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

연금술

[ alchemy , 鍊金術 ]

요약 기원전 알렉산드리아에서 시작하여 이슬람 세계에서 체계화되어 중세(中世) 유럽에 퍼진 주술적(呪術的) 성격을 띤 일종의 자연학을 말하는데 비금속(卑金屬)을 인공적 수단으로 귀금속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서양에서 형상을 실체화하는 연금술 이론은 A.L.라부아지에의 실험적 원소개념이 확립되기까지는 오랫동안 영향을 미쳤다.

비금속(卑金屬)을 인공적 수단으로 귀금속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거의 같 무렵 중국에서는 도교(道敎)에서 나와, 복용에 의하여 사람이 장수하고 신선(神仙)으로 화할 수 있는 ‘단(丹)’, 즉 금의 제출(製出:鍊丹)을 추구하는 주술과 사상이 있어서 과학사상 서양의 연금술과 대비하여 중국연금술이라고 한다. 서양연금술은 E.J.홀름야드에 의하면 금속전환을 실현하여 사람에게 불로장수를 부여하는 힘(아마도 중국의 영향)을 가진 ‘철학자의 돌(philosopher’s stone)’, 즉 다른 이름 ‘엘릭시르(elixir)’ 또는 ‘팅크제(tincture)’의 제출을 추구하는 실천적 ·현교적(顯敎的) 연금술과, 물질적인 금속전환을 단순한 비유로 하고 기도와 귀의(歸依)에 의해 죄 있는 인간을 완전무결한 인간으로 전환시키는 신앙의 한 방식이 된 신비적 ·비교적(祕敎的) 연금술이 있다.

심리학자 C.G.융은 연금술의 표현형식이 된 심벌리즘(symbolism)에는 인간의 심리적 경향에 호소하는 것이 있고, 이것이 신비적 연금술을 성립시켰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고, 실천적 연금술에도 신비적 성격이 따르고 있었다. 어원적으로 알케미는 아랍어 알키미아 alkimia가 유럽어화(語化)한 것으로, 그 정관사 al을 제외한 어근 kimia는 한 설에 따르면 ‘흑토(黑土)의 나라’, 즉 이집트를 뜻하는 이집트어 캠 khem에서 유래하며, 금속의 용융 ·주조를 뜻하는 그리스어 키마 khyma에 유래한다는 설도 있다.

연금술이 헬레니즘의 이집트에서 싹튼 것은 그리스 자연철학의 물질관에 기초하여 금 ·은의 형상을 가열 ·증류 ·승화 등의 수단에 의하여 추출하고 이것을 비금속의 질료에 부여하여 형상 전화를 실현하려는 착상이 이집트의 전통적인 고도한 야금 기술, 합금 ·착색에 의한 금 ·은과 외견상 비슷한 재료를 얻으려는 금속 가공기술에 결합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집트 ·바빌로니아 ·메소포타미아 등 중동지역의 신비주의 관념과, 기술을 주술로서 파악하는 고래의 관념이 그리스 철학과 유착하고, 여기에 덧붙여 천체와 금속을 관련짓는 점성술 사상도 포섭되어 연금술은 그 발단부터 복잡한 내용을 갖추고 있었다. 알렉산드리아 연금술의 대표적 저작자로는 BC 2세기쯤 그리스어 책 《피지카》의 작자 볼로스 데모크리토스, 금속의 화학 변화 등에 관하여 많은 기록을 남긴 3세기의 조시모스 등이 있다. 이 시대에 유리 ·도기를 재료로 하는 증류기(蒸溜器)가 발달하고, 금 ·은의 분리 ·정제 기술이 고도화되어 있었던 것은 주목할 만하다.

알렉산드리아 연금술은 페르시아 ·시리아 등을 거쳐 이슬람 세계에 계승되어 왕성한 상공업적 활동을 배경으로 하여, 연금술은 이론체계 ·기술적 내용과 더불어 발달하여 화학의 전신(前身)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8세기 자비르 이븐 하이얀은 아리스토텔레스원소론을 금속 전환으로 교묘히 적합시켜 금속의 직접적 원질을 ‘수은’ 및 ‘’이라고 하고 둘의 배합의 적정화와 순화에 의하여 금속전환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만들었다. 자비르 저작이라고 여겨지는 문헌은 매우 많고 대부분은 10세기에 일어난 한 분파종단(分派宗團)의 신자의 저작이라고 추측되며 진짜 작자는 확정할 수 없으나, 자비르 저작의 하나에는 질산의 제조법에 관해 최초로 기재되고 있어 화학으로서의 연금술사상 주목된다. 라제스(라지)는 다수의 화학물질에 분류방식을 부여하고, 증류 ·승화 ·용해 ·여과 ·결정 ·아말감화(化) 등의 화학조작과 화학장치의 정확한 기재(記載)를 남겨 연금술의 이론적 ·기술적 성격을 한층 명확하게 하였다.

유럽 세계에 이슬람 연금술을 최초로 소개한 것은 로버트 오브 체스터(한때 에스파냐에 체재함)가 1144년에 완성한 라틴어역서 《연금술 구성의 서(書)》라고 한다. 이것에 이어 많은 연금술 문헌이 라틴어로 번역되어 A.마그누스 ·R.베이컨도 사술적(詐術的) 연금술을 비판하면서도 연금술의 이론을 지지하였다. R.룰루스 등의 이름으로 발간된, 대부분 위작(僞作)이라고 여겨지는, 다수의 저작이 연금술에 대하여 과대 ·불명료한 기재를 하고, 한편 앞에서 말한 연금술에 관한 많은 저작이 만들어졌다. 유럽 연금술을 화학의 전신이라는 뜻에서 대표적인 저작은 앞의 자비르의 라틴어 이름 게베르의 이름이 붙은 《비법집대전(祕法集大全)》을 비롯한 일련의 저작이다. 이들 저작 연대는 13세기라고 추측되며 저작자는 에스파냐에 있던 무어계(系)의 유럽인으로 아랍문헌으로부터의 번역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그 이론적 ·기술적 내용이 이슬람 기원인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여러 가지 금속의 물리적 ·화학적 성질, 무기산의 제조법과 이것에 의한 금 ·은의 분석, 정제 등 화학적 ·기술적 내용은 화학의 전신이라고 하기에 합당한 정확성을 갖추고 있다.

의료화학(醫療化學)의 대표자 P.A.파라켈수스는 물질의 원질을 ‘수은 ·황 ·’이라고 한 점에서는 연금술의 이론을 계승하면서도 금속전환을 사실상 가공적인 것이라고 물리쳤고, 연금술은 점차 자연학으로서의 구실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러나 형상을 실체화하는 연금술 이론은 ‘수은 ·황’ 설(說)을 뿌리친 R.보일 이후에도 A.L.라부아지에의 실험적 원소개념이 확립되기까지는 오랫동안 영향을 남겼고, 플로지스톤설(phlogiston theory)도 연금술적 물질관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다. I.뉴턴도 금속전환의 가능성에 관심을 가지고 문헌을 섭렵하였다.

중국연금술은 신선관을 제외하면 물질관에 있어서는 서양연금술과 기본적으로 공통되는 점이 있고, 음양이원설(陰陽二元說)에 서서 ‘금’을 양, ‘수은’을 음이라고 하여 수은을 연단에 불가결한 물질이라고 하였다. 4세기의 도사 위백양(魏伯陽)의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는 중국연금술의 가장 오래 된 문헌이며, 역시 4세기 갈홍(葛洪)의 저서인 《포박자(抱朴子)》도 연금술의 집대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