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리학

경제지리학

[ economic geography , 經濟地理學 ]

요약 경제 활동 및 경제적 현상을 지역·장소·공간 등 지리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연구하는 인문지리학의 한 분야.

인문지리학의 한 분야로, 인간의 경제 활동을 공간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지리적으로 해석·분석하는 학문을 가리킨다. 경제에 대한 내용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경제학과 유사한 면이 있으나, 경제학에서는 경제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법칙과 원리들을 수학적으로 이론화하는 특성을 가지는데 반해, 경제지리학에서는 경제 현상이 지역 또는 공간과 어떤 상관성을 가지고 그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고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경제현상을 지리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경제학은 장소나 지역에 상관없이 어느 곳에나 적용되는 일반화된 법칙을 추구한다면, 경제지리학은 경제현상의 지역적 차이, 즉 장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와 연관된 주제들을 연구한다고 할 수 있다.

경제지리학의 기원을 언제부터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19세기 말 영국 등 유럽에서 나타난 상업지리학을 그 시작으로 본다. 당시 유럽은 제국주의의 팽창 과정에서 세계를 식민지로 건설하던 시기로, 새로운 대륙과 나라들에 대한 정보, 특히 영토, 자원, 특산물, 산업, 무역 등과 관련된 경제적 정보들을 획득하고 이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상업지리학의 발달을 가져왔다.

또 하나의 경제지리학의 고전적 분야는 입지론(立地論)이다. 19세기 초 튀넨(J.H. Thünen)의 고립국(孤立國)이론, 20세기 초 공업과 관련한 베버(A. Weber)의 공업입지론, 20세기 전반 크리스탈러(W. Christaller)의 중심지이론으로 대표되는 각종 입지론들은 위의 상업지리학과는 다른 측면에서 경제지리학의 발달을 주도하였다.

이밖에도 경제지리학은 시대별로 다양한 주제나 특성으로 발달해왔는데, 특히 지리학의 시대적 변천에서 영향을 받아 그 강조점이 달라지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20세기 전반까지 지리학의 큰 철학사조를 형성했던 지역지리학적 전통이 강한 시기에는 지역의 차이를 밝히는 면에서 경제지리학이 발달하였고, 1950~60년대 공간과학으로서 실증적인 지리학이 발달한 시기에는 각종 공간법칙을 밝히는 관점에서의 경제지리학이 발달하였다. 1990년대 이후에는 미국의 경제학자 크루그먼(P. Krugman) 등의 영향으로 경제학에 지리적 관점을 도입하여 새로운 차원의 경제지리학을 발달시킨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를 신경제지리학(New Economic Geography)이라 부르기도 한다.

오늘날 경제지리학에서 다뤄지는 주요 주제로는 각종 경제현상들의 지리적 분포의 특성, 농업·공장·서비스업 등의 입지 특성, 무역 및 노동력 등의 국제적 이동, 경제지역의 연구, 경제활동에서의 지역의 차이, 세계화 및 지역화, 다국적기업 및 초국적기업의 활동, 자원과 자원문제, 지역개발과 환경문제 등이 있다. 또한 오늘날 경제지리학은 그 연구 영역이 넓고 다른 학문 분야와의 관련성도 많아, 학제간 연구도 다수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