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어

그리스어

[ Greek language ]

요약 그리스 본토와 튀르키예·알바니아 등에서 사는 그리스인이 사용하는 언어.

개관

계통적으로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며, 그리스어파(語派)를 이룬다. 그리스어의 역사는 '미케네의 그리스어'로 쓴 문서에서 시작한다. 이 문서는 점토판에 새겨져 있었는데, 화재로 탄 채 건조한 토지에 매몰되어 있었다. 이것은 크레타섬크노소스궁전펠로폰네소스반도의 각지에서 출토되었는데, 1952년에 이 언어를 그리스어라고 밝혔다.

그리스어에는 고대 그리스어와 근대 그리스어가 있다. 즉 1828년 튀르키예의 기나긴 지배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이래, 고대 그리스어인 카사레부사(기록하는 언어)와 근대 그리스어인 데모티케(말하는 언어)라는 두 가지 언어 체계로 나누어졌다. 그런데 십수 년이 지나면서 너무 복잡하여 데모티케로 통일해버렸다.

그래서 그리스 영토에서 일상적으로 말해지고 있는 것은 데모티케라 불리는 근대 그리스어다. 그러나 지금도 고대 그리스어가 사용되는 예가 있다. 고대 그리스연극 등에서 극중의 대화에 당시의 언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원래 고대 그리스어란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서 시작되어 슬라브어에서 영어에 이르기까지, 유럽 세계의 모든 언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언어다.

근대 그리스어는 3가지 특징이 있다. 첫번째는 모든 방언을 포함하는데, 이 방언들은 서로 너무 달라서 다른 언어처럼 보일 수도 있다. 두 번째는 별개 형태인 데모티케인데, 이 구어체는 오늘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세 번째는 아티카학파가 말하는 순수한 언어인 카타레부사로, 오늘날에는 주로 전문 서적에 많이 쓰인다. 1976년 데모티케가 그리스어의 공용어가 되면서 정부의 공문서와 공문, 교육, 신문, 그리고 문학작품에도 카타레부사 대신 데모티케를 쓰고 있다.

그리스어는 4000년 동안 구전되었고 3000년의 문자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럽어다. BC 14세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34세기에 걸친 역사를 지니고 있어서, 인도유럽어 가운데 가장 역사가 깊고 자료도 많다. 그리스어는 무엇보다도 매우 풍부한 어휘와 유연한 문장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언어다. 고대 그리스와 중세의 비잔티움제국, 그리고 그리스도교 교회와 그 문화는 서유럽세계의 형성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영향을 끼쳤다.

선사시대 그리스어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는 그리스어의 사용자가 역사시대의 그리스에 들어온 것은, 대체로 BC 2000년을 약간 지난 무렵이라고 생각된다. 이 무렵에 인도유럽민족의 일부가 남하(南下)하기 시작하여, 그리스·소아시아 등지에 들어갔으며, 나아가서는 페르시아에서 인도를 향하여 이동하였다. 그리스에 들어간 그리스인의 조상들은 이곳에 청동기시대부터 있었던 상당히 고도화된 문화단계의 선주(先住) 민족과 접하게 되었다. 그리스어는 여기서 많은 차용(借用)을 한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 것은 Korinthos, Parnassos 등 많은 지명에서도 볼 수 있는 -nth-, -ss-가 든 hyakinthos(히아신스), kyparissos(사이프러스), narkissos(수선화) 등 식물명과 asaminthos(목욕통) 따위의 문화어(文化語)다.

그들은 토착문화와, 예로부터 화려하게 발달한 크레타섬의 문화를 섭취하여, BC 16세기 이후 그들 자신의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었다. 이를, 그들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던 펠로폰네소스반도 북동부의 미케네(미케나이) 성(城)의 이름을 따서 미케네 문화라 부른다. 이 문화는 많은 유적 외에 크레타섬의 문자를 고쳐 만든 특수한 음절(音節)문자로 된 수천 개의 점토판(粘土板) 문서를 남겼다. 이는 BC 15∼BC 3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며, 그 언어는 역사시대의 아르카디아 방언과 가장 가깝다.

그리스어 역사시대

그리스 문화는 BC 1200년경에 갑자기 모습을 감추었고, 그리스 문자도 따라서 잊혀졌다. 그래서 BC 800년 이후에 참다운 고전시대의 역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혼란과 암흑의 시대가 계속되는데, 그 동안에 그리스어는 많은 방언으로 갈라졌다. 이를 크게 나누면 아티카·이오니아 방언, 아르카디아·키프로스 방언, 아이올리스 방언, 북서 그리스 방언, 도리스 방언 등이 있다.

전자의 두 방언과 후자의 두 방언은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다. 아르카디아·키프로스 방언들과 북서 그리스 방언 이외의 방언은 각각 문학을 발전시켰다. 그 바탕이 된 것은 이오니아와 아이올리스의 혼합방언을 사용한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쓰인 언어였다. BC 6세기 후반에 이오니아에서 산문(散文)이 생겨났고, BC 5세기 후반 이후에는 아테네를 수도로 하는 아티카 방언에 의한 산문이 득세하여 표준어가 되었다. 이 방언이 마케도니아 제국에서 사용되자, BC 3세기 이후부터 이를 모체(母體)로 한 코이네(Koine)라 부르는 그리스어가 그리스 세계 전체에서 쓰이게 되었다. 신약성경에 쓰인 것도 이 언어다. 그 후 그리스어는 동(東)로마의 용어가 되어,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소아시아와 이집트에서 사용되었다. 그러나 아라비아족(族)과 슬라브족(族)의 침입으로 그 사용범위가 차차 좁아져, 지금은 발칸반도 남단의 그리스 본토, 에게해(海)의 섬들과 키프로스섬들에 국한되어 있다.

그리스어 언어적 변천

그리스어는 대부분의 경우 s와 y, 그리고 w를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에 크게 변화하였다. 모음은 옛 형태를 잘 지켜 왔으나, 고전시대를 지난 BC 3세기 이후에 급속히 변화하여 2중모음이 없어졌다. BC 5세기의 모음체계는 AD 1세기에 이르러서 모음의 장단마저 잃었으며, 5세기에는 고저(高低) 악센트가 강약(强弱) 악센트로 바뀌었다. 자음도 ph>[ψ], th>[θ], kh>[χ], b>[β], d>[δ], g>[그리스어 폰트 이미지 1]가 되었다.

그리스어는 형태가 복잡하며, 옛날의 ‘애스펙트[相]’라고 하는 동작 시제가 아니라, 어떻게 행해지는가를 나타내는 많은 형태를 가진 동사와, 자유롭고 유연한 조어능력(造語能力)이 그 특징이다. 또 동사는 시제(時制)마다 분사를 가진다. 또한 직접법과 명령법 이외에, 시제마다 접속법과 희구법(希求法)의 형태가 있어서, 이상과 같은 많은 형태에 의한 복잡하고도 세련된 문장구조가 만들어졌다. 현대 그리스어는 희구법·미래·완료와 함께 부정형(不定形)의 형태를 상실하였으나, 옛 형태를 많이 보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