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position , ]

충(opposition)은 천구 상에서 두 천체가 떨어진 각(이각, elongation)이 180°가 되어 하늘의 정반대 위치에 놓이는 것이다. 충(衝)의 문자적 의미는 향하다, 맞부딪치다이다. 특별히 태양계(solar system)의 행성(planet)이나 소행성(minor planet), 혜성(comet) 등이 태양과의 황경이 180°만큼 다를 때, 그 천체는 충에 있다고 한다(그림 1 참조). 행성과 같은 태양계 구성원들은 거의 황도면에 있기 때문에 태양의 황경(Ecliptic longitude)과 다른 천체의 황경 차가 180°일 때를 가리키기도 한다.

그림 1. 태양-지구-행성의 상대적 위치. 행성같은 천체가 천구 상에서 태양과 반대에 놓일 때를 충에 있다고 한다. (출처: 장헌영/이지원/천문학회)

목차

지구 주변을 공전하는 달의 경우 보름달일 때 충에 놓인다. 엄밀한 의미에서, 황도와 백도가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충의 위치는 정확한 일직선이 아니다. 하지만, 태양과 달이 백도의 교점(node)에 놓이고 충의 위치에 있게 되면 월식(lunar eclipse)이 일어난다.

외행성

천구 상에서 태양과 정반대 위치에 놓이기 위해서는 공전궤도반지름이 지구보다 커야 한다. 따라서 외행성만 지구에 대해 충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 내행성(inferior planet)은 절대로 충에 있을 수 없다. 태양과 반대에 있기 때문에 태양이 서쪽 하늘에서 질 때 동쪽 하늘에서 떠오르며, 태양이 동쪽 하늘에서 떠오를때 서쪽 하늘로 진다. 따라서, 밤새 관측이 가능하다. 충의 위치는 지구와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위치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직경(apparent angular size)이 가장 크다. 태양과의 상대위치를 고려할 때 보름달 모양과 유사하게 보인다. 외행성이 충에 있으면 이런 효과들 때문에 가장 밝게 관측되어 관측하기가 가장 좋은 조건이 된다. 겉보기 운동을 고려하면 행성은 충 무렵일 때 역행(apparent retrograde motion)한다.

만약 외행성에서 지구를 포함하여 그 행성보다 태양과 가까운 행성을 관측한다면, 그 행성은 내합(inferior conjunction)에 있게 된다.

화성의 대접근

화성이 약 2년마다 충의 위치로 돌아오지만, 화성과 지구의 공전궤도가 원이 아닌 타원이기 때문에 충에 있을 때 화성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는 일정하지 않다(그림 2 참조). 화성과 지구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경우를 화성의 대접근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충에 있을 때 지구에서 화성까지의 거리는 0.67AU까지 멀어지기도하지만 2003년 8월 28일에는 0.373 AU까지, 2018년 7월 27일에 0.385 AU까지 가까워졌다. 가장 가까운 화성의 대접근은 2035년 9월 15일이며 이때 화성은 지구와 0.380 AU까지 가까워진다.

특히, 화성의 공전궤도 이심률이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에 2003년 화성의 대접근은 기원전 57,617년 이후 가장 가까운 화성의 대접근이었다.

그림 2. 충에 위치한 화성과 지구와의 거리. 지구와 화성의 공전궤도가 타원이기 때문에 충에 있을 때에도 지구와 화성 사이의 거리는 다르다. (출처: 장헌영/이지원/천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