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루스문서

요약 이집트의 나일강변에서 자라는 파피루스의 줄기를 세로로 얇게 잘라 종횡으로 배열하여 밀착시킨 용지에 기록한 고문서(古文書).

파피루스 만드는 과정

파피루스 문서는 이집트 나일 강변에 주로 서식하는 줄기식물인 파피루스로 제작된 고문서이다. 파피루스 속 줄기를 약 40센티미터 길이로 잘라 세로로 얇게 쪼개어 종횡으로 겹치게 배열하여 압착한 뒤, 일정 기간 건조시켜 표면을 돌이나 조개껍질 등으로 문질러 매끈하게 만든 파피루스 용지를 고대인들이 기록에 사용했었다. 이집트의 기후가 파피루스의 서식에 적당하므로 주로 이집트 등지에서 제작, 사용되었으며, 후에 지중해 연안 국가로 전해져, 그리스, 고대 이탈리아, 비잔틴 등지에서도 사용되었다.

이집트에서는 제5왕조(BC 2494∼BC 2345)시대부터 쓰기 시작하여 아랍인들이 종이를 도입한 AD 9세기까지 약 3500년 이상이나 사용되었다. 종이가 도입된 후에도 파피루스 사용은 계속되어, 1057과 1087년에 아랍어로 기록된 문서가 현존하고 있다. 또한 1100년경에 비잔틴 제국에서 작성된 문서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피루스 문서에 쓰인 용어는 고대 이집트의 신관문자(神官文字)와 민중문자(民衆文字), 아람어 ·히브리어 ·헬라어 · 라틴어 ·콥트어 ·아랍어 ·고트어(語) 등 여러 언어에 이른다. 

고대 이집트어로 된 파피루스 문서는 피라미드 등 왕조 고분에서 출토되었는데, 왕조의 연대록, 역수학(曆數學) ·의학서, 종교 이야기, 사자(死者)의 서(書), 교훈 ·시문(詩文) ·민간문학 ·서간(書簡) 등은 고대 이집트학(學)의 귀중한 연구대상으로 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BC 1550년경에 쓰여진 고대 이집트 의학서인 <에베루스(Ebers) 파피루스>와 BC 1990년경인 제 12왕조 시기에 쓰여진 수학의 <린드(Rhind) 파피루스> 등이 특히 유명하다.

파피루스 문서는 왕조 고분 외에도 파이윰 ·옥시린쿠스 ·엘레판티네 등 이집트의 여러 고대 도시의 폐허에서도 많이 출토되었다. 파피루스 용지는 24×15 cm 정도의 크기가 보통이며, 그 밖에 크고 작은 여러 종류가 있다. 서적의 경우는 20매씩 잇대어 붙여 1권으로 시판되었는데, 가장 긴 것은 890 cm나 되었으며, 20매를 겹쳐서 책으로 만들어 기록하는 경우도 있었다. 파피루스의 제조는 프톨레마이오스 왕가(王家)의 엄격한 전매사업의 하나였다. 또, 파피루스에 의한 사본(寫本)제조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중요사업의 하나였으며, 왕가의 재원(財源)이 되었다.

그러나 고대 사학자들이 중요시 여겼던 파피루스 문서는 주로 그리스어 문서로서, 오늘날까지 출판된 그리스어 파피루스 문서는 약 2만 3000통(通)에 이른다. 그 중 문학적 파피루스로는 티모테오스의 시극(詩劇) 《페르시아인(人)》, 의 희극, 의 《》, 많은 변론편(辯論篇), 시 및 극문학 작품 등이 전해지고 있다. 종교적 파피루스 문서로는 그리스도교 문학 중 《마리아의 복음서》 《바울로 행전(行傳)》 등이 중요한 고전으로 여겨졌다.

또한 3-4세기 경의 그노시스 파(派)성경과 이에 대한 콥트어 주석이 기록된《나그함마디 문서》가 1945년 이집트에서 발굴되었으며, 1947년에는 사해 부근의 쿰란 지역 동굴에서 1-2세기경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리스도고 관련 필사본들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파피루스 문서들은 유대교와 초기 그리스도교의 관계를 규명하거나, 성서 기록의 정확한 연대를 추정하는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역사 학계의 큰 수확으로 평가받는다. 비문학적 파피루스 문서로는 각종 법령(法令), 재판 관계 문서, 징세 관계, 등기류 공문서와 사문서(私文書)로는 결혼계약서, 유언장, 각종 편지 등이 있다.

이러한 파피루스 문서의 출현으로 고전학(古典學)은 새로운 연구분야를 열었으며, 특히 고전 정본(定本)의 복원 교정 ·비평, 문전학(文典學)이 활발해져,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를 비롯한 지중해 문명권에 대한 새로운 구명(究明)이 이루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