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스코

루비스코

[ Rubisco ]

루비스코는 ribulose-1,5-bisphosphate carboxylase/oxygenase(리불로오스2인산카르복실화효소-산소화효소)의 약어로 광합성에서 캘빈회로의 탄소를 고정하는 첫 단계를 촉매하는 효소이다. 생명의 관점에서 볼 때 탄소를 획득하는 데 있어 루비스코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루비스코는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하며 가장 많은 효소 중 하나이다.1) 그러나 루비스코의 낮은 촉매 속도와 대기 중 이산화탄소에 대한 낮은 친화성으로 인해 루비스코는 탄소 고정에 있어서 효율이 좋지 못한 효소이며, 이로 인해 루비스코가 탄소를 고정하는 첫 단계가 광합성의 속도결정단계가 된다.

목차

루비스코의 구조

루비스코는 가장 느린 효소이기도 하지만 560 kDa의 가장 큰 효소이기도 하다. 육상식물녹조류에서 rbcL 유전자는 55 kDa의 대단위체를 암호화하며, rbcS 유전자는 15 kDa의 소단위체를 암호화한다.2) 해당 단위체들은 전사후 과정을 거친 후 엽록체에서 소단위체는 샤페론에 조립된 대단위체에 더해진다.3) 이 결과로 8개의 소단위체와 대단위체를 가진 1유형 루비스코 전효소가 만들어지게 된다.

시금치의 루비스코 구조(출처: Taylor, T.C. and Andersson, I.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RuBisCo_Activated_Unliganded_Spinach.png#filelinks)

루비스코의 카르복실화 반응: 탄소고정

이산화탄소와 같은 무기물을 직접적으로 고정시켜 사용할 수 있는 유기탄소화합물로 만드는 과정을 탄소고정이라고 한다. 해당과정캘빈회로의 첫 단계에서 루비스코에 의해 일어난다. 5탄당인 ribulose 1,5-bisphosphate(RuBP)에 이산화탄소가 고정이 되어 일시적으로 6탄당이 되며, 곧바로 여러 단계를 거쳐 두 개의 3탄당인 3-인산글리세르산(3-phosphoglycerate, 3-PGA)이 된다.

캘빈회로에서 루비스코의 탄소고정(출처: 한국식물학회)

루비스코의 산소화 반응: 광호흡

루비스코는 RuBP에 이산화탄소의 탄소를 추가하는 카르복실화(carboxylation)에 관여할 뿐 아니라, RuBP를 산소화(oxygenation)시키는 반응에도 관여한다. 즉, 루비스코가 기질로 이산화탄소에 대한 특이성이 높지 않아서 산소 또한 기질로 사용할 수 있다. 루비스코에 의한 RuBP의 카르복실화는 이산화탄소를 고정시키는 캘빈회로의 첫 단계인데, 이때의 루비스코 반응 산물은 탄소 3개를 가지는 화합물 3-인산글리세르산(3-phosphoglycerate; 3-PGA) 두 분자이다. 반면, 루비스코에 의한 RuBP의 산소화 반응은 탄소 5개를 가지는 RuBP의 분해와 다름없다. 즉, 루비스코에 의해 RuBP는 탄소 3개 화합물인 3-인산글리세르산(3-PGA)과 탄소 2개 화합물인 2-인산글리콜산(2-phosphoglycolate; 2-PG)으로 분해된다. RuBP 산소화물 3-PGA는 캘빈회로 반응에 참여할 수 있지만, 2-PG는 캘빈회로에 참여할 수 없다. 2-PG는 C2 산화적 광합성 탄소 회로(C2 Oxidative Photosynthetic Carbon Cycle), 즉 광호흡이라는 연속적인 반응을 거쳐서 3-PGA로 변환된 후 캘빈회로 반응에 참여한다. 2-PG는 2개의 탄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3개 탄소를 가지는 3-PGA로 전환되는 데에는 2개의 2-PG (총 4개의 탄소)가 필요하며, 궁극적으로는 2-PG 2개 분자가 탄소 1개를 CO2 형태로 잃고 탄소 3개의 3-PGA로 전환된다. C2 산화적 광합성 탄소 회로(C2 Oxidative Photosynthetic Carbon Cycle), 즉 광호흡에는 엽록체, 퍼옥시좀, 미토콘드리아의 협업이 필요하다.

광호흡의 전체적인 반응을 보면 루비스코에 의한 O2의 사용 (또, 퍼옥시좀에서 글리콜산의 글리옥실산으로 전환에도 O2 필요)과 미토콘드리아에서 2개의 2-PG에서 기원한 한 CO2의 배출이 있게 되는데, 산소의 사용와 이산화탄소의 배출이라는 면에서 '광호흡'이라고 부른다. 광호흡의 전반적인 반응은 RuBP의 산소화 결과 2-PG의 생성이 2개의 CO2의 손실로 연결되지 않고, 2-PG 2개 중 1개만의 CO2 손실로만 이루어지는 면에서는 효율적이나, 이 과정 중에 에너지를 사용하고, 루비스코가 캘빈회로를 위한 카르복실화, 즉 탄소고정에 전념하지 않고 RuBP를 소실하는 등의 전반적인 에너지 낭비가 일어나게 된다. 이 현상에 대한 유력한 설명으로 식물의 출현 초기에는 산소의 농도가 낮아 루비스코가 낮은 기질 특이성에도 불구하고 이산화탄소만 고정시키는 것으로 한정되었지만, 산소의 농도가 오르게 됨에 따라 광호흡과 같은 원치 않는 부작용이 생긴 것으로 여겨진다. 광호흡은 CO2 농도가 낮거나 O2 농도가 높을 때, 또 기온이 높을 때 빈번히 일어난다. 이러한 광호흡을 막기 위해 식물은 C4 광합성 및 CAM 광합성 등의 새로운 광합성 경로의 진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루비스코의 카르복실화 및 산소화 반응(출처: 한국식물학회)

참고문헌

1. Ellis RJ. (1979) The most abundant protein in the world. Trends Biochem. Sci. 4: 241–44
2. Dean, C., Pichersky, E., Dunsmuir, P. (1989) REGULATION OF RbcS GENES IN HIHER PLANTS. Annu. Rev. Plant Physiol. Plant Mol. Biol. 40: 415-39
3. Roy H, Andrews TJ. (2000) Rubisco: assembly and mechanism. In Photosynthesis: Physiology and Metabolism, ed. RC Leegood, TD Sharkey, S von Caemmerer, Dordrecht: Kluwer pp.5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