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토

알렉토

개념이 의인화된 신

[ Alecto ]

요약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 3자매 중 하나이다.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스』에서 유노(헤라) 여신의 지시로 트로이 유민과 라티움 원주민 사이에 불화를 일으켜 전쟁이 일어나게 만드는 역할을 하였다.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기는 오레스테스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기는 오레스테스

외국어 표기 Ἀληκτώ(그리스어)
구분 개념이 의인화된 신
상징 복수, 정의, 불화
어원 쉬지 않는 여자
관련 사건, 인물 아이네이아스의 이탈리아 정착
가족관계 우라노스의 딸, 가이아의 딸, 닉스의 딸

알렉토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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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토 인물관계도
우라노스가이아티시포네

알렉토는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 세 자매 중 하나다. 나머지 두 자매는 티시포네와 메가이라다. 에리니에스 자매는 우라노스의 성기에서 흘러나온 피가 대지 가이아에 떨어져 태어났다고도 하고, 밤의 여신 닉스가 홀로 낳은 딸들이라고도 한다. 그밖에도 하계의 지배자인 하데스페르세포네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설도 있다.

신화 이야기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

에리니에스(단수형 에리니스)는 고대인들의 인과응보 관념을 인격화시킨 신으로 정의와 복수의 여신들이다. 이들은 흔히 크로노스가 아버지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랐을 때 흘러나온 피가 대지 가이아에 떨어져 태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에리니에스가 밤의 여신 닉스의 딸들이라는 설도 있다.

에리니에스는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처럼 누구나 예외 없이, 신들의 왕 제우스마저도 복종해야 하는 원초적인 힘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수가 일정치 않았는데 그리스 고전시기를 거친 뒤 알렉토(쉬지 않는 여자), 티시포네(살인을 응징하는 여자), 메가이라(질투하는 여자)라는 이름을 지닌 세 자매로 굳어졌다.

에리니에스는 일반적으로 질서의 수호자로 여겨지며 이를 어지럽히는 자들을 추궁하고 벌한다. 특히 부모 살해, 형제 살해 등 신성한 혈족의 유대를 깨뜨리는 자에 대해서는 용서가 없다(→‘오레스테스’ 참조). 고대에는 그와 같은 무서운 죄를 진 자를 벌할 권리가 인간에게 없다고 여겼기 때문에 그런 죄인에 대한 정당한 처벌은 에리니에스에게 맡겨졌다.

에리니에스는 어깨에 날개가 있고 머리에는 뱀들이 엉켜 있으며 손에는 횃불이나 채찍을 든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이들은 희생자를 붙잡으면 온갖 방법으로 괴롭혀 미치게 만들었기 때문에 종종 사람을 괴롭히는 ‘암캐’에 비유되기도 하였다. 이들의 거처는 하계의 가장 깊은 곳인 타르타로스이며, 그래서 이들이 하데스페르세포네의 자식이라는 설도 생겨났다. 내세에 관한 믿음이 확립되면서 에리니에스는 하계의 징벌을 관장하는 신으로 간주되었다.

에리니에스는 대개 ‘너그러운 여인들’이라는 뜻의 에우메니데스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이는 사람들이 광기를 뜻하는 무섭고 불길한 에리니에스라는 이름을 함부로 입 밖에 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마 신화에서는 푸리아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아이네이스』에 등장하는 알렉토

에리니에스의 하나인 알렉토가 개별적인 역할로 등장하는 것은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스』에서다. 여기서 알렉토는 유노(헤라)의 지시로 아이네이아스와 트로이인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역할을 한다.

트로이가 패망한 뒤 그 유민들을 이끌고 이탈리아로 간 아이네이아스는 라티움의 왕 라티누스로부터 환대를 받았다. 라티누스에게는 라비니아라는 외동딸이 있었는데, 신탁은 그에게 딸을 이방인에 내주어야 한다고 지시하였으므로 그는 아이네이아스를 딸의 남편으로 삼으려고 했던 것이다. 사실 라비니아는 이미 이웃부족인 루툴리 족의 왕 투르누스에게 주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지만 라티누스는 이에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라티누스의 아내 아마타 왕비는 남편의 결정에 찬성하지 않았다. 이는 투르누스가 그녀의 조카인 까닭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베누스(아프로디테)의 아들 아이네이아스를 탐탁히 여기지 않던 유노가 알렉토를 시켜 아마타 왕비로 하여금 두 사람의 결혼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이 일로 결국 트로이 유민들과 원주민들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다. 아이네이아스는 투르누스를 죽이고 전쟁에서 승리한 뒤 라비니아와 결혼하고 라티누스 왕으로부터 라티움의 통치권도 물려받았다. 아이네이아스는 라티움 원주민과 트로이 유민을 결합시킨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고 이를 라비니아의 이름을 따서 라비니움이라고 명명했다.

라티누스의 궁정에 도착한 아이네이아스

라티누스의 궁정에 도착한 아이네이아스 페르디난트 볼, 1661-1663년, 개인 소장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아이스킬로스, 『에우메니데스』
  •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
  •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 리비우스, 『로마건국사』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