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핵생물

진핵생물

[ eukaryote ]

생명의 기본단위인 세포는 핵의 유무에 따라 핵이 없는 원핵세포(prokaryotic cell)와 핵이 있는 진핵세포(eukaryotic cell)로 나눌 수 있으며, 진핵세포로 이루어진 생명체를 진핵생물(eukaryote)이라고 한다. 원핵세포의 "pro"는 그리스어로 "이전", "karyon"은 "핵"이라는 뜻이며, 진핵세포의 "eu"는 "진정한"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진핵생물에는 원생동물과 조류 등과 같이 체제가 비교적 간단한 생명체와 식물이나 동물처럼 다소 복잡한 체제를 가진 생명체가 있다. 원핵세포는 그 길이가 1∽10 μm이며, 진핵세포의 길이는 10∽100 μm로 원핵세포의 길이보다 약 10배 길다. 원형질막(plasma membrane)과 세포질(cytoplasm)로 이루어진 원핵세포와는 달리 진핵세포의 세포질에는 막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세포소기관들이 있다. 각각의 세포소기관들은 표면적이 넓은 막으로 둘러싸여 고유한 기능과 세포대사(cellular metabolism)를 수행한다.

동물세포 (출처:한국식물학회, 김우택)

식물세포 (출처:한국식물학회, 김우택)

목차

진핵생물의 세포소기관

원형질막(plasma membrane)

원형질막은 세포막이라고도 하며, 세포와 주변 사이의 경계를 이루고 세포 안팎으로 물질의 이동을 조절하며, 세포와 세포가 서로 인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형질막은 인지질(phospholipid)의 2중층(bilayer)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양한 단백질들이 인지질의 2중층에 박혀 있거나 부착되어 있어서 세포막의 기능을 수행한다. 단백질과 인지질의 2중층으로 이루어진 막의 구조를 "유동모자이크 모델"(fluid mosaic model)이라고 한다. 

인지질의 2중층과 유동모자이크 모델 (출처:한국식물학회, 김우택)

핵(nucleus)

에는 유전물질인 DNA가 저장되어 있고, DNA로부터 RNA가 합성되는 장소이다. 핵 안에는 인(nucleolus)이라는 독특한 구조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는 리보솜(ribosome)의 중요한 구성 성분인 리보솜RNA(rRNA)가 만들어진다. 핵은 세포의 생명현상을 조절하는 핵심 장소이며, DNA에 저장되어 있는 유전정보가 전령RNA(mRNA)로 전환되는 곳이다. 전령RNA는 핵공(nuclear pore)을 통해 세포질로 이동하며, 세포질에 있는 리보솜에서 단백질로 번역된다.  DNA 2중나선의 구조를 밝힌 프레드릭 크릭 박사는 유전정보가 DNA에서 RNA로 그 다음에 단백질로 이어지는 현상을 "central dogma(중심원리)"라고 하였다.

리보솜(ribosome)

리보솜은 단백질이 합성되는 장소이며, rRNA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리보솜은 단백질 합성이 왕성한 세포에 특별히 많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사람의 소화효소를 합성하고 분비하는 이자(pancreas)세포에는 약 수백만 개의 리보솜이 존재한다.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

소포체는 주름이 많은 납작한 주머니 모양을 하는 조면소포체(rough endoplasmic reticulum)와 원통형의 관 형태를 이루는 활면소포체(smooth endoplasmic reticulum)로 구성된 세포소기관이다. 조면소포체에는 단백질이 합성되는 리보솜이 부착되어 있어서 세포 밖으로 분비되는 다양한 단백질들이 합성되고 변형되는 곳이다. 반면, 활면소포체는 다양한 대사 반응이 일어나는 곳으로 인지질(phospholipid), 스테로이드(steroid) 등의 지질(lipid)이 합성된다. 간 세포에서 활면소포체는 유해물질이 분해되기도 한다.  

골지체(Golgi body)

골지체는 .Camillo Golgi(1844-1926)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으며, 막으로 이루어진 납작한 주머니가 쌓여 있는 구조를 보여 준다. 골지체는 조면소포체에서 만들어진 단백질들을 가공 또는 변형하여 단백질이 정확하게 분비, 이동하도록 한다. 따라서 골지체는 단백질 합성과 분비가 왕성한 세포에는 수백 개 이상 존재하기도 한다.

리소좀(lysosome)

리소좀은 동물세포에서만 발견되는 세포소기관으로 다수의 가수분해 효소를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리소좀은 원생동물과 같은 단세포에서 소화 작용이 일어나는 곳이며, 동물세포에서는 불순물이나 손상된 세포소기관을 제거하는 재활용의 기능을 담당한다. 사람의 대식세포와 같은 백혈구는 외부에서 침입한 박테리아 세균을 리소좀에서 분해한다.

리소좀에 존재하는 가수분해 효소가 결핍된 유전병은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리소좀의 지방 분해효소가 결핍되어 나타나는 테이-삭스병(Tay-Sachs disease)는 과다한 지방이 뇌세포에 축적되고 신경전달을 방해함으로써 뇌세포가 죽게 되고, 결국 어린 나이에 사망하는 대표적인 리소좀 관련 유전병이다.  

액포(vacuole)

식물세포에서 발견되는 중심액포(central vacuole)는 동물세포의 리소좀과 같이 가수분해 효소가 들어있고, 물을 흡수하여 팽압을 유지함으로써 식물세포의 생장을 촉진하며, 다양한 색소와 유기산, 칼슘과 같은 무기 이온들을 저장하는 등 매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장소이다. 일부 식물에서는 포식자로부터 식물 자신을 보호하는 독성 물질을 저장하기도 한다. 중심액포의 크기는 식물세포의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노화가 진전될수록 중심액포의 크기가 점점 커지게 된다. 노화된 식물세포에서 중심액포가 보통 세포질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원생동물인 짚신벌레와 같은 단세포에는 수축포(contractile vacuole)와 같은 조그만 액포가 존재하는데, 수축포는 물을 흡수하여 세포질의 체액이 너무 희석되는 것을 방지하며 삼투를 조절하여 세포가 터지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미토콘드리아는 진핵세포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장소이다.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세포호흡의 마지막 두 단계인 시트르산 회로(citric acid cycle)와 전자전달반응(electron transport chain)이 일어나며, 그 결과 에너지 화폐인 ATP가 생성된다.

미토콘드리아는 유전물질인 DNA를 함유하고 있어서 일부 단백질들이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합성된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대부분의 단백질은 세포질에서 합성된 후 미토콘드리아로 들어온다.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모계유전을 통하여 다음 세대로 유전된다.

엽록체(chloroplast)

엽록체는 광합성이 일어나는 곳이다. 식물 잎에 존재하는 세포를 엽육세포(mesophyll cell)이라고 하는데, 보통 잎의 1 mm2에 약 50만 개의 엽록체가 들어 있다. 

틸라코이드(thylakoid) 주머니들이 차곡차곡 쌓여 구성된 그라나(grana)에서는 빛 에너지를 화학에너지인 ATP로 전환하는 명반응(light reaction)이 일어난다. 틸라코이드 막에는 엽록소 a, 엽록소 b, 카로티노이드 등 빛을 흡수하는 색소들이 박혀 있다. 식물의 잎이 초록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이러한 색소들이 초록색을 흡수하지 않고 반사하거나 투과시키기 때문이다. 막이 없는 스트로마(stroma)에서는 캘빈회로가 수행되는데, 캘빈회로에서는 대기 중에 존재한 이산화탄소가 루비스코(Rubisco) 효소에 의해 3탄당으로 전환된다.

엽록체에도 미토콘드리아처럼 유전물질인 DNA를 함유되어 일부 단백질들이 엽록체 안에서 합성된다. 하지만 엽록체에 있는 대부분의 단백질은 세포질에서 합성된 후 엽록체로 이동하여 들어온다.

세포벽(cell wall)

세포벽은 식물세포의 표면에서 세포를 보호하고 세포의 모양을 지지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벽의 주성분은 포도당의 중합체인 섬유소(셀룰로오스)이며 그 이외에 다양한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세포벽에서 발견된다. 일반적인 식물세포는 1차세포벽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헛물관과 같은 특수한 기능을 하는 세포에는 추가로 2차세포벽이 있는데, 2차세포벽에는 리그닌(lignin)이라는 매우 단단한 분자가 있어서 세포벽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1) 

참고문헌

1. Campbell NA, Urry LA, Cain ML 등 (2018) Biology, A global approach, 11th edition, Person, 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