크고 무거우며 모항성까지의 거리가 가까워 표면온도가 높다. 게다가 페가수스자리51별 행성계의 경우 태양계와 행성 궤도 분포가 전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가수스자리51별 행성계처럼 뜨거운목성(hot Jupiter)이 많다는 것은 태양계에 적용되는 행성 형성 이론에 문제가 있음을 뜻한다. 최근 외계행성 탐색을 위한 우주망원경이 등장하면서 지구보다 큰 거대지구(superEarth)들도 목록에 추가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지구형행성의 발견도 기대된다.

그림 2. 2017년 현재 발견된 외계행성의 연도별 숫자.()

탐색방법

천문학자들이 외계행성을 찾는 대표적인 방법에는 직접 촬영(direct imaging) 방법, 시선속도(radial velocity) 방법, 식현상(transit) 방법, 미시중력렌즈(microlensing) 방법, 극심시각(timing) 방법, 측성학적(astrometry) 방법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행성은 별보다 약 @@NAMATH_INLINE@@10^{-7}@@NAMATH_INLINE@@배 어둡기 때문에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을 직접촬영 방법으로 관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 대신 별빛을 가리거나 줄일 수 있는 코로나그래프(coronagraph), 간섭계(interferometry) 같은 특별한 관측기기를 써야만 직접 촬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천문학자들은 별의 운동 때문에 일어나는 스펙트럼선의 도플러이동을 이용해 천체분광기로 행성을 검출한다(시선속도 방법). 천문학자들은 한국천문연구원 보현산천문대 1.8m 망원경에 부착된 고분산분광기를 이용해 2017년 중반까지 20여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별과 행성이 질량중심을 축으로 서로 공전하면 그 거리가 달라져 빛이 관측자에게 도달하는 시간도 변한다. 이 때 별빛이 빨리, 혹은 늦게 도착하는 시각 변화를 분석, 외계행성을 찾는 방법이 극심시각 방법이다. 최초의 외계행성은 이처럼 펄사 신호가 빨리, 혹은 늦게 도착하는 시각 변화를 알아내 발견되었다. 또한 별이 공전하면서 규칙적으로 나타나는 위치 변화를 분석하는 측성학적 방법으로도 행성을 찾을 수 있다.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 별을 가리면 별빛이 어두워지는데 이러한 밝기 변화를 분석해 행성을 찾는 것이 식현상 방법이다. 그러나 행성이 별 빛을 가려 나타나는 빛 밝기의 감소는 별과 행성의 크기의 비와 관련된다. 따라서 행성이 클 경우 그 효율이 높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가까운 별의 중력 때문에 멀리 떨어진 별에서 오는 빛이 밝아지기도 한다. 천문학자들은 이처럼 별이 아닌, 행성의 중력 때문에 별빛이 갑자기 밝아진 결과 나타나는 광도곡선의 특이한 왜곡을 이용해 외계행성을 찾는다(미시중력렌즈 방법).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이 방법에 최적화된 관측시스템인 외계행성탐색시스템(Korea Microlensing Telescope Network, KMTNet)을 구축, 체계적으로 외계행성 탐색을 진행하고 있다.

외계행성의 분류

외계 목성형행성을 세분하면 다음과 같다:

  • 뜨거운목성(Hot Jupiter)형: 모항성과의 거리가 0.1 AU이하여서 표면온도가 높고 대기의 대류 현상으로 폭풍이 있을 확률이 높다. 조석력에 의해 공전자전이 서로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
  • 뜨거운해왕성(Hot Neptune)형: 뜨거운목성형행성보다 질량이 작아 해왕성 정도인 행성이다.
  • 소니언행성(Chthonian Planet): 목성형행성이었는데 대기가 모두 사라지고 암석질 핵만 남아 지구형행성처럼 보이는 행성이다.
  • 기체왜성(Gas Dwarf): 질량에 비해 반지름이 큰 기체 행성이다.
  • 거대 헬륨 행성(Helium giant planet): 주성분이 수소가 아니고 헬륨인 행성이다. 행성의 표면 온도가 높으면 가벼운 수소가 날아가고 헬륨이 대기를 이루게 된다.

외계 지구형행성을 세분하면 다음과 같다:

  • 거대지구(super Earth): 지구보다 크고 천왕성보다 작은 지구형행성이다.
  • 바다행성: 얼음층 위에 깊은 바다로 이루어진 지구형행성이다.
  • 사막행성: 화성처럼 대기가 모두 사라진 지구형행성이다.
  • 철행성: 맨틀없이 철이 풍부한 핵만 남은 지구형행성이다.
  • 무핵행성: 철질 핵이 존재하지 않는 행성이다.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

모항성의 온도, 수명 뿐 아니라, 행성계에 속한 행성의 수, 다른 항성과의 거리도 해당 행성이 안정적으로 오래, 모항성에서 생명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모항성이 너무 뜨거워 자외선을 많이 방출한다든지, 온도가 낮고 자기활동이 활발해 고에너지 입자나 엑스선 방출을 많이 한다든지 하는 것도 생명체가 지속적으로 존재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행성 자체의 질량과 크기도 중요한 요소다. 질량이 너무 작으면 대기가 형성되기 어렵고, 질량이 너무 크면 기체 행성이 되거나 대기압이 높을 수도 있다. 지각활동이 활발해 화산이나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지도 따져봐야 할 요소이다. 공전궤도의 이심률이 너무 크면 행성 표면의 조건이 안정적일 수 없다. 자전축 경사가 전혀 없거나 큰 것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외부에서 날아오는 유해한 고에너지 하전입자들을 막아줄 행성의 자기장이 적당한 세기로 존재해야 한다. 생명체가 존재할 골디락스존 (Goldilocks Zone)에 머무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자유부동행성(free-floating planet)

갈색왜성이라기 보다 행성과 비슷한 질량을 가진 천체다. 공전궤도를 돌지 않고 우주 공간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행성급 천체를 떠돌이행성(Rogue planet)이라고도 부른다. 떠돌이행성은 모항성의 중력에 묶여 있다가 내쳐져 나온 경우도 있고, 처음부터 성간구름에서 홀로 태어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위에서 언급한 행성의 정의에 정확히 맞지 않기 때문에, 국제천문연맹은 이런 천체들을 준갈색왜성(sub-brown dwarf) 혹은 행성질량갈색왜성(planetary-mass brown dwarf)으로 명명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Cha 110913-773444나 SIMP J013656.5+093347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