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리학

정치지리학

[ political geography , 政治地理學 ]

요약 정치 현상을 공간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분석하는 인문지리학의 한 분야.

사회의 여러 현상들을 지리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학문을 인문지리학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정치 현상과 지리의 관계를 연구하는 계통지리학의 한 분야를 정치지리학이라 한다.

정치 현상이란 넓게는 인간 사회의 모든 문제들이 포함될 수 있지만, 특별히 권력과 공간의 문제, 한 국가의 형성·조직·발전과 관련된 위치 문제, 국경 문제와 분쟁, 영토와 영해 등 영역의 개념, 국가와 민족, 지역 문제 등이 전통적인 정치지리학의 연구 대상이 되어왔다.

정치지리학은 19세기 독일의 지리학자 프리드리히 라첼(Friedrich Ratzel, 1844~1904)에 의해 체계화되었다. 환경결정론의 시조로도 유명한 그는 '레벤스라움(Lebensraum; 생활권)'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는데, 이는 한 민족의 사회적 성장과 영토의 관계를 설명한 것으로 정치지리학의 현대적 시초로 언급된다. 부정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그의 생활권 개념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당의 영토 확장 야욕과 침략 역사의 이론적 근거가 되기도 하였다.

20세기 초 정치지리학은 스웨덴의 정치학자 쉘렌(J.R. Kjellen), 독일의 군인이자 지리학자였던 하우스호퍼(K.E. Haushofer) 등에게 계승되어, 지정학(地政學, geopolitics)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탄생시켰다. 당시 제국주의 국가들의 영토 확장과 식민지 개발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강대국 사이에서 지정학이 중요하게 여겨졌고, 실제로 국가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지정학 이론으로는 해퍼드 매킨더(Halford J. Mackinder)의 심장부 이론(Heartland theory), 머핸(A.T. Mahan)의 해양우세론, 스피크먼(N.J. Spykman)의 림랜드(Rimland; 주변지역) 이론 등이 있다. 그러나 지정학은 강대국들의 침략전쟁, 특히 독일의 침략 이론이 되었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평가와 함께 쇠퇴하게 되었다.

제2차대전 이후 정치지리학은 기존의 거시적 연구들과는 달리 국가 내부 문제에 대한 새로운 분야들이 개척되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정치지리학의 경우 국제관계론과 지역연구발전 이론의 기초가 되었으며, 영토문제는 국제법과 관련하여 정치지리학의 주요 과제가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시그프리드(A. Siegfried)가 선거행동과 지리적 배경의 관계를 연구하는 등 정치지리학은 점차 다양한 정치 문제와 관련한 지리적 주제들로 발전하였다.

지리학의 시대적 흐름에 따른 학문적 사조와 관련해서는 1970년대 주목받은 구조주의 지리학에서 사회구조나 정치문제, 또 이에 따른 사회참여로서의 지리학의 역할을 강조하며 정치지리학이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근래에 와서는 공간적 정의 문제(Spatial justice), 공간과 권력의 관계, 포스트모더니즘, 지역 격차, 국토 및 지역 개발, 지역과 관련한 각종 사회 문제, 국제적으로는 지역 분쟁, 각종 지역 연합 및 국제기구 등에 대한 연구 등이 정치지리학의 주요 연구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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