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 탄소

이산화 탄소

[ carbon dioxide ]

이산화 탄소(carbon dioxide)
화학식 CO2
분자량, g/mol 44.01
상태 무색 기체
녹는점, °C -56.6 (5.1 기압의 삼중점에서)
끓는점, °C -78.5 (1기압)
밀도, kg/m3 1.977 (0 °C, 1기압, 기체) 1562 (-78.5 °C, 1기압, 고체)
1101 (포화 액체, -37 °C)

이산화 탄소는 밀도가 높은 무색 기체로, 보통 냄새가 없지만, 고농도에서는 산성의 톡 쏘는 냄새가 난다. 지구 대기에 미량으로 존재하는데, 현재 농도는 0.04 %(400 ppm(부피)) 정도이며, 이는 산업 혁명 이전보다 280 ppm 높아진 수치이다. 이산화 탄소는 화산 폭발이나 온천 등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지만, 호기성 유기체가 에너지를 얻기 위한 탄수화물지방 대사의 호흡 과정, 유기물이 분해되거나 당이 발효되는 과정, 또는 화석 연료가 연소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한편, 아크릴산의 생산과 같은 대량의 산화 공정에서 원치 않는 부산물로 얻어지기도 한다. 비활성 기체로써 음식 첨가제, 팽창제 등으로 사용되며 소화기 원료로 불을 끄는 데 쓰인다.

목차

역사

이산화 탄소는 독립된 물질로 인정된 첫 번째 기체이다. 1640년경 북벨기에의 반 헬몬트(J. B. van Helmont)는 닫힌 계에서 숯을 태웠을 때 얻어지는 재의 질량이 원래 숯보다 상당히 감소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줄어든 숯은 보이지 않는 물질인 '기체(gas)' 또는 '거친 영혼(wild spirit)'으로 변한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1750년 스코틀랜드의 블랙(J. Black)은 이 물질의 성질을 더 연구하여 석회암(탄산 칼슘)을 가열하거나 산으로 처리하여 얻은 기체를 '고정 공기(fixed air)'라 명명하고 공기보다 밀도가 크고 불꽃이나 동물 생명과 관련이 없음을 밝혀내었다. 그는 석회수(수산화 칼슘의 포화 수용액)에 고정 공기를 불어 넣으면 탄산 칼슘이 침전된다는 것도 알아내었고, 이 현상을 이용하여 동물 호흡이나 미생물의 발효 시 이 기체가 생성된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1772년 영국의 프리스틀리(J. Priestley)는 '고정 공기를 물에 주입하기(Impregnating Water with Fixed Air)'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분필에 황산(그 당시는 'oil of vitriol'로 알려졌음)을 떨어뜨려 발생하는 기체를 수조에 불어넣고 포집하였다.

1823년 데이비(H. Davy)와 패러데이(M. Faraday)가 처음으로 고압에서 이산화 탄소를 액화시킬 수 있었다. 한편, 고체 이산화 탄소는 틸로리에(A.-J.-P. Thilorier)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그는 1835년 액체 이산화 탄소가 담긴 가압 용기를 열었을 때, 이 액체의 빠른 증발에 기인한 냉각으로 고체 이산화 탄소를 얻었다.

성질

2.1 구조와 결합

이산화 탄소는 선형의 대칭 분자로 쌍극자 모멘트가 없고 적외선 분광 스펙트럼에서 비대칭(anti-symmetric) 방식에 의한 2349 cm-1과 굽힘(bending) 방식에 의한 667 cm-1의 두 진동 밴드(vibration band)가 관측되며, 라만 스펙트럼에서는 1388 cm-1에서 대칭 신축(symmetric stretching) 방식의 밴드가 나타난다. 탄소와 산소 사이의 결합 길이는 116.3 pm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2.2 물리적 성질

무색의 이산화 탄소는 낮은 농도에서는 냄새가 없으나 높은 농도에서 톡 쏘는 산성 냄새가 난다. 표준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 공기보다 1.67배 무겁다. 1 기압과 -78.5 °C 이하에서 고체 상태로 존재하며, 이를 드라이아이스(dry ice)라고 한다. -78.5 °C 이상에서 직접 승화하므로 상압과 상온에서 액체 상태를 볼 수 없으며, 5.1 기압 이상에서만 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아래의 상평형 그림에서 보듯이 삼중점은 약 5.1 bar와 217 K 그리고 임계점은 72.8 bar와 304 K이다. 임계점 이상의 온도와 압력에서 이산화 탄소는 초임계 유체(super-critical fluid)처럼 거동한다.

이산화 탄소 상평형 그림()

2.3 화학적 성질

이산화 탄소는 물에 녹아 탄산(H2CO3)을 형성할 수 있는데, 탄산은 약한 산성을 띤다.

CO2 + H2O ⇌ H2CO3
H2CO3 ⇌ HCO3 + H+Ka1 = 2.5 × 10−4 mol/L
HCO3 ⇌ CO32− + H+Ka2 = 4.69 × 10−11 mol/L at 25 °C
이때 Ka1, Ka2는 각각 이양성자산인 탄산의 첫 번째, 두 번째 산 해리상수이다.

이산화 탄소는 약한 친전자체(electrophile)로 작용하여 염기성 수용액에서 친핵체(nucleophile)인 수산화 이온과 반응한다.

CO2 + OH- → HCO3-

또한 그리냐르 시약(Grignard reagent)이나 유기리튬 화합물과 반응하여 카복실레이트를 형성한다.

MR + CO2 → RCO2M (M = Li 또는 MgBr, R = 알킬 또는 아릴 기)

2.4 생물학적 역할

이산화 탄소는 유기체가 에너지를 얻기 위해 대사 과정에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을 산소로 분해할 때 세포 호흡의 최종 생성물이다. 하지만 식물은 호흡으로 내놓은 것보다 광합성을 통하여 더 많은 양의 이산화 탄소를 흡수한다. 탄소 고정은 식물이 대기 중 이산화 탄소를 받아들여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포도당을 만드는 생화학적 과정이다. 이산화 탄소와 물이 광합성으로 포도당을 생산하고 이로부터 여러 다른 유기 화합물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산소도 생성된다.

광합성 반응 ()

오랜 세월 동안 대기 중에서 이산화 탄소는 자연적인 온실 가스로 작용하여 적외선을 흡수하고 방출하므로 지구 표면의 아랫부분은 따뜻하고 윗부분은 차갑다. 그런데 산업 혁명 이후 대기 중 이산화 탄소의 농도가 높아지고 이와 함께 메테인, 아산화 질소, 오존 등의 온실 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어, 20세기 중반 이후 기후 변화가 과도하게 발생하여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생성

이산화 탄소는 대부분 수집하지 않는 폐기물로 취급됐는데, 탄화수소 연료를 연소할 때 물과 함께 생성되며, 아래 반응은 메테인의 연소 반응이다.

CH4+ 2 O2 → CO2+ 2 H2O

한편,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 칼슘의 열분해로도 생성되며, 이때 함께 생성되는 소석회(산화 칼슘)도 산업적으로 많이 쓰인다.

CaCO3 → CaO + CO2

철을 생산할 때 용광로에서 산화물 원광석을 코크스환원하는 과정에서도 이산화 탄소가 발생한다. 또한, 술을 만들 때 당을 발효하는 과정에서도 아래 식과 같이 이산화 탄소가 에탄올과 함께 생성된다.

C6H12O6 → 2 CO2 + 2 C2H5OH

탄산염으로 이루어진 암석이 물이나 산에 용해되어 만들어지기도 해서, 지하수, 강, 호수, 빙하, 바다에 존재한다. 이렇게 생성된 이산화 탄소는 다시 물고기 아가미를 통해 물속으로 돌아가고 공기로 숨 쉬는 육지 동물들의 폐를 통해 체내로 들어갔다가 다시금 공기로 나오는 순환을 계속한다. 또한, 원유나 천연가스 저장고에도 더불어 존재한다.

호기성 유기체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산화할 때에도 이산화 탄소가 발생하며, 광합성의 역반응인 포도당의 연소 반응으로부터 이산화 탄소가 생성된다.

C6H12O6 + 6 O2 → 6 CO2 + 6 H2O

응용

4.1 음식

식품 산업에서 이산화 탄소는 요리용 스프레이 압축가스나 산성도 조절용 음식 첨가제로 사용된다. 또한, 이산화 탄소를 발생시켜 빵을 부풀리는 팽창제로 쓰이는데, 이는 효모(yeast)가 설탕을 발효시킬 때와 베이킹파우더와 베이킹소다에 열 또는 산을 가할 때 이산화 탄소가 생성되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산화 탄소를 탄산음료나 탄산수에도 첨가할 때 이 기체의 압력을 높여 함께 포장함으로써 톡 쏘는 맛을 유지하게 한다.

4.2 화학물질의 전구체

이산화 탄소는 요소(urea)의 공업용 생산에서 주로 쓰이며, 메탄올을 생산하거나 탄산염, 중탄산염을 제조할 때에 쓰이기도 한다.

그리고 전기화학적으로 이산화 탄소로부터 메테인과 같은 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재생 에너지 연구는 손쉽게 운송하여 사용 가능한 연료 생산과 온실 가스의 배출을 막는 데에도 한몫을 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4.3 비활성 기체

이산화 탄소는 값이 싸고 발화하지 않기 때문에 압축가스로 흔히 쓰이는데, 액체상이 증발하는 압력이 상온에서 59기압이므로 많은 양의 이산화 탄소를 폭발의 위험성 없이 보통의 압축 용기에 담아 사용할 수 있으나, 용접에 쓸 때는 금속의 산화에 유의해야 한다. 액체 이산화 탄소는 몇몇 음식 재료들의 초임계 건조에 사용되고, 커피의 카페인 제거에도 사용된다.

4.4 소화제

이산화 탄소는 화재 시 불꽃 주위를 둘러싸 산소를 차단함으로써 소화제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전기 화재의 경우 합선을 유발하지 않아 장비에 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가압한 액체 이산화 탄소 소화제로 쓰인다. 그러나 흔한 화재 현장에서는 산소를 차단하더라도 타는 물질을 식히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산화 탄소가 분산되고 난 후 산소에 의해 재발화될 수 있어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산화 탄소 소화제는 초고농도로 분사된 경우 질식의 위험이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4.5 기타

초기에 개발된 레이저에 이산화 탄소가 매질로 쓰였다. 한편, 수영장의 pH를 조절하는 데에도 사용되는데, 이는 이산화 탄소를 불어넣어 줌으로써 해로운 산의 사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물의 이동이나 여과 시 탄산 칼슘이 물에 더 잘 녹아 있기에 바다의 산호(coral)가 형체를 만드는 데에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참고 자료

(PDF). Air Produc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