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행성

외계행성

[ Extra-solar planet ]

외계행성은 태양계 밖에 있는 별(항성) 주위를 도는 행성이다. 최초로 확인된 외계행성은 1992년에 보고된 처녀자리에 있는 펄사(pulsar) PSR B1257+12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다. 태양과 비슷한 별의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으로서 최초로 확인된 것은 1995년에 보고된 51 Pegasi(페가수스자리 51번 별) 주위를 도는 행성이다. 이후 외계행성 탐색관측연구가 국제적으로 활발히 진행되어 2017년 중반까지 3,500개 이상의 외계행성이 공식(, 등) 등록되었다. 이중에서 2천여개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2009년에 발사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으로 발견한 행성이다. 발견된 외계행성은 별 이름 뒤에 발견 순서에 따라 b, c, d..처럼 알파벳 소문자를 붙여 표시한다. 어떤 별의 주위를 도는 천체가 발견되었는데, 그 질량이 목성 질량의 13배보다 작으면 행성, 이보다 훨씬 크면 별(항성)로 구분한다. 천문학자들이 외계행성을 찾는 대표적인 6가지 방법은 직접 촬영(direct imaging) 방법, 시선속도(radial velocity) 방법, 별표면통과(transit) 방법, 미시중력렌즈(microlensing) 방법, 극심시각(timing) 방법, 측성학적(astrometry) 방법이다. 외계행성 중 생명 현상에 필요한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 가능한 온도를 유지하는 행성을 골디락스 행성이라고 한다.

목차

명명법

외계행성의 이름은 중심별의 이름 바로 뒤에, 발견된 순서에 따라 영어 소문자로 알파벳 b부터 차례대로 붙인다. 예를 들어, 51 Pegasi 라는 별에서 첫 번째 발견된 행성은 51 Pegasi b 라고 부르며, HR@@NAMATH_INLINE@@\,@@NAMATH_INLINE@@8799 에서 3번째 발견된 행성은 HR@@NAMATH_INLINE@@\,@@NAMATH_INLINE@@8799 d 이다. 2개 이상의 별이 중력적으로 묶여서 서로 공전하는 다중성의 경우도 비슷하다. HD@@NAMATH_INLINE@@\,@@NAMATH_INLINE@@131399 는 3개의 별로 이루어진 3중성인데, 각각은 HD@@NAMATH_INLINE@@\,@@NAMATH_INLINE@@131399 A, HD@@NAMATH_INLINE@@\,@@NAMATH_INLINE@@131399 B, HD@@NAMATH_INLINE@@\,@@NAMATH_INLINE@@131399 C 이고, 이중에서 A별 주위를 공전하는 첫 번째 행성은 HD@@NAMATH_INLINE@@\,@@NAMATH_INLINE@@131399 Ab 라고 쓴다. 즉, 대문자 A, B, C 등은 다중성을 이루는 구성별을, 소문자 b, c, d 등은 행성을 뜻한다. HW Vir 라는 식쌍성 주위에서 발견된 행성은 HW Vir(AB)b 라고 부르는데, 이 이름은 가까이 붙어있는 2개의 별 A와 B를 중심에 두고 멀리 떨어진 행성이 2개 별의 둘레를 공전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행성과 별의 구분

행성과 별을 구분하는 물리적 지표는 질량이다. 별처럼 중심핵에서 수소 핵융합 반응으로 에너지를 만들려면 충분한 질량이 있어야 한다. 태양질량의 약 8%(즉, 목성질량의 75~80배) 미만인 천체는 별과 다르게 중심핵에서 수소를 태우지 못하고, 대신 중수소를 태워서 에너지를 만드는데 이를 갈색왜성(작고 차가운 별이라는 뜻)이라고 부른다. 이론연구에 따르면, 목성질량의 13배보다 작은 천체는 이런 에너지조차 만들지 못하는 행성이 된다. 원시행성계원반(protoplanetary disk)에서 같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행성들 중에는 목성질량의 13배보다 큰 천체도 발견되었기 때문에, 목성질량의 13~25배인 천체는 행성인지 갈색왜성인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목성처럼 큰 가스형 행성은 갈색왜성이나 가장 가벼운 별과 비슷한 크기를 가졌는데 질량은 수십배 차이가 난다.

탐색방법

천문학자들이 외계행성을 찾는 대표적인 6가지 방법은 직접 촬영(direct imaging) 방법, 시선속도(radial velocity) 방법, 별표면통과(transit) 방법, 미시중력렌즈(microlensing) 방법, 극심시각(timing) 방법, 측성학적(astrometry) 방법이다. 직접 촬영 방법을 제외한 나머지 5가지는 별을 관측하여 간접적으로 행성의 존재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현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외계행성들은 목성처럼 크고 무거운 행성이 많으며, 별까지의 거리가 가까워서 표면이 뜨거운 행성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케플러 우주망원경으로 별표면통과 방법으로 발견된 행성이 많기 때문이며, 이 방법은 별에 가까운 커다란 행성의 발견 가능성이 높은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거리나 질량/크기 등에 따른 탐색 효율이 서로 다른 여러가지 방법으로 충분히 많은 행성을 찾아야만 행성의 통계적 특성을 좀더 정확히 알 수 있다.

외계행성 탐색방법(출처: )
직접촬영 방법

일반적으로 행성은 별보다 @@NAMATH_INLINE@@10^{-7}@@NAMATH_INLINE@@배 정도 어둡기 때문에,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을 직접 관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또한 지구에서 별까지의 거리와 비교하면 별과 행성은 거의 붙어있을 정도로 가까워서, 별과 행성을 공간적으로 분해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별빛을 가리거나 줄일 수 있는 코로나그래프(coronagraph)나 간섭계(interferometry) 등과 같은 특별한 관측기기를 공간분해능이 높은 대형 광학망원경에 부착하여 관측해야만 행성을 직접 촬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관측적 제약으로 직접 촬영한 행성은 많지 않다.

시선속도 방법

별과 행성은 놀이기구인 시소처럼 질량중심(center of mass)를 기준으로 서로 공전하기 때문에, 행성과 마찬가지로 별도 움직인다. 천체분광기를 이용하여 별의 스펙트럼을 관측하면, 별의 움직임으로 인한 도플러 효과, 즉, 별이 관측자한테 다가올 때는 분광선(spectral line)이 짧은 파장(예, 파란색)으로, 멀어질 때는 긴 파장(예, 빨간색)으로 이동하는 것을 검출할 수 있는데, 이렇게 파장의 변화로부터 외계행성을 찾는 것이 시선속도 방법이다. 보현산천문대 1.8m 망원경에 부착된 고분산분광기를 이용하여 2017년 중반까지 20여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하였다.

극심시각 방법 및 측성학적 방법

별과 행성이 질량중심을 기준으로 서로 공전하면 별이 관측자로부터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를 반복하는데, 펄사나 식(eclipse)과 같이 별빛이 규칙적으로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신호가 있으면, 관측자로부터 별까지의 거리가 변함에 따라 이 신호도 느려지거나 빨라진다. 거리가 달라지는 만큼 빛이 관측자한테 도달하는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별빛 신호의 시각 변화를 분석하여 외계행성을 찾는 것이 극심시각 방법이며, 최초의 외계행성은 펄사 신호의 시각 변화로부터 발견되었다.

별이 공전하면 천구 상에서의 위치도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별의 규칙적인 위치 변화를 분석하여 행성을 찾는 것이 측성학적 방법이다. 행성에 의한 별의 위치 변화는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지상 망원경으로는 검출하기 어려워서 우주망원경인 허블(Hubble)이나 가이아(Gaia) 등을 사용한다.

별표면통과 방법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다가 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이 되면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이 일어나서 태양빛이 약해진다. 금성은 지구 안쪽에서 태양주위를 공전하는데, 태양-금성-지구가 일직선으로 나란히 위치할 때는 태양표면을 금성이 지나가는 현상을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다. 같은 원리로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 관측자와 일직선이 되면 행성이 별을 가려서 별빛이 어두워지며, 이런 별빛 변화를 분석하여 외계행성을 찾는 것이 별표면통과 방법이다. 행성의 가림에 의한 별빛 감소는 별과 행성의 크기 비율만 관련되는데, 예를 들어, 태양 크기의 별 표면을 목성 크기의 행성이 통과하는 경우에는 크기비의 제곱인 약 1/100(즉, 1% 또는 0.01 등급)만큼 별빛이 줄어든다.

미시중력렌즈 방법

거리가 많이 다른 2개의 별이 관측자와 나란히 위치할 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라, 가까운 별의 중력으로 멀리 떨어진 별에서 오는 빛이 휘어서 별빛이 밝아지는 현상이 관측된다. 가까이 있는 별이 멀리 있는 별의 빛을 모아주는 렌즈 역할을 하는 것이며, 이런 밝기 변화를 미시중력렌즈 현상이라고 한다. 별들은 거리에 따라 움직임이 서로 다르며, 2개별이 천구 상에서 가장 가까워진 시간을 전후하여 밝기 변화는 대칭으로 관측된다. 가까이 있는 별에 행성이 있으면, 행성이 별의 중력장에 흠집을 만들기 때문에, 밝기 변화는 대칭에서 벗어나서 특이한 왜곡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특이한 밝기 변화를 분석하여 외계행성을 찾는 것이 미시중력렌즈 방법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이 방법에 최적화된 관측시스템(KMTNet; ) 을 남반구 3개 천문대에 설치하여 행성 탐색을 진행하고 있다.

골디락스(Goldilocks) 행성

현재까지 지구 이외의 천체에서는 생명체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생명체의 생존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액체 상태의 물이라고 할 수 있으며, 행성이 너무 뜨거우면 물이 기체 상태, 반대로 너무 차가우면 얼음 상태일 것이다. 표면이 섭씨 0도부터 100도까지의 행성을 생명체가 살기에 적절한 온도를 가진 골디락스 행성이라고 부른다. 행성의 표면온도는 별의 온도 및 별과 행성 사이의 거리에 의해 주로 결정되는데, 별에 가까운 행성은 뜨겁고 멀어지면 차가워진다. 별로부터 떨어진 거리가 액체 상태의 물로 존재할 수 있는 곳을 생명체거주가능 영역(habitable zone)이라고 부르며, 태양계에서는 지구와 화성이 이 영역에 들어가 있다. 뜨거운 별일수록 이 영역이 별에서 멀어진다.

케플러-62 행성계(위)와 태양계(아래) 비교. 타원 모양의 녹색 띠는 생명체거주가능 영역(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