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호흡

광호흡

[ photorespiration ]

광합성 독립영양생물이 빛이 있는 조건에서 세포호흡과는 상관없이 산소를 소비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것을 광호흡이라 한다. 진핵세포에서 광호흡은 세 개의 세포내 소기관인 엽록체, 퍼옥시좀, 그리고 미토콘드리아가 관여하는데 이산화탄소가 방출되기 때문에 탄소의 알짜 손실이 일어난다. 산화적 광합성 탄소회로(oxidative photosynthetic carbon cycle) 혹은 C2 회로 광합성이라고도 한다.

목차

루비스코의 산소화 반응

광호흡에 의한 이산화탄소 방출은 광합성에서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핵심 효소인 루비스코(RubisCO)가 이산화탄소 뿐만 아니라 산소를 리불로오스-1,5-이인산(RuBP)과 결합시키는 루비스코의 카르복실화/산소화 촉매기능 때문이다. 루비스코라는 명칭은 루비스코가 카르복실화와 산소화 반응을 둘 다 촉매한다는 점에서 기원하였다. RuBP(ribulose 1,5-bisphosphate)는 카르복실화 반응에 의해 2분자의 3-포스포글리세르산(3-PGA)를 생성시키는 반면, 산소화 반응을 통해서는 한 분자의 3-PGA와 한 분자의 2탄당인 포스포글리콜산(2-phosphoglycolate, 2PG)을 생산한다. 광호흡 과정에서 생성된 3-PGA는 캘빈회로에 이용되지만, 포스포글리콜산은 퍼옥시좀미토콘드리아가 관여하는 일련의 반응을 통해 대사되어 한 분자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고 남은 탄소는 캘빈회로에서 사용된다.(C2 경로)

광합성과 광호흡 비교 (출처:한국식물학회)

광호흡 대사경로: 탄소와 질소원 재활용

2PG나 클리콜린산, 글리콜산은 캘빈회로의 과당이인산탈인산효소(FBPase), 삼탄당인산 이성질화효소(triosephosphate isomerase)나 과당인산인산화효소(phosphofructokinase)와 같은 효소를 불활성화시킨다. 따라서 광합성 생물은 이들 물질을 독성이 약하면서도 캘빈회로에 사용될 수 있는 3-PGA와 같은 유용한 물질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고등식물에서 2PG를 3-PGA로 전환시키는 광호흡 과정에는 2PG-인산화효소(PGPase), 글리콜산 산화효소(GOX), 글루탐산:글리옥실산 아미노기 전이효소(GGT), 글리신 탈탄산효소(GDC), 세린 히드록시메틸전이효소(SHMT), 세린/알라닌:글리옥실산 아미노기 전이효소(SGT), 히드록시피루브산 환원효소(HPR), 그리고 글리세르산 3-인산화효소(GLYK)의 총 8개 효소가 관여한다. 또한 과산화수소를 산화시키는 카탈라아제(catalase)도 관여한다. 2PG는 엽록체에서 글리콜산으로 탈인산화된 후 퍼옥시좀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글리옥실산과 과산화수소로 산화된다. 과산화수소는 카탈라아제에 의해 분해되고 글리옥실산은 아미노기 전이 반응으로 글리신으로 전환된다. 이 후 글리신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세린으로 전환되는데, 이 과정에서 한 분자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이어서 세린은 퍼옥시좀으로 이동된 후 아미노기 전이반응으로 히드록시피루브산이 되고 탈수소반응을 거쳐서 글리세르산이 된다. 마지막으로 글리세르산은 엽록체로 되돌아가서 인산화되어 3-PGA가 된다. 글리신이 세린으로 전환되는 동안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가 방출된다. 방출된 암모니아는 글루탐산 합성에 사용되기 때문에 광호흡에 의해서 질소원 소실이 일어나지는 않는다.1)

세포내 소기관이 없는 원핵세포 남세균에서 광호흡은?

남세균은 무기탄소 농축 메커니즘(inoganic carbon concentrating mechansim, CCM)을 갖고 있어서 광호흡이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예상과는 달리 고농도의 이산화탄소 생장조건에서 남세균의 루비스코는 카르복실화 활성도에 비교해서 1%에 해당하는 산소화 활성도를 보이지만, 무기탄소가 세포질에 농축되는 낮은 이산화탄소 조건에서 광호흡이 활성화된다. 남세균은 고등 식물에서 발견되는 광호흡 효소를 갖고있다. 이러한 점은 광호흡이 산소형 광합성과 같이 진화 초기부터 존재했으며 세포내 공생을 통해서 육상식물로 도입되었음을 시사한다. 게다가 남세균에서는 고등식물에서 볼 수 없는 글리옥실산 해독경로 2개가 추가로 존재한다.2) 그 첫번째는 글리세르산 경로이다. 이 경로에는 글리옥실산 카보리가제(GCL)와 타르트르산 세미알데히드 환원효소(TSR)가 해독과정에 관여한다. GCL은 2 분자의 글리옥실산을 타르트론산 세미알데히드(tartonic semialdehyde)와 1분자의 이산화탄소로 전환시키는 탈카르복실화 효소다. 타르트론산 세미알데히드는 TSR에 의해서 글리세르산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남세균 유래 광호흡 유전자를 애기장대에 도입할 경우 광호흡이 감소하면서 광합성과 생산성이 향상된다. 또 다른 대체경로로는 탈카르복실화 경로이다. 이 경로를 통해서 글리옥실산이 옥살산과 포름산을 통해서 CO2로 분해되는 경로로서 글리옥실산 산화효소(GXO), 옥살산 탈탄산효소(ODC), 그리고 포름산 탈수소효소(FDH) 효소에 의해서 촉매된다. 광호흡 유전자를 적중해서 돌연변이시키면 남세균이 낮은 이산화탄소 농도에서는 생존하지 못한다는 보고는, 광호흡이 남세균에서 광호흡을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남세균과 식물 광호흡 대사 경로 (출처:한국식물학회)

광호흡의 기능

광호흡은 루비스코가 산소화 반응을 촉매하는 특성에서 기인한다. RuBP의 산소화에 의해 생성된 2PG는 캘빈회로 효소를 불활성화 시킨다. 따라서 광호흡을 통해서 2PG를 제거하는 것은 탄소 동화를 원활하게 하는 방법이 된다. 광호흡에 관여하는 효소를 유전적인 방법으로 제거하게 되면, 광합성 기구의 광억제가 심해지는데 이는 광호흡이 광합성기구를 보호하는 안전밸브로 작용한다는 점을 시사하거나3) 공기 중의 산소 농도를 낮추어 광호흡을 억제,4) 5% 포화된 CO2 조건에서도 산소가 없으면 광합성광계2 광저해가 심화된다는 보고는 광호흡이 광합성 기구를 보호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선택되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참고문헌

1. Siedow JN, Day DA (2001) Respiration and photorespiration. American Society of Plant Physiologists, 676-728
2. Eisenhut M, Ruth W, Haimovic, M. 등 (2008) The photorespiratory glycolate metabolism is essential for cyanobacteria and might have been conveyed endosymbiontically to plants. Proc Natl Acad Sci USA, 105: 17199-17204
3. Peterhansel C, Krause K, Baun H-P 등 (2012) Engineering photorespiration: current state and future possibilities. Plant Biol, 15: 754-758
4. Park Y-I, Chow WS, Osmond BS 등 (1996) Electron transport to oxygen mitigates agaisnt the photoinactivation of photosystem II in vivo. Photosynth Res, 50: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