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고정

탄소고정

[ carbon fixation ]

탄소고정 혹은 탄소동화(carbon assimilation)는 생명체에 의해 무기물 탄소(주로 이산화탄소)를 유기 화합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일컫는다. 가장 잘 알려진 예는 태양 에너지를 이용한 광합성 작용이다. 광합성 등의 탄소고정 작용을 통해 독립영양생물(autotroph)은 무기 탄소를 유기 화합물로 전환하여 에너지를 축적하고 종속영양생물(heterotroph)은 이러한 유기화합물(고정된 탄소, 환원된 탄소, 유기 탄소 등으로 불릴 수 있다)을 생존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다시 사용한다.

광합성을 통한 탄소 고정이 활발한 식물 경작지 (출처:GettyImagesKorea)

원시 지구에 산소를 불어넣어준 남세균류가 퇴적된 화석이자 암석인 스트로마톨라이트 (출처:GettyImagesKorea)

목차

탄소고정 경로의 개요

무기물 탄소를 생명체에 의해 탄소를 포함한 유기 화합물로 전환은 잘 알려진 6가지의 탄소고정 경로와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은 2가지의 경로로 설명된다. 먼저 식물과 조류 그리고 남세균의 엽록체에서 일어나는 캘빈회로(Calvin cycle)는 탄소고정의 대표적인 경로이다. 산소를 부산물로 생산하는 캘빈회로를 통한 탄소고정과 산소 이외의 물질을 부산물로 생산하는 캘빈회로 경로가 모두 포함된다. 녹색유황세균류에서 이루어지는 무산소 광합성 등은 환원적 시트르산회로(reductive citric acid cycle; reductive tricarboxylic acid cycel; rTCA)를 통해 전체 회로의 일부 과정으로서 탄소고정을 하게 되고, 메탄이나 아세톤을 생성하는 환원적 아세틸-CoA 경로(reductrive acetyl-coenzyme A pathway)를 통해 혐기성 세균에서 탄소고정이 이루어진다. 환원적 아세틸-CoA 경로는 우드-르융달 경로(Wood-Ljungdahl pathway)로 알려진 화학적 전환 과정이다. 또한 고세균에서 히드록시프로피온산-히드록시부틸산 회로(hydroxypropionate-hydroxybutyrate cycle)를 통해 무기 탄소가 고정되는 경로도 있다. 이 반응에서는 주요 탄소원으로 탄산수소염이 사용된다. 디카르복실산-히드록시부틸산 회로(dicarboxylate-hydroxybutyrate cycle)도 또 다른 유형의 탄소고정 경로이며, 녹만균류(Chlorofexi)에서 3-히드록시프로피온산 2중경로(3-hydroxypropinoate bicycle)를 통해 탄소고정을 하게 된다. 이 외에 유황의 환원 과정으로 역산화 시트르산회로(reverse oxidative citric acid cycle; reverse oxidative tricarboxylic acid cycle; roTCA)와 아인산염의 산화 반응과 같은 환원적 글리신 경로(reductive glycine pathway)도 탄소고정 경로로 제안되었으나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태이다. 이들 8개 경로에서 필요한 ATP의 개수 및 산소의 민감도에 대한 정보를 표 1에 나타내었다.1)2)

표 1. 탄소고정 경로 요약
경로 대사작용의 예 산소민감성 피루브산 당 ATP 소모량 주요 용해 무기물 탄소
캘빈회로 산소발생 광합성, 무산소 광합성, 프로테오박테리아의 암모니아 산화 X 7 이산화탄소
환원적 시트르산 회로 (rTCA) 녹색유황세균류(Chlorobi)의 무산소 광합성, 질산염 산화 O 2 이산화탄소
우드-르융달 경로 (Wood-Ljungdahl pathway) 메탄생성 세균, 아세톤생성 세균 O 1 이산화탄소
3-히드록시 프로피온산 회로 (3HP) 녹만균류(Chlorofexi)의 무산소 광합성 X 7 탄산수소염
히드록시 프로피온산/ 히드록시 부틸산 회로 (HP/HB) 고세균 암모니아 산화, 황화물 산화 X 5 또는 9 탄산수소염
디카르복실산/히드록시 부틸산 회로 (DC/HB) 황 환원 O 5 탄산수소염
역산화 시트르산 회로 (roTCA) 황환원 알려지지 않음 1 이산화탄소
환원적 글리신 경로 아인산염(Phosphite) 산화 알려지지않음 알려지지않음 이산화탄소

산소생성 광합성 탄소고정 경로

지구상의 탄소고정은 광합성을 통해 가장 광범위하게 일어난다. 태양 에너지를 이용한 광합성은 지구상의 1차생산자인 녹색 식물, 대부분의 조류 그리고 남세균류가 담당한다. 이러한 1차생산자는 엽록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캘빈회로를 통해 탄소고정을 진행한다. 이 경로에서 물은 전자를 공여하는 역할을 하며 최종적으로 산소를 부산물로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ATP는 공기중의 무기물 이산화탄소를 유기화합물인 탄수화물로 전환하는 데 쓰인다. 지구상에 나타난 초기 남세균류는 이러한 광합성 기능을 얻게됨으로써 초기 지구의 풍부한 물을 이용하여 생태계에 우점하면서 지구상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게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남세균류의 흔적을 담은 암석 화석을 스트로마톨라이트라 하며 이는 바다 생명체에 의한 광범위한 탄소고정의 증거이다.

광합성은 주로 글리세르알데히드 3-인산(G3P)이 캘빈회로의 첫 단계에서 생성되며 이러한 3가 탄소화합물을 표현하여 C3 식물로 불린다. 반면 밤에 이산화탄소를 받아 말산 형태로 저장했다가 낮에 말산을 탈탄산반응으로 탄산이온을 얻어 캘빈회로를 이용하는 CAM 식물의 탄소고정 경로도 있다. 이와 유사하게 C4 식물도 이산화탄소를 4가 탄소화합물(말산 혹은 아스파르트산)로 전환하여 저장해 두고 탈탄산화 효소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재생산하여 캘빈회로를 이용한 탄소고정 과정을 진행한다.

산소생성 없는 탄소고정 경로

환원적 시트르산 회로는 혐기성 세균 혹은 혐기성 고세균에서 발견된다. 녹색유황세균류인 클로로비움속의 한 종(Chlorobium limicola)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화학적 회로는 이산화탄소 분자에서 아세틸-CoA 생합성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NADH와 H+를 이용한 옥살로아세트산의 말산 전환이 주요 단계이다.

환원적 아세틸-CoA 경로는 우드-르융달 경로로 알려져있는데 그람 양성 세균의 한 종(Moorella thermoacetica)에서 발견되었다. 이산화탄소를 아세트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포함하는 경로로 후벽균문 (Fiirmicutes)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경로이다. 또한 메탄 생성 고세균의 탄소고정 경로도 우드-르융달 경로로 설명된다.

녹만균류는 고온의 환경에서 광합성을 하는 세균으로 빛 에너지를 이용하지만 물을 이용하지 않아 산소를 부산물로 생산하지는 않는다. 이들 세균은 3-히드록시프로피온산 경로를 통해 탄소고정을 하게 된다. 이 경로는 글루콕실산 합성 회로와 프로피오닐-CoA를 통한 메틸아말로닐-CoA 형성 회로의 두 주요 회로로 이루어진다.

3-히드록시프로피온산 경로와 연관된 두 개의 다른 경로, 히드록시프로피온산-히드록시부틸산 회로(3-hydroxypropionate/4-hydroxybutyrate cycle), 디카르복실산-히드록시부틸산 회로(dicarboxylate/4-hydroxybutyrate cycle)는 극한 환경에 적응한 고세균류 등에서 발견된다.

지구의 탄소고정량

탄소고정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지구상의 자가영양 생명체들인 1차생산자들에 의한 탄소고정 활동을 통해 전체 지구상의 탄소고정량을 예측할 수 있다. 생태적 개념으로 이러한 이산화탄소의 유기 화합물 전환을 '1차생산(primary production)'이라고 하며, 총1차생산(gross primary production: GPP)에서 생명체의 호흡 등을 통해 이산화탄소로 되돌아가는 양을 제외한 나머지를 순1차생산(net primary production: NPP)이라 하고, 이 순1차생산이 결국 탄소고정량으로 계산될 수 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예측, 계산된 순1차생산은 연간 104.7 페타그램(1 페타그램(Pg)= 1015그램)으로 육상지역은 연간 56.4 페타그램, 해양지역은 연간 48.3 페타그램으로 알려져 있다.3)

참고문헌

1. Ward, L.M.,Shih P.M. (2019) The evolution and productivity of carbon fixation pathways in response to changes in oxygen concentration over geological time. Free Radic Biol Med. 140: 188-199.
2. Field, C.B., Behrenfeld, M.J., Randerson, J.T. 등 (1998) Primary production of the biosphere: Integrating terrestrial and oceanic components. Science 281: 237-240
3. Geider, R. J., Delucia, E. H., Falkowski, P. G. 등 (2001) Primary productivity of planet earth: biological determinants and physical constraints in terrestrial and aquatic habitats. Global Change Biol. 7: 849–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