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

지리학

[ geography , 地理學 ]

요약 지역·장소·공간 등 인간 생활의 터전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들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지리(地理)란 한자로 '땅에 대한 이치'를 의미하며, 영문명 'geography'는 그리스어로 '지구(땅)에 대한 기술(記述) 또는 설명'을 의미하는 단어 'γεωγραφία'로부터 유래하였다. 다시 말해 지리는 동서양을 통해 오래 전부터 땅, 즉 지표면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어 왔으며, 지리학이란 이러한 지표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과 특징들을 조사·분석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지리학의 역사는 넓은 의미에서 인류의 역사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으나, 공식적인 기록에 의한 시작은 서양의 경우 B.C. 3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에라토스테네스로 본다. 그는 처음으로 지구의 크기를 측정하였는데, 실제 지구와 비슷한 크기로 추정하였고, 오늘날 'geography'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γεωγραφία'를 처음 사용하기도 하였다. B.C. 1세기~A.D. 1세기에 그리스의 학자 스트라보(Strabo)는 로마제국을 중심으로 한 당시의 세계지도와 함께 《지리학(Geographica》이라는 책을 저술하였고, 2세기경 프톨레마이오스(Ptolemaeus)는 기후대를 구별한 세계지도를 정리하기도 하였다. 동양의 경우 고대 중국의 《주역(周易)》에서 지리라는 용어가 등장하며, 풍수지리 사상 등에서는 고대로부터 동양적 지리적 관념들이 토속신앙과 연관되어 민간에 널리 퍼지기도 하였다.

중세 시대에는 이븐 하우칼(Ibn Haukal)이나 이븐 바투타(Ibn Battuta) 등 아랍인들이 여러 여행기들을 통한 지리학의 발전을 가져왔으며, 17세기 네덜란드의 지리학자 베르나르두스 바레니우스(Bernardus Varenius)는 《일반지리학》을 저술하였는데, 이는 오늘날 지역지리학과 계통지리학과 연결되는 지리학의 선구자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근대적 지리학은 19세기에 들어와 독일의 훔볼트(A.V. Humboldt)와 리터(C. Ritter)에 의해 기초가 세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자연 및 사회현상의 장소에 따라 다른 특색을 현지에서 측정하고, 이들 현상의 상호관계를 발견하여 지표면과 세계를 구성하는 여러 지역의 체계를 밝혔다. 그 뒤 독일에서는 페르디난트 폰 리히트호펜(Ferdinand von Richthofen), 프리드리히 라첼(Friedrich Ratzel) 등 다수의 연구자가 배출되었으며, 프랑스에서는 비달 드 라 브라슈(P. H. Vidal de la Blache), 드마르톤(E. de Martonne) 등이 지지(地志) 연구와 원리적 연구를 깊게 하였다. 특히 19세기 제국주의의 식민지배 정책이나 새로운 지역으로의 탐험 및 진출의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지리학은 많은 강대국들에서 중요한 학문 분야였으며, 국가적으로 지리학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도 하였다. 프랑스의 식민지리학, 영국의 왕립지리협회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20세기 이후 지리학은 현대적 학문으로서 체계가 잡혀가기 시작하였는데, 유럽의 여러 나라와 미국에서 지리학은 대학의 주요 강좌가 되었으며, 국가별로 지리학과 관련한 학회나 협회 등이 발달하였다. 또한 국제지리학연합·측량부·수로부·지지연구소 등 다양한 국제조직들이 생겨나 지리학의 발달에 공헌하였다.

현대의 지리학은 세계를 형성하고 있는 일반적·원리적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계통지리학과, 개개의 지역연구를 통해 지역성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역지리학(지지학)으로 분류된다. 전자는 다시 지구의 자연환경을 주제별로 연구하는 자연지리학과 인간에 의해 형성된 인문환경을 연구하는 인문지리학 등으로 세분되며, 이 둘을 통틀어 지도·통계·항공사진 등은 지리학의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최근에는 국토 및 지역 개발·자연재해·토지이용·도시계획·공업입지·환경문제·지리정보체계(GIS) 등 다양한 응용 분야가 널리 개척되어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