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압

팽압

[ turgor pressure ]

팽압은 세포 내부에서 원형질막(세포막)을 세포벽 쪽으로 밀어내면서 가해지는 압력이다.1) 이 압력은 물에 의해서 발생한다. 즉, 팽압은 식물, 균류, 세균 및 원생생물 등 세포벽을 가지고 있는 세포에서 발생하는 정수압력(hydrostatic pressure)이다. 세포벽을 가지지 않는 동물세포는 팽압이 존재하지 않는다.

목차

팽압의 발생

팽압을 일으키는 원동력은 삼투(osmosis)로 설명할 수 있다. 삼투는 농도가 다른 수용액이 반투과성 막으로 분리되어 있을때, 저농도의 수용액 쪽에서 고농도의 수용액 쪽으로 물이 이동하는 현상이다. 반투과성막은 용질의 이동은 불가능 하지만 물의 이동은 허용한다. 따라서, 아래 그림과 같이 고농도 용액과 저농도 용액이 반투과성으로 분리되어 있다면, 물의 이동으로 평행상태가 이루어지면, 고농도 용액 쪽의 수위가 높아지고 저농동 용액 쪽의 수위가 낮아져 수위차(Δh)가 발생한다.

반면, 고농도 수용액과 저농도 수용액이, 반투과성막으로 나뉘어져있지 않고 용질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조건으로 분리되어 있다면, 삼투가 아닌 용질이 고농도에서 저농도로 이동하는 확산이 일어난다. 용질의 이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평형상태에서 초기 고농도 수용액 쪽과 저농도 수용액 쪽에서 수위차가 발생하지 않는다.

확산과 마찬가지로 삼투에 의한 물의 이동에는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삼투와 확산의 비교. (출처:한국식물학회)

따라서, 삼투에 의한 물의 이동으로 발생하는 팽압은 세포벽의 존재와 반투과성의 세포막의 특징으로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반투과성의 세포막은 전하를 띠거나 분자량이 큰 물질을 통과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세포막은 물분자는 자유롭게 통과시키는 반투과성을 가지고 있다.

삼투에 대한 세포의 반응

세포벽을 가진 식물세포의 예를 든다면, 식물세포가 세포 내 보다 용질의 농도가 높은 수용액(고장액)에 존재할 때, 식물세포 내의 물은 고장액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식물세포에서는 세포막이 세포벽으로 분리되는 원형질분리 현상(plasmolysis)이 일어난다. 한편, 세포 내 보다 용질의 농도가 낮은 수용액(저장액)에 식물세포가 노출이 되면, 세포 밖의 물이 세포 내로 들어오게 되어 세포 내에서는 물의 압력이 발생하게 되고 이 압력은 세포벽에 가해지게 된다. 이 압력이 바로 팽압이다. 세포벽이 없는 동물세포는 이 경우, 세포막이 터지는 용혈현상이 일어난다.

세포외부 다른 농도 용액에 따른 동물세포와 식물세포의 반응. (출처:한국식물학회)

수분퍼텐셜을 통한 팽압의 이해

팽압은 세포 수분퍼텐셜의 개념 및 공식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다. 앞서 살펴봤듯이, 팽압은 세포 내 압력 퍼텐셜이 양의 값일때 발생한다.

수분퍼텐셜(water potential)은 물의 1 몰 부피 당 존재하는 물의 화학퍼텐셜(chemical potential)로 세포의 수분퍼텐셜은 삼투퍼텐셜(용질 퍼텐셜)과 압력퍼텐셜의 총합으로 표현된다.

@@NAMATH_INLINE@@\psi_w = \psi_s + \psi_p@@NAMATH_INLINE@@

w, 수분퍼텐셜, Ψs, 삼투퍼텐셜(용질 퍼텐셜), Ψp, 압력퍼텐셜)

삼투 퍼텐셜(용질 퍼텐셜)

삼투퍼텐셜은 반호프공식(van't Hoff equation)에 의해서 아래와 같이 표현될 수 있다.

@@NAMATH_INLINE@@\psi_s = - miRT@@NAMATH_INLINE@@

(m = 용질의 몰(mol)수, i = 이온화상수, R = 이상기체상수, T = 절대온도)

따라서, 순수한 물의 삼투퍼텐셜은 0이다.

압력퍼텐셜

압력퍼텐셜이 양의 값일 때, 팽압이 발생하며, 음의 값일때는 장력(tension)이 발생한다. 식물에서 장력이 발생하는 부위 중 하나는 물관으로, 장력은 물관을 통한 물의 상승에 기여한다. 순수한 물이 일반적인 주변 대기압에 노출된 상태로 존재할 때를 기준 압력퍼텐셜로 정의하고 이때 압력퍼텐셜은 0이다. 세포내 압력퍼텐셜은 세포 수분퍼텐셜에서 삼투퍼텐셜 값을 뺀 값이다.

@@NAMATH_INLINE@@\psi_p = \psi_w - \psi_s@@NAMATH_INLINE@@

w, 수분퍼텐셜, Ψs, 삼투퍼텐셜(용질퍼텐셜), Ψp, 압력퍼텐셜)

세포의 수분퍼텐셜 개념은 세포막을 통한 물의 이동방향을 결정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물은 수분퍼텐셜이 큰 쪽에서 작은 쪽으로 이동한게 된다. 식물 세포 내 용질의 농도가 높아지면, 삼투퍼텐셜이 큰 음의 값을 가지게 됨에 따라, 세포 내 수분퍼텐셜은 점차 큰 음의 값을 갖게 된다. 이 경우, 세포 외부와 세포 내부 사이 수분퍼텐셜의 평형이 깨지게 되고, 물은 수분퍼텐셜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 즉 세포 외부의 물이 세포 내부로 들어오게 된다. 이때, 세포는 부피가 증가하게 되고 그 부피 증가가 세포벽에 의해 제한되게 됨에 따라 세포벽에 대한 압력 퍼텐셜이 양의 값을 갖게 된다. 이때 발생하는 양의 압력퍼텐셜이 팽압이다.

팽압의 기능

식물세포의 신장

식물 세포는 팽압을 통해서 세포의 부피를 증가시켜 세포 신장을 유도한다. 옥신과 같은 식물호르몬은 특별한 환경에서 세포벽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이때 팽압이 증가하면 세포벽이 팽압을 견디지 못하고 비가역적으로 확장되므로 결과적으로 세포가 신장된다. 팽압에 의한 세포의 신장은 세포벽 섬유소 미세섬유의 재배열을 일으키고, 추후 새로운 섬유소 미세소관이 이전 섬유소 미세소관을 가로지르는 방향으로 축적된다. 그 결과 그물망과 같은 섬유소 미세소관 배열이 완성되면, 더 이상의 세포신장은 어렵다.

기공의 개폐

팽압은 기공의 열리고 닫힘을 조절함으로써 식물체 내의 수분 함량을 조절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기공을 구성하는 한 쌍의 공변세포에 주변의 칼륨이온이 유입되면 세포내 고장액 환경을 조성된다. 이에 따라, 세포 내 수분퍼텐셜이 외부보다 낮게 되어, 물이 공변세포에 유입된다. 그 결과, 공변세포의 부피가 커지게 되고 기공이 열리게 된다. 건조 또는 앱시스산 등의 신호를 받아 공변세포에서 칼륨이 빠져 나가면, 세포 내의 수분퍼텐셜의 증가에 따라, 물이 세포 밖으로 유출되면서 공변세포 부피감소가 일어나 기공이 닫히게 된다.1) 공변세포의 팽압에 따른 부피 변화가 기공의 개폐를 일으키기 쉽게 하기 위해, 공변세포는 기공쪽의 세포벽이 두껍고, 세포벽의 섬유소 미세섬유가 방사형으로 배열되어 있다.

미모사 엽침 운동

팽압은 미모사의 엽침(pulvinus) 운동에도 기능을 한다. 미모사(Mimosa pudica)의 미세잎에 가벼운 자극을 주면 짧은 시간 내에 미세잎은 물론 잎자루까지 아래로 쳐지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특정한 자극이 미모사 엽침 세포의 팽압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킨 결과로 해석된다. 미모사 줄기를 연결하는 부위인 엽침을 구성하는 윗부분의 세포층과 아랫 부분의 세포층에 각기 다른 정도의 칼륨 이온이 이동하고 그 결과 형성되는 삼투 퍼텐셜의 차이로 인하여 물이 위, 아래층의 엽침세포에 각기 다르게 유입됨으로써 잎이 처지게 되는 기작이 알려져 있다.  

식물에서 팽압의 기능. 팽압에 의한 세포의 신장은 세포벽 섬유소 미세섬유(붉은선)의 재배열을 유도하고, 추후 새로운 섬유소 미세소관(보라색)의 배열로 그물망과 같은 섬유소 미세소관 배열이 완성되면, 더 이상의 세포신장은 일어나지 않는다. 기공을 이루는 공변세포는 섬유소 미세소관(하늘색선)이 방사형으로 배열되어 부피 증가에 따라 쉽게 기공을 열수 있게 해준다. (출처:한국식물학회)

참고문헌

1. Lincoln Taiz, Eduardo Zeiger, Ian M. Moller 등 (2015) Plant Physiology and Development. Sinauer, Sunderland, 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