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림

소나무림

[ Pinus densiflora forest ]

소나무림(국문) Pinus densiflora forest(영문)

상관상 소나무가 우점하고 있는 식물 군락이다. 소나무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이고, 쓰임새가 많아 마을 주변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자연조건에서 천이의 초기 군락으로 참나무림으로 천이가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건조하고 척박한 자연적인 입지 조건(능선부나 하천변)에서 자연림이 잘 형성되고 유지된다. 한반도에서 소나무림의 넓은 분포는 인간에 의한 천이진행의 방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나무림은 다양한 원인으로 면적이 줄고 있다. 동해안 지역에서 넓은 면적의 소나무 단순림은 대형 산불이 일어나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경상북도 울진군 소광리지역에 분포하는 소나무(금강송)의 모습. (출처 :한국식물학회, 이규송)

강릉시 대관령의 금강소나무 숲길의 풍경. 대관령의 소나무림은 1920년대 씨를 뿌려 조성한 숲으로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금강송 군락이다. (출처 :한국식물학회, 이규송)

오대산국립공원내 소금강 일대의 암벽지대에 발달한 소나무 군락의 모습. (출처 :한국식물학회, 이규송)

목차

소나무의 학명은 Pinus densiflora Siebod & Zuccarini 이다. 소나무의 학명은 지볼트(Phillip Franz Balthasar von Siebold)와 추카리니(Joseph Gerhard Zuccarini)에 의해 명명되어 1842년에 발표되었다.1) 속명 Pinus는 소나무류를 총칭하는 것으로, 산을 의미하는 ‘Pin’에서 유래하였다. 종소명인 densiflora는 촘촘하다는 의미인 ‘densus’와 꽃이 핀다는 ‘florens’ 또는 ‘floreo’의 두 단어를 합성한 것으로 촘촘하게 꽃이 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1) 우리나라에서는 소나무가 정식 이름이지만 줄기가 붉어서 적송이라고도 부르고, 내륙에 분포한다고 육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소나무는 상록 침엽교목으로 수고 25∽30 m에 이르고, 흉고직경은 1.8 m(보통 60∽100 cm)까지 자라고, 최고수령은 400∽50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1) 수피는 적갈색을 띠고, 오래 되면 인편 모양으로 벗겨진다.2) 빛을 좋아하는 양수로 심근성이고, 측근도 잘 발달한다. 잎은 두 장씩 나고, 8∽14 cm로 부드럽다. 잎의 수명은 3년이지만 여건에 따라 일찍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소나무의 꽃은 수꽃과 암꽃이 함께 달리고 4∽5월에 핀다. 수꽃은 노란색으로 새순가지에 촘촘하게 달리고 암꽃은 새로 난 가지 끝에 붉은 색으로 달린다. 수분은 바람에 의해 이루어지는 풍매화로 수분된 화분은 바로 수정되지 않고, 이듬해 봄에 꽃가루가 발아하여 난핵과 결합하여 수정한다. 수분이 이루어진 암꽃은 유구과로 1년을 보내고, 수정이 이루어지는 이듬해 9∽10월에 솔방울로 성숙한다.1) 솔방울의 실편에는 각각 2개씩의 종자가 들어있고, 솔방울 한 개에는 약 10∽60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씨앗은 바람에 잘 날아갈 수 있도록 날개를 달고 있다. 종자의 평균 길이는 5.1 mm이고, 폭과 너비는 각각 2.8과 1.9 mm이다. 소나무의 염색체는 12쌍으로 이루어진 24개이다(2n = 24).1)2)

소나무의 생태형

우리나라의 소나무는 사는 지역에 따라 그 형태가 다소 다르다. 생태학에서는 같은 에 속하지만 그 지역의 환경에 오랫동안 적응한 무리들을 생태형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사는 소나무는 지역에 따른 유전자와 지소에 따른 환경의 차이에 의해 매우 다양한 형태의 소나무를 볼 수 있다.

강원도 북부와 함경북도 동해안에 분포하는 동북형, 강원도 중남부와 경북의 동해안과 내륙에 분포하는 금강형, 경상남도 경주, 포항 일대에서 분포하는 안강형, 지리산 일대에 분포하는 위봉형 그리고 서해안과 남해안 일대에 분포하는 중남부평지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3) 이 중 가장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소나무의 유형은 금강형 소나무로 금강송, 강송 혹은 춘양목 등으로 불리고 있다.3) 금강송은 줄기가 매우 곧고, 지하고가 높은 수형을 지니며, 마디 길이가 길고, 수관폭이 좁은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임업적인 가치가 매우 크다.1)

소나무의 품종과 변이

소나무는 다양한 품종이나 변이를 가지고 있다. 반송(Pinus densiflora for. multicaulis)과 황금송(Pinus densiflora var. aurea)은 조경용으로 많이 이용되는 소나무 종류이다. 반송은 줄기가 1 m 이하에서 여러 개로 갈라져 수관이 우산 모양을 이룬다. 황금송은 침엽의 기부는 녹색이나 그 밖의 부분이 황금색을 띠는 소나무 종류이다.1) 가지가 아래로 처져서 자라는 나무를 처진소나무(Pinus densiflora for. pendula)라고 한다.2) 여복송(Pinus densiflora for. congesta)과 남복송(Pinus denflora for. aggregata)은 솔방울이 달리는 위치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여복송은 다른 소나무와 달리 가지 끝에 소나무의 암꽃이 수십 개가 모여 달린다. 남복송은 수꽃이 달려야 할 위치인 가지 아랫부분에 암꽃이 달려 있다.1)2) 이러한 형태적 특성들은 유전적인 특성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소나무림의 분포

소나무는 한반도, 러시아 연해주지역, 중국의 만주와 산둥반도의 일부 지역 그리고 일본의 홋카이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 분포한다.1) 한반도에서는 개마고원의 고지대를 제외하고 거의 전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수직적으로는 남부지방에서는 해발고도 1200 m 이하에서, 중부지방에서는 1000 m 이하에서, 그리고 북부지역에서 900 m 이하에서 자란다. 지리산 반야봉 지역에서는 1800 m에서도 자생하는 소나무가 있다. 소나무가 가장 잘 자라는 해발고도는 200–400 m의 범위이다.1)4) 분포상으로 보아 소나무는 한반도와 일본 열도를 대표하는 나무라 할 수 있다.

소나무림의 생태적 특성

소나무는 인간의 자연관리 활동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산지사면의 소나무림의 경우 인간의 간섭이나 숲가꾸기 사업과 같은 간벌과 하예작업이 없다면 참나무림으로 쉽게 천이가 진행된다. 최근 소나무림이 줄어들고 혼합림이나 활엽수림이 늘어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소나무림에 대한 인간의 간섭이 줄어드는 지역이 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솔잎혹파리와 재선충과 같은 해충피해, 산불피해 그리고 마을 주변 소나무림의 개발 등으로 인한 것이다.5)

소나무는 암벽과 같은 척박한 입지조건에서 잘 견딘다. 훼손지나 침식지형 그리고 하천 범람원의 자갈땅 및 모래톱과 같이 미네랄 성분이 노출되거나 축적된 천이초기 환경에서 잘 적응한 양수이다. 5) 즉, 볕이 많이 들고, 토심이 얕은 혹은 자갈이나 모래 성분이 많은 비옥하지 않은 조건을 잘 견딘다. 따라서 소나무는 바위능선, 암벽, 사면, 계곡, 저산지, 구릉지, 하변, 해변 등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입지조건에서 정착과 생장이 가능하다.

다른 지역과 달리 사면, 저산지 및 구릉지의 소나무림은 아주 빠른 속도로 천이가 진행되어 활엽수림으로 전환되고 있다.4) 암봉, 암벽, 바위능선지역은 유기물이 거의 없는 척박지이고, 번개가 자주 쳐 화재교란이 빈번한 지역이다. 열악한 입지조건에서 소나무는 외생균근과 공생관계를 형성한다. 하천범람원의 자갈밭이나 모래톱지역은 수분공급과 토양유기물이 풍부하지만 배수가 잘 되어 수분보유력이 약하고, 빛 조건이 좋아서 입지의 온도가 높아서 건조해 지기 쉽다. 바람에 의해 산포하는 소나무는 이러한 일시적인 서식지를 선점할 수 있다.4)

소나무림이 많이 분포하는 지역은 화강암과 화강편마암을 모암으로 생성된 모래질이 많은 산성토양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기후가 허락하는 지역이라면 어디든 분포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소나무림은 과거에 초지나 관목림이었던 지역에 출현하던 진달래와 철쭉, 큰기름새, 새 그리고 억새류가 많이 출현한다. 진달래류는 숲 그늘에서 발아와 생장이 매우 어렵다. 벼과 식물들도 개화율이 매우 낮다. 이것은 과거 훼손지였던 초지나 관목림과 같은 개방지에 소나무림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즉, 과거 교란지 식생의 흔적으로 그러한 종들이 잔존하고 있는 것이다.4)

소나무림의 재생

소나무림은 참나무림과 달리 숲틈이 형성되어 스스로 소나무림으로 재생하지 않는다, 소나무림이 재생하는 곳은 암석지형, 화재이후의 능선과 같은 침식지역, 참나무와의 경쟁이 거의 식생이 없는 지역 뿐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소나무림은 과거 수백 년 간 교란을 받았던 초지나 관목림 지대이다. 소나무림에서 경쟁이 되는 참나무들이 하층에 많이 있는 경우 인간에 의한 제거가 없다면 아주 빠르게 참나무로 천이가 진행된다.4)

피톤치드가 많은 소나무림

소나무 잎은 피톤치드를 생성한다. 소나무는 미생물과 다른 식물들의 생존 생장 및 생식을 억제하는 물질을 생성하고 분비한다. 따라서 소나무잎은 분해가 잘 안되어 건조한 곳에서는 부식되지 않은 낙엽이 두껍게 쌓여 있다. 이로 인하여 소나무림의 임상은 식물상이 빈약한 곳이 많다. 소나무의 낙엽과 잎에서는 다양한 mono-terpenoid 화합물이 분비되는데, 특히 베타-피넨 성분이 많이 검출되었다.6) 곰솔, 리기다소나무 및 소나무 모두 비슷한 성분들을 가지고 있는데, 곰솔과 리기다소나무가 소나무보다 mono-terpenoid의 종류와 양이 더 많다.6) 소나무를 비롯한 침엽수림 대부분이 많은 피톤치드를 생성하고, 다른 식물의 생존과 생장에 영향을 주는 상극작용 물질을 많이 분비하며, 상록수이므로 숲 바닥에 사는 식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빛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대부분의 침엽수림은 활엽수림보다 생물종다양성이 낮은 경향이 있다.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림

소나무 단순림은 산불에 취약하다. 특히 흉고직경이 5∽20 cm 사이의 소경재이면서 임분 밀도가 높고, 지하고가 낮은 임분은 산불피해가 크다. 소나무가 특히 산불에 취약한 이유는 나무에 수지가 많고, 분해가 느려 낙엽이 많이 쌓여 있으며, 절간생장으로 인한 가지가 많아서 가지치기가 이루어지지 않은 숲일수록 더욱 불에 취약하다.1) 봄철, 강한 바람이 불고, 건기가 지속되며 대규모 소나무 단순림이 분포하는 동해안 지역은 예로부터 대형 산불의 주된 발생 장소이다. 대부분의 산불 피해지역을 자연 복원시키면 산불 전 하층에서 자라던 참나무에서 맹아가 자라나서 참나무림으로 발달한다. 따라서 산불은 소나무림을 참나무림으로 천이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동해안의 저지대에는 소나무림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넓은 면적의 소나무림은 대형 산불에 매우 취약하다. 강릉시 주변 야산의 소나무림의 모습이다. 사진 속의 나지는 산불피해 후 조림을 위해 화재목을 벌목한 모습이다. (출처 :한국식물학회, 이규송)

한반도에서 소나무는 언제부터 우점하게 되었나?

동아시아에서 소나무류의 이동과 진화역사를 살펴보면 기후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대빙하기에는 두꺼운 얼음층이 형성되면서 해수면이 현재보다 100∽130 m 아래로 내려간다. 이로 인해 많은 섬들이 반도가 되거나 큰 섬으로 합쳐진다. 이때 산악지역을 따라 소나무류의 몇몇 수종이 말레이 반도에 남하하여 적도를 건너 수마트라에 도달하였다. 인도네시아에서 더 이상의 남하는 없었고, 방향을 바꾸어 필리핀에 도달하였다. 동북아시아에서는 비슷한 위도에 있는 유럽이나 북미와 같이 대규모 빙하작용이 없었다. 따라서 아직도 제 3기에 존재하였던 소나무류들이 분포하고 있다.7) 동북아시아에서는 만주, 한반도 그리고 일본에서 소나무류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소나무류 화석 중에는 소나무, 곰솔 및 잣나무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들도 있다.

한반도에서는 이미 중생대 백악기의 소나무류 화석이 진안과 사리원에서 발견되었고, 경북의 포항, 연일, 감포, 강원도의 통천, 북평 등에서 제 3기의 화석이 보고되었다. 이들 중 4∽5종류는 현재 살고 있는 소나무류와 다른 특성을 가진 것들이 있다.7) 그리고 제 4기의 화석이 화성, 영양, 영랑호, 포항, 익산, 대암산, 무안 등지에서 발견되었다.8) 중국에는 별다른 소나무류 화석이 관찰되지 않고 일본에서는 홋카이도에서 제 3기의 소나무류가 발견되었고, 현재 서식하는 소나무와 곰솔의 화석이 발견되었다.7)

빙하가 물러난 뒤 소나무류들은 다시 북쪽으로 확장했지만 어느 때에도 단기간 대면적의 숲을 형성했던 것은 아니었다. 소나무류의 대규모 면적의 숲 형성은 제 4기의 최근에 일어난 일이다. 제 4기 이전에는 소나무류가 소면적으로 그룹을 이루거나 분산하여 개체목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나무류는 중생대 백악기에 출현하여 가장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동북아시아에 적응한 나무들이다.7)   

참고문헌

1. 김진수 (2014) 소나무의 과학. 고려대학교 출판부
2. 김태진, 김진석 (2018) 한국의 나무 – 우리 땅에 사는 모든 것. 돌베개
3. 류장발 (1993) 강원도와 경북 북부 지역 소나무의 우수성은 이입 교잡 때문인가? 숲과 문화연구회. 소나무와 우리문화
4. 국립수목원 (2015) 한국수목생태지(I) 침엽수
5. 김종원 (2005) 소나무재선충과 동해안 산불을 통해서 본 우리나라 소나무,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생태학회지 28: 113-120
6. 강호남, 김종희 (1997) 곰솔, 리기다소나무 및 소나무의 Monoterpenods. 한국생태학회지 20: 323-328
7. 김진수 (1993) 지구상의 소나무 속 수종의 발달과 분포. 숲과 문화연구회. 소나무와 우리문화
8. 공우석 (2003) 한반도 식생사. 아카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