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억제

광억제

[ photoinhibition ]

광합성은 빛에 의해 구동되지만 ATP와 NADPH 생성율이 탄소 동화 과정에 사용되는 소비율 보다 큰 경우 광계2광계1의 광피해가 수반되며, 그 결과 광합성율이 감소하는 현상을 광억제라 한다.

목차

과잉 빛

광합성 기구가 이용할 수 있는 빛보다 얼마나 많은 양의 빛을 흡수하였는지는 빛 세기 증가에 따른 광합성율 변화를 보여주는 광반응 곡선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잎에 도달한 빛의 80~90%를 흡수할 수 있다. 나머지 10~20%는 반사되거나 투과된다. 산소 발생 혹은 흡수된 이산화탄소 고정에 8개의 광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광합성에 이용된 빛(광자)의 양은 광합성율의 8배로 계산된다. 의 빛 흡수율(absorptance)은 빛 세기와 상관이 없으므로 빛 세기가 증가할 수록 과잉된 빛의 양은 많아지게 된다. 이처럼 광합성에 이용되는 빛 세기를 초과하는 빛을 과잉 빛(excess light)이라 한다. 이러한 과잉 빛조건에서는 광합성 기구 광계2의 광화학적 활성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를 광억제라한다.1) 과잉 빛이 아닌 조건에서도 광억제가 유발될 수 있는데, 이는 가뭄, 고온이나 저온과 같이 세포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하는 스트레스 조건이나 질소나 인과 같은 영양소 결핍조건에서 캘빈회로에 의한 ATP와 NADPH 소모율이 광합성 전자전달과 광인산화에 의한 생성율보다 낮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급성 및 만성 광억제

과잉 빛에 노출된 에서 빛 세기에 따른 광합성율 조사를 통해서 2종류의 광억제가 있음이 밝혀졌다. 먼저 급성광억제(dynamic photoinhibition)는 광합성 양자효율(quantum yield of photosynthesis: [발생한 산소 수]/[흡수된 빛의 수])은 정상 잎보다 감소하지만 포화 광조건에서 최대 광합성율(maximal photosynthesis, Pmax)은 정상 잎과 같은 경우다. 반면에 광합성 양자효율과 Pmax 모두 감소한 상태를 만성 광억제(chronic photoinhibition)라 한다.

광억제된 광합성 기구의 빛 이용율 (출처:한국식물학회)

광억제 감지자: 엽록소 혹은 망간?

망간의 흡수스펙트럼(선)과 광억제 작용스펙트럼(동그라미, 세모)]] 대부분의 식물에서 광저해의 일차 표적은 광계2이지만 열대나 아열대에서 기원해서 냉해에 민감한 오이나 호박과 같은 식물에서는 광계1이 일차표적이 된다. 광계2 광억제는 빛의 세기나 광합성 전자전달율에 의존하지 않고 흡수된 광자의 수에 의존한다. 광자계수기(quantum counter)로서 광계2는 105~107 광자를 흡수하게 되면 광저해가 일어나게 된다. 이 가설에 따르면 과잉 빛 조건은 광억제에 필요한 광자를 흡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킬 뿐이다.

광억제를 유발하는 광감작제(photosensitizer)는 광억제 작용스펙트럼과 엽록소, 방향족 아미노산, 플라스토퀴논, 그리고 망간의 흡수스펙트럼을 비교함으로써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엽록소가 광감작제로 간주되었으나, 최근 핀란드와 일본 연구진들은 물 분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간 이온이 그 역할을 수행한다는 망간 가설을 제안하였다.2)3)4) 이 새로은 가설은 자외선과 가시광선 영역에서 광계 2의 광억제 작용 스펙트럼엽록소나 아미노산 흡수 스펙트럼보다는 망간이온 흡수 스펙트럼과 일치한다는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다.

광저해 메커니즘

가시광선에서 광계2의 광억제는 단일항 산소(1O2)와 같은 활성산소종에 의해서 매게된다는 단일항 산소 가설(single-oxygen hypothesis)과 산화 포텐셜이 큰 P680+에 의해 인접한 색소가 산화되기 때문이라는 반응중심 라디칼(P680+)가설이 있다.5)6) 광계2가 광화학반응을 수행할 수 없는 닫힌 상태(closed state. P680+Pheo-)로 있을 경우, P680+,Pheo-간의 전하 재결합에 의해서 반응중심 엽록소가 삼중항 상태(3P680*)로 들뜨게 되고 이어서 인접한 삼중항 상태의 산소가 단일항 상태로 전자스핀이 바뀌게 된다.(P680++QA-3P680*+QA3P680*+3O2→P680+1O2) 단일항 산소는 반응성이 크기 때문에 광계2 반응중심 단백질이나 색소를 산화시켜 광피해를 유발한다.반면에 물분해계의 망간이온 클러스터 손상으로 광계2 반응중심 엽록소 P680이 물 분해를 통해서 전자를 받지 못하게 될 경우 P680+상태가 비교적 긴 시간(long-lived P680+) 유지된다.(H2O→Mn4Ca cluster-×->Tyrz+→P680+) P680+은 산화 퍼텐셜이 크기 때문에 인접해 있는 색소와 단백질의 광피해를 유발한다. 두 가지 가설 중에서 광억제가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도 일어나며, 과잉 빛 조건에서 뿐만 아니라 흡수된 광자수에 비례한다는 실험결과들은 활성산소종 가설보다는 라디칼 가설을 지지한다.

광보호 전략

동물과 달리 붙박이생활을 하는 식물은 이러한 광억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여러 수단을 갖추고 있는데 이를 광보호(photoprotection)라 한다.7) 광보호 방법으로는 첫째, 크산토필과 같은 카로티노이드를 이용하거나 엽록체 재배열을 통해서 광합성 기구가 흡수할 수 있는 빛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며, 둘째, 생성된 활성산소종을 슈퍼옥사이드디스뮤타아제(SOD)나 아스코르브산 퍼옥시다아제(APX)와 같은 효소나 카로티노이드와 같은 색소를 이용하여 제거하는 것, 그리고 셋째, 손상된 광합성 기구를 재빠르게 수선하는 방법 등이 있다. 남세균이나 녹조류와 같이 운동성을 갖는 단세포에서는 빛의 세기에 따라서 선모, 섬모 혹은 편모 등을 이용하여 최적 세기의 빛을 찾아가는 주광성(phototaxis) 운동이 여기에 포함된다.8)

광합성 기구의 광저해와 보호 (출처:한국식물학회)

참고문헌

1. Long SP, Humphries S, Falkowski PG (1994) Photoinhibition of photosynthesis in nature. Annu Rev Plant Physiol Plant Mol Biol, 45: 633-662
2. Kok B (1956) On the inhibition of photosynthesis by intense light. Biochim Biophys Acta, 21: 234–244
3. Powles SB (1984) Photoinhibition of photosynthesis. Annu Rev Plant Physiol, 35: 15–44
4. Hakala M, Rantamaki S, Puputti E-M 등 (2006) Photoinhibition of manganese enzymes: insights into the mechanism of photosystem II photoinhibition. J Exp Bot, 57: 1809-1816
5. Anderson JM, Park Y-I, Chow WS (1997) Photoinactivation and photoprotection of photosystem II in nature. Physiol Plant, 100: 214–223
6. Aro E-M, Virgin I, Andersson B (1993) Photoinhibition of photosystem II. Inactivation, protein damage and turnover. Biochim Biophys Acta, 1143: 113–134
7. Takahashi S, Badger MR (2011) Photoprotection in plants: a new light on photosystem II damage. Trends Plant Sci, 16: 53-60
8. Ng W-O, Grossman AR, Bhaya D (2003) Multiple light inputs control phototaxis in Synechocystis sp. strain PCC 6803. J Bacteriol, 185: 1599-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