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

한센병

[ Hansen’s disease ]

나균(Mycobacterium leprae)에 의한 감염병으로 과거에는 나병(leprosy)이라고 하였다1). 한센병은 1873년 나균을 처음 발견한 노르웨이의 의사 한센(Gerhard Armauer Hansen, 1841~1912)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잠복기는 2~7년 정도로 매우 길며, 경우에 따라서는 20년 후에 발병하기도 한다. 말초신경의 손상으로 감각 및 운동 소실로 신체 조직의 변형이 발생한다. 감염 경로는 명확하지 않지만, 밀접 접촉이 필수적이며, 감염자의 코 분비물을 통해 균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목차

원인균

Mycobacterium lepraeMycobacterium lepraomatosis가 원인균이다. M. lepraomatosis는 2008년 환자에서 처음 분리된 균으로 임상적으로는 M. lperae균과 차이가 없다2). 나균은 0.3~1.0 × 1.0~8.0 μm 크기의 항산성 구균(acid-fast bacilli)으로 양 끝이 둥글다. 나균의 유전체는 3,268,203 염기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1,600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균의 독립적인 성장에 필요한 유전자가 소실되어 있으므로 절대 세포 내 기생세균이며, 인공 배지에서는 배양되지 않는다. 생쥐와 아마딜로에서 배양이 가능하다. 나균은 Mycobacterium속에 속하는 균의 특징인 두껍고 지방이 많은 세포벽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세포벽에 phenolic glycolipid-1이 많이 존재한다. 아프리카 침팬지, 아마딜로, 빨간 다람쥐(Sciurus vulgaris) 등의 영장류에서 자연 감염이 일어난다.

나균의 항산성 염색상 (출처: GettyImages-469845683)

전파 경로는 아직도 명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다. 한센병 환자와 장기간의 긴밀한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피부와 상기도가 전파 경로로 추정된다. 특히 나균이 코 분비물에 섞여 나오고 외부에서 7~10일 동안 생존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나균이 있는 코 비말이 공기 중에 부유하다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처가 있는 피부를 통해서도 나균이 침입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성접촉을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으며, 감염자도 치료 한달 후에는 전염력이 없다. 균의 전염력은 높지 않다. 한센병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600년경에 인도에 발견되었으며, 세계적으로 2016년에 173,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이후 매년 10명 미만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임상 특징

나균은 일차적으로 말초신경을 침범하고, 이차적으로 피부, 눈, 상기도 점막, 근육, 뼈, 고환 등에 감염되어 육아종(granuloma)을 형성한다. 말초신경의 시반(Schwann) 세포에 침입하여 증식하므로, 말초신경의 손상으로 감각과 운동소실이 초래되어 여러 신체 변형이 발생한다. 잠복기는 결핵 한센병은 2~3년, 나종 한센병은 5~7년 정도로 추정된다. 감염된 사람의 90% 이상은 불현 감염으로 끝나고, 일부의 사람만이 나균에 대한 방어 면역력에 따라 한센병 증상이 나타난다. 한센병은 나균에 대한 세포매개 면역반응에 따라 병형(disease type)이 결정되며, 결핵 한센병(tuberculoid leprosy)과 나종 한센병(lepramatous leprosy)의 두 가지 주된 병형이 있다3). 결핵 한센병은 세포매개 면역반응이 높고, 피부 조직에서는 Th1 반응이 우세한 반면, 나종 한센병은 세포매개 면역반응이 낮고, Th2 반응이 우세하다. 결핵 한센병 환자의 병변에는 나균은 없거나 매우 적은 수가 존재한다. 한 가지 이상의 경계가 뚜렷한 피부염이 신체에 비대칭적으로 퍼져 나타나지만, 피부 병변의 수는 적으며, 색소침착 저하증과 밀초신경 손상으로 감각이 마비되며, 땀이 나지 않아 건조하다. 나종 한센병 환자의 병변 조직에는 수 많은 나균이 존재한다. 신경 조직은 거의 정상이거나 약간 비대해져 있으며, 감각은 그대로 남아있다. 피부 병변의 수가 매우 많으며, 전신의 피부에 대칭적으로 처음에는 작은 반점이나 구진으로 나타났다가 경과에 따라 나병 결절이 넓게 나타난다.

한센병 환자의 발 (출처: GettyImages-157530061)

진단

한센병의 진단에서 임상 증상이 매우 중요하며, 피부도말검사나 조직검사에서 항산균(acid-fast bacilli)을 검출하여 확진한다. 전형적인 한센병의 피부 특징 및 감각 소실이 있는 피부 병변을 가지고 있거나 피부도말검사에서 양성인 경우에는 한센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피부에 하나 또는 다수의 색소침작 저하증(hypopigmentation)이 있거나 반점, 구진 또는 결절이 있다. 피부병터의 감각 소실이 동반된다. 신경비대는 감각 소실이나 근육 위축이 동반되기도 한다. 피부도말검사와 조직병리검사에서 항산성 염색으로 나균이 관찰되면 임상 증상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한센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피내 반응 검사인 레프로민(lepromin) 반응 검사는 병형을 판정하는데 이용된다. 중합효소연쇄반응법도 개발되어 있으나, 실용성이 높지는 않다. 한센병이 드물게 발생하는 나라에서는 한센병과 그 증상을 의사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치료

한센병은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항생제 병합 요법으로 치료한다. 리팜핀(rifampin), 답손(dapsone), 클로파지민(clofazimine)을 소수균(paucibacillary) 한센병 환자에게는 6개월, 다수균(multibacillary) 한센병 환자에게는 12개월 요법으로 치료한다1)4). 항생제 병합요법은 매우 효과적이며, 치료 한달 후에는 전염력이 사라진다. 치료 후 재발율은 매우 낮다. 항생제 내성은 매우 드물게 보고된다. 신경 손상이 있는 환자들은 궤양과 이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보호신발이나 보호복을 착용한다. 한센병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 백신은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으므로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나균의 전파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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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

이제철/경북대학교

감수

이정신/강원대학교

참고문헌

1. Aamir, M., Sadaf, A., Khan, S., Perveen, S., and Khan, A. 2018. Recent advancement in the diagnosis and treatment of leprosy. Curr. Top. Med. Chem. 18, 1550-1558.
2. Sotiriou, M.C., Stryjewska, B.M., and Hill, C. 2016. Two cases of leprosy in siblings caused by Mycobacterium lepromatosis and review of the literature. Am. J. Trop. Med. Hyg. 95, 522-527.
3. de Sousa. J.R., Sotto, M.N., and Simões Quaresma, J.A. 2017. Leprosy as a complex infection: Breakdown of the Th1 and Th2 immune paradigm in the immunopathogenesis of the disease. Front. Immunol. 8, 1635.
4. Smith, C.S., Aerts, A., Saunderson, P., Kawuma, J., Kita, E., et al. 2017. Multidrug therapy for leprosy: a game changer on the path to elimination. Lancet Infect. Dis. 17, e293-e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