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질분리

원형질분리

[ plasmolysis ]

설탕이나 소금 용액과 같이 농도가 높은 용액에 식물 조직을 넣어두면 세포 안의 물이 밖으로 나가 세포가 수축하면서 세포벽으로 부터 분리되는 현상을 원형질분리라고 한다. 반대로 세포가 삼투압이 낮은 용액에 있으면 외부 삼투압이 낮아지므로 물의 흐름이 세포 안으로 향하게 되어 원형질 복귀(deplamolysis)를 거쳐 세포질 분리현상(cytolysis)이 일어나기도 한다. 물리적으로는 원형질분리 및 원형질 복귀의 관찰을 통해, 세포의 세포막을 가로 지르는 특정 용질 분자의 속도뿐만 아니라 세포 주변 환경의 용질 농도를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1)

목차

삼투, 팽압과 원형질분리

저농도의 용액에서 식물 세포는 삼투유입(endosmosis)에 의해 물을 흡수하므로 세포 내의 물의 양이 증가하면서 압력이 증가하여 원형질이 세포벽 방향으로 밀려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 때 세포벽 쪽으로 형성되는 압력을 팽압(turgor pressure)이라고 하며 각 식물 세포들은 서로 밀어 붙여 견고하게 되며 지지력을 얻게 된다. 이는 초본식물과 같은 한해살이 식물이 중력의 영향을 극복하고 지상에서 곧게 서 있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다만 식물 세포에는 세포벽이 있어서 과다한 삼투유입에도 완전 팽압(full turgor)에 이르면 더 많은 물 유입을 방지하므로 파괴되는 대신 견고한 지지력을 가지게 된다. 만일 식물세포가 견고하지 않다면 똑바로 서 있지 못할 것이다. 한편 염도가 높은 지역에서와 같이 고염농도 환경에 처하면 식물 세포는 물을 잃게 되는데 이 경우 세포 내의 액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즉, 액포 내에 만니톨, 소르비톨 또는 설탕과 같은 다량의 용질을 저장하여 물이 세포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함으로서 팽압을 유지하도록 한다.

원형질분리 메커니즘

고농도 용액에서 식물 세포는 물을 세포 밖으로 유출하고 팽압을 잃는다. 그 결과 세포벽 쪽으로 밀던 세포막의 압력이 약해지고 세포벽과 세포막 사이에 틈이 생기면서 원형질이 세포벽에서 벗겨져 떨어져 나오게 된다. 결과적으로 식물 세포가 수축되고 부서지게 된다. 압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 세포벽까지 완전히 붕괴한다. 이 조건에서 식물 세포가 위축되므로 점차 식물이 시들게 된다. 원형질 분리 후 식물 세포에서 세포벽과 세포막 사이의 틈은 농도가 높은 용액으로 채워진다. 세포질 내의 물이 세포질 사이의 공간은 용질로 채워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물이 빠져 나가므로 세포 내부의 농도가 점점 더 높아지게 된다. 한편 많은 식물이 지나친 수분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식물 세포의 원형질분리 관찰

원형질분리는 극단적인 조건에서만 발생하고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실험실에서 농도가 높은 소금 또는 설탕 용액에 세포를 담그면 원형질분리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데, 자주색이나 분홍색 등의 색을 띤 Elodea 식물 또는 양파의 상피 세포를 사용하여 원형질분리 과정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 염색시약인 메틸렌 블루를 처리하면 원형질분리를 보다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원형질분리의 유형

원형질분리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오목형 원형질분리(concave plasmolysis)는 고농도의 용액에서 일어나는 유형으로 주변 환경의 수용액 농도가 내려가면 되돌려질 수 있다. 원형질분리가 일어 나는 동안에 세포질과 세포막은 원래 밀착되어 있던 세포벽으로부터 멀어져서 수축한다. 즉, 세포막에 둘러싸인 세포질이 세포벽에서 분리되게 되는데 이 상태의 세포막으로만 둘러싸인 세포를 원형질체(protoplast)라고 한다. 오목형 원형질분리 과정에서는 원형질체가 세포벽의 표면으로부터 분리되지만 원형질연락사 부분은 여전히 인근 세포의 원형질을 연결한 채 남아 있게 되어 반달모양의 빈 공간이 만들게 된다. 세포가 다시 저장액 환경에 처하게 되면 이 공간으로 물이 유입되고 궁극적으로 세포 내에 유입됨에 따라 세포의 원래 모습을 되찾게 된다. 한편 볼록형 원형질분리(convex plasmolysis)는 저농도의 용액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식물에 매우 심각한 피해를 미치는 비가역적인 형상이다. 식물세포가 심각한 원형질분리를 겪게 되는 경우 세포멱에서 원형질체가 완전히 분리되어 원형질연락사를 통한 연결마저 소실된다. 이 경우 세포가 다시 저장액 환경에 처하게 되어도 팽압을 회복할 수 없게 되며 식물이 시들어 죽는 원인이 된다.2)

식물세포의 원형질 분리 (출처:한국식물학회)

참고문헌

1. Wayne R (2009) Plant Cell Biology. Academic Press, Boston, USA, 16-17
2. Lang I, Sassman S, Schimidt B 등 (2014) Plasmolysis: Loss of Turgor and Beyond. Plants, 3: 583-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