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금

합금

[ alloy , 合金 ]

요약 금속에 이것과 다른 원소를 한 가지 이상 첨가하여 얻은 것으로 금속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다. 첨가하는 원소는 꼭 금속원소일 필요는 없으며, 그 목적에 따라 베이스인 금속 특색을 살리고 이것을 개량하는 것과 베이스인 금속의 결정을 보완하여 그것을 개량하는 것으로 구별된다.

첨가하는 원소는 꼭 금속원소일 필요는 없고 탄소·황과 같은 비금속원소 또는 수소·산소와 같은 기체인 원소도 좋다. A금속에 다른 원소 B를 첨가했을 때 서로 완전히 녹아서 혼합하지 않고, A는 순(純) A, B는 순 B로 전혀 별개의 것이 되는 경우도 있으나, 보통은 어느 정도까지 A의 결정 속에 B가 녹아 들어가서 고체이면서 용액과 같은 고용체(固溶體)를 만든다. 이처럼 고용되는 정도는 A와 B의 원자가 지니는 성질의 차이가 클수록 작아지나, 이 한도를 넘으면 A와 B의 원소가 어떤 비율로 혼합되어 이루어진 별개의 결정형인 고체로 되는 일이 많다. 이 경우, 이 새로운 고체의 결정 속에서의 A, B 두 원자의 비율은 m:n처럼 일정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것을 금속간화합물 AmBn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화합물은 보통 화학에서 배운 화합물과는 다르므로, m, n의 값은 그 원소의 원자가(原子價)와 관계가 없다.

A금속 속에 B금속이 고용되는 정도, 즉 용해도는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을수록 크므로 고온으로 하여 용해도 내에서 B가 녹아들어가도록 한 다음 급랭시키면 저온도(低溫度)에서는 포함하지 못할 정도의 B를 포함한 채 상온에 도달한다. 이것을 그대로 상온에 두든지 또는 다소 가열하면 본래 불합리한 비평형상태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서 여분의 B원자를 고용체에서 내보내는 변화가 일어난다. 이 변화가 진행됨에 따라 합금은 처음에는 단단해졌다가 어느 시기가 지나면 다시 연화(軟化)된다. 이 전반의 경화(硬化)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어나므로 시효경화(時效硬化)라고 하며, 여분의 B원자가 별도의 고체를 석출하기 위한 경화이므로 석출경화(析出硬化)라고도 한다. 두랄루민이 상온에서 단단해지는 것은 이러한 원리를 따른다.

어떤 종류의 금속은 온도에 따라 결정형을 바꾼다. 이것을 변태(變態)라고 하는데, 이러한 변태가 일어나는 온도·속도는 다른 원소를 가하여 합금으로 만듦으로써 달라진다. 철에 탄소가 들어 있는 합금인 강(鋼)에서는 900℃의 순철에서 일어나는 면심입방결정(고온)-체심입방결정(저온)의 변화가 탄소가 들어감에 따라 저온에서 일어나게 되고, 또한 그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게 되므로 면심입방결정의 강을 급랭하면 체심입방결정으로의 변화가 도중에서 저지당하여 중도의 상태가 얻어진다. 이 상태는 매우 단단하므로 이 처리를 하면 강을 강하고 단단하게 할 수 있는데, 이것을 강의 담금질이라 한다.

이와 같이 합금으로 만들어 급랭하거나, 그 후에 열처리를 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필요로 하는 특성을 가지게 하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열처리를 하지 않고 다른 원소를 첨가하는 것만으로도 순금속보다 일반적으로 단단하고 강하게 되며, 가공했을 때 경화(가공경화)도 크게 되고 전기저항도 높아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내식성(耐蝕性) 등이 개선된다. 또 구리합금에서는 금속의 색이 붉은색에서 금색으로, 다시 은색으로 변한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기 위해서 합금을 만드는 일도 많다.

A금속에 B금속을 가할 때 가한 양에 따라서 어떤 상태로 되고, 그것이 온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가는 합금의 평형상태도(平衡狀態圖)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를 위하여 많은 합금계에 대한 평형상태도가 연구되어 책으로 나왔다. A, B 두 가지뿐만 아니라 세 가지 이상의 원소로 이루어진 합금에 대해서도 평형상태가 되는 것이 여러 개 있다.

합금을 만드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별할 수 있는데, 하나는 베이스인 금속 특색을 살리고 이것을 개량하기 위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베이스인 금속 결정을 보완하여 그것을 개량하고자 하는 것이다. 구리의 뛰어난 전기전도도와 내식성을 살리고 강도를 향상시킨 고력고전도합금(高力高電導合金)인 저베릴륨구리, 알루미늄의 가벼운 장점을 살리고 강도를 크게 향상시켜 항공기체 재료로 적합하게 한 두랄루민은 전자(前者)의 예이고, 철에 크로뮴·니켈을 가하여 철의 부식하기 쉬운 결점을 제거하고 강도를 향상시켜 염가(廉價)라는 특색을 살린 스테인리스강은 후자(後者)의 예이다.

합금을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성분금속을 혼합하여 도가니에 넣고 녹이면 되지만, 이 방법으로는 균일한 합금을 만들기가 어려운데, 두 합금의 끓는점이 크게 다를 때는 끓는점이 낮은 금속 쪽이 많이 휘산(揮散)하여 원하는 성분으로 되지 않거나, 비중의 차이가 클 때는 무거운 원소가 도가니 밑바닥에 가라앉아 균일하게 되지 않는다. 또 한쪽 금속이 너무 활성이기 때문에 대기 중에서 용해하면 연소하여 대부분이 산화물로 되는 등 여러 문제가 생긴다. 그러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바라던 양만큼 원소 또는 금속이 정확히 포함되고 또한 성분이 균일한 합금을 만들기 위하여는 기술이 필요하며, 이것이 합금 제조기술의 중요한 부분으로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