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해가

분류 문학 > 문화 > 시가

기본정보

신라의 노래

일반정보

『삼국유사』 수로부인조에 나오는 노래로, 수로부인이 바다의 용에게 끌려들어가자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불러 그를 구출했다고 한다.

해가 본문 이미지 1

전문정보

『삼국유사』 권2 기이2 수로부인조에 따르면, 임해정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수로부인을 바다의 용이 갑자기 끌고 바다로 들어가버리자, 남편 순정공이 한 노인의 도움으로 사람들을 모아 노래를 불렀는데, 이 노래를 “해가(海歌)”라고 했다고 한다.

해가는 구지가(龜旨歌)와 같은 패턴의 노래이면서도 그 배경이나 상황이 다른 작품이다. 구지가가 임금을 맞아들이기 위해 사전에 준비된 행위를 재현하는 것이었다면, 해가는 겉으로는 용이나 거북과 같은 신격을 들먹이고 있지만 그 신격을 절대적으로 외경하거나 그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대등한 입장에서 꾸짖거나 오히려 수하(手下)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해가는 주술적 성격의 노래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해가가 이용된 목적에 따라 원시신앙을 기조로 한 것으로 보는 견해와 정치적 의도를 지닌 노래로 보는 견해, 사상적 관점에서 보는 견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원시신앙을 기조로 한 것으로 보는 연구에서는 이 노래가 원시신앙의 유풍을 이어받아 노래를 통해 주술적 힘을 발휘하게 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양주동, 1965)

다음으로 정치적 목적 아래 이루어진 굿에서 불린 노래로 보는 연구에서는, 당시 민심이 흉흉하고 흉년이 자주 들었다는 『삼국사기』권8 신라본기8 성덕왕조의 기사에 주목하면서 해가 또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불려진 굿노래라고 보았다.(조동일, 1994)

마지막으로 사상적 관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인간과 악신의 갈등을 해가를 통해 해결하고자 한 것을 본 견해(홍재휴, 1981)와 해가의 배경을 샤머니즘적 사고체계와 유교적 사고체계의 갈등으로 보고, 수로부인을 되찾았다는 것은 순정공이 속해 있는 유교적 사고체계가 승리한 것으로 본 견해(예창해, 1982), 해가의 배경기사를 모권체제의 말기적 현상으로 보고 해가를 부권체제의 이행을 시도하는 노래로 보는 견해(정상균, 1984) 등이 있다.

참고문헌

박지홍, 1957, 「龜旨歌硏究」『국어국문학』16.
김종우, 1983, 『鄕歌文學硏究』, 二友出版社.
김영수, 2001, 「鄕歌와 山川祭儀의 相關性 考察 -獻花歌와 海歌를 중심으로-」『漢文學論集』19.

관련원문 및 해석

(『삼국유사』 권2 기이2 수로부인)
水路夫人
聖德王代 純貞公赴江陵太守[今<溟>州] 行次海汀晝饍 傍有石嶂如屛臨海 高千丈 上有躑躅花盛開 公之夫人水路見之 謂左右曰 折花獻者其誰 從者曰 非人跡所到 皆辭不能 傍有老翁 牽牸牛而過者 聞夫人言折其花 亦作歌詞獻之 其翁不知何許人也 便行二日程 又有臨海亭 晝<饍>次 海龍忽攬夫人入海 公顚倒躄地 計無所出 又有一老人告曰 故人有言 衆口鑠金 今海中傍生 何不畏衆口乎 宜進界內民 作歌唱之 以杖打岸 <則>可見夫人矣 公從之 龍奉夫人出海獻之 公問夫人海中事 <曰>七寶宮殿 所<饍>甘滑香潔 非人間煙火 此夫人衣襲異香 非世所聞 水路姿容絶代 每經過深山大澤 屢被神物掠攬 衆人唱海歌 詞曰 龜乎龜乎出水路 掠人婦女罪何極 汝若<悖>逆不出獻 入綱捕掠燔之喫 老人獻花歌曰 紫布岩乎過希 執音乎手母牛放敎遣 吾肹不喩慚肹伊賜等 花肹折叱可獻乎理音如
수로부인
성덕왕때 순정공이 강릉[지금의 명주] 태수로 부임하는 길에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 곁에는 바위 봉우리가 병풍과 같이 바다를 둘러 있고, 높이가 천 길이나 되고, 그 위에는 철쭉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공의 부인 수로가 그것을 보고 좌우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저 꽃을 꺾어다 줄 사람은 없는가?”라고 하였다. 그러나 종자들이 말하기를,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곳입니다.”라고 하면서 모두 사양하였다. 그 곁으로 한 늙은이가 암소를 끌고 지나가다가 부인의 말을 듣고 그 꽃을 꺾어와 또한 가사를 지어 바쳤다. 그 늙은이는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다시 이틀 길을 가다가 또 임해정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바다의 용이 갑자기 부인을 끌고 바다로 들어가 버렸다. 공이 엎어지면서 땅을 쳐보아도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또 한 노인이 말하기를, “옛사람의 말에 여러 사람의 말은 쇠도 녹인다고 했으니, 이제 바다 속의 미물인들 어찌 여러 사람의 입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마땅히 경내의 백성을 모아 노래를 지어 부르면서 막대기로 언덕을 치면 부인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공이 그 말을 따르니, 용이 부인을 받들고 바다에서 나와 바쳤다. 공이 부인에게 바다 속의 일을 물으니, 대답하기를, “칠보 궁전에 음식은 달고 부드러우며 향기롭고 깨끗하여 인간의 음식이 아니었습니다”라고 하였다. 부인의 옷에는 이상한 향기가 풍겼는데, 이 세상에서는 맡아보지 못한 것이었다. 수로는 용모와 자색이 세상에서 뛰어나 깊은 산이나 큰 못을 지날 때마다 여러 번 신물에게 붙들려갔다. 여러 사람이 해가를 불렀는데 가사는 다음과 같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남의 부녀를 빼앗아 간 죄가 얼마나 크냐. 네가 만약 거역하고 내놓지 않으면. 그물로 잡아 구워 먹으리라. 노인의 헌화가는 이렇다. 자줏빛 바위 가에. 잡은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