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극

신극

[ 新劇 ]

요약 1894년 갑오개혁 이후 서유럽 근대극(近代劇)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한국의 연극.

그 이전의 전통극인 가면극 ·인형극 ·판소리 등 구극(舊劇)에 대응하는 명칭이다. 대개 한국의 신극은 1908년을 기점으로 본다. 이 해에 한국 최초의 신극장(新劇場)이라 할 원각사(圓覺社)에서 이인직(李人稙)의 신소설은세계(銀世界)》가 각색 ·상연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1902년 협률사(協律社)가 한국 최초의 상설 실내극장으로 개설되기는 하였으나 신연극에 대한 목적의식이 없었던 데 반하여 이인직은 처음부터 신연극의 상연을 뚜렷이 표방하고 나섰다. 따라서 한국의 신극사는 대체로 이 때부터 본궤도에 올랐다고 보지만 거기에는 아직 전근대적인 요소가 더 많이 개재해 있었다.

한국의 신극운동이 과도기적 단계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근대성을 세워 나간 것은 1920년대 들어와서부터였다. 1923년 일본 도쿄[東京] 유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발족한 신극단체 토월회(土月會)는 한국 신극운동의 선구적인 위치를 차지하였다. 토월회는 당초에 순수문학동호회(同好會)로 출발하였으나 방학귀국 선물로 연극공연이 좋겠다는 데 뜻을 모아 1923년 7월 4일 조선극장에서 제1회 공연을 가진 후부터 연극단체로 전환하였다. 제1회 공연의 레퍼토리는 E.필롯의 《기갈(飢渴)》(1막), 체호프의 《곰》(1막), 버나드 쇼의 《그 남자가 그 여자의 남편에게 어떻게 거짓말을 하였나》(1막) 및 토월회 구성원인 박승희의 《길식(吉植)》(1막) 등 주로 번역극의 단막물이었다. 그 이후 1932년 5월 극예술연구회(劇藝術硏究會)가 본격적인 현대극운동을 전개하는 등 여러 단계의 연극활동기를 거쳐 강렬한 실험을 지도하는 현대연극으로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