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핵체

친핵체

[ nucleophile ]

친핵체(nucleophile)는 양전하를 띠고 있는 핵(nucleus)과 좋아하는(philos)의 합성어로 핵을 좋아하는 화학종(chemical species)을 말한다. 화학 반응에서 친전자체(electrophile)에게 전자쌍을 주어 분자의 화학 결합을 만들 수 있다. 음이온이거나, 중성 상태에서 비결합 전자쌍이나 이중 결합 또는 삼중 결합의 파이 결합을 가진 분자가 친핵체로서 작용할 수 있다. 친핵체는 전자를 주기 때문에 루이스 염기(Lewis base)이다.

목차

친핵체의 종류

친핵체는 음전하 또는 음의 극성을 띤 원자를 가지고 있는 화학종으로서 전자가 풍부한 상태이다. 음전하 상태의 원자로부터 전자가 부족한 양 극성의 친핵체에 한 쌍의 전자를 제공하여 결합을 형성하게 한다. 친핵체는 음전하를 가지거나 중성 상태에서 비결합 전자를 가지고 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암모니아, 물, 하이드록시이온(OH-) 및 염소 음이온(Cl-)이 잘 알려진 친핵체이다.

몇 가지 친핵체의 분자 구조와 전하밀도 분포: 붉은색 화살표는 전자 밀도가 가장 높은 원자를 표시한다. (출처: 대한화학회)

종종 어떤 화합물에 대하여 친핵체와 루이스 염기라는 용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친핵체와 친전자체의 정의가 루이스 산 염기와 비슷하고 실제로 서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루이스 염기는 비결합 전자쌍을 제공하기 때문에 친핵체이고 반면 루이스 산은 전자 수용체이기에 친전자체로 작용한다.

따라서 유기 화학은 루이스 산-염기 반응의 관점에서도 이해할 수 있는데, 주요 차이점은 산과 염기라는 단어는 모든 화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더 넓은 범위의 개념이고 친핵체-친전자체는 탄소 결합과 관련한 유기 반응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라는 점이다.

친핵성

친핵체의 친핵성(nucleophilicty)은 특정 반응에서 친전자체와의 반응성을 말하는 것으로써 물질의 상태, 반응의 종류와 반응 조건, 등 여러 요인에 의하여 달라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분자의 편극성(polarizability)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반응에서의 용매 및 다른 분자와의 상호작용으로 다르게 나타난다.

원자 크기가 커지면 전자들이 원자핵과의 결합력이 약해져서 편극성이 크고 원자의 크기가 작으면 최외각 전자의 편극성이 작게 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두 분자 친핵성 치환반응(SN2 반응)에서의 친핵성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음이온 상태의 염기는 중성 상태의 짝산보다 훨씬 강한 친핵체이다.

물의 짝염기 하이드록시 음이온(OH-)는 중성의 물보다 불안정하여 친핵성이 크고, 마찬가지로 아미드 음이온(NH2-)은 중성 상태인 암모니아보다 훨씬 큰 친핵성을 가진다.

음이온과 짝산의 친핵성 비교(출처: 대한화학회)

비슷한 크기의 음이온 원자는 염기성이 클수록 친핵성이 증가한다.

비슷한 크기를 가지는 음이온들의 친핵성은 전기음성도에 따라 원자 주변의 전하 밀도와 안정도가 달라진다. 같은 주기에서 전기 음성도가 큰 불소 원자의 경우 전자를 핵 주위로 잘 끌어당겨 크기는 작고 편극성이 적은 상대적으로 안정한 상태를 이룬다. 안정한 음이온 상태는 염기의 관점에서 약염기에 해당되고 반응성은 감소한다.

반면에 전기음성도가 작은 탄소의 경우 전자 구름이 크고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음이온 상태로 친핵성이 커진다. 따라서 주기율표에서 같은 주기의 원소의 경우 전기음성도가 작을수록 불안정한 상태의 강염기가 되고 친핵성이 증가하게 된다. 다음의 예는 이러한 경향을 그림으로 나타낸다.

비슷한 크기의 원자의 염기성에 따른 친핵성 비교: 괄호안 숫자는 짝산의 pKa 값을 나타낸다(출처: 대한화학회).

친핵성의 입체장애 효과

비슷한 염기도를 가지는 친핵체에서 크기가 크면 반응할 때 입체장애 효과로 탄소 뒷면에 접근할 수 없어 친핵성이 감소한다. 반면 염기도는 방해받지 않는 양성자를 제거하기 때문에 입체 효과의 영향이 크지 않다. 이를테면 3개의 메틸기를 가진 tert-뷰톡사이드 이온(tert-뷰탄올의 pKa = 18)은 에톡사이드 이온(에탄올의 pKa = 16)보다 더 강한 염기임에도 불구하고 반응할 때의 입체장애 때문에 에톡사이드 이온보다 친핵성이 떨어진다.

입체장애 효과와 친핵성 비교: 괄호안 숫자는 짝산의 pKa 값을 나타낸다(출처: 대한화학회)

용매에 따른 친핵성의 효과

전하를 띄지 않은 친핵체들의 친핵성은 용매의 변화에 의해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음이온의 상대적인 친핵성은 용매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양성자성 극성 용매(물, 알코올)에서는 음이온 친핵체가 용매와의 수소 결합으로 용매화가 잘된다.

주기율표의 같은 족에서 크기가 작은 원자는 용매화가 잘되어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큰 원자는 용매화가 잘 안되어서 친핵성은 증가한다. 반대로, 비양자성 극성 용매(아세톤, DMF, DMSO, HMPA)에서는 음이온 대신 양이온이 용매화가 잘되고 노출된 음이온이 잘 생성된다. 이때 음이온의 친핵성은 원자의 전자 밀도 혹은 염기성에 비례하여 같은 족에서 위로 갈수록 전자 밀도, 염기성이 증가하면서 친핵성도 커진다.

양성자성 용매에서의 친핵성: F- < Cl- < Br- < I- (물, 에탄올) 비양성자성 용매에서의 친핵성: F- > Cl- > Br- > I- (아세톤, DMSO, DMF)

양성자성과 비양성자성 용매에서의 친핵체 및 친전자체의 용매화(출처: 대한화학회).

친핵체에 의한 유기 반응

알킬할로젠의 친핵성 치환반응

다음은 브로모메테인(bromomethane)과 하이드록시 이온의 반응에 의해 메탄올이 합성되고 브롬화 음이온이 떨어져 나오는 치환반응이다. 음전하를 가지는 OH가 친핵체로, 부분적으로 양전하를 띄는 브로모메테인이 친전자체로 작용한다. 하이드록시기 산소에 있는 음이온이 부분 양전하를 띤 메틸 탄소에 전자를 주어 브로민 음이온이 이탈기로 떨어지고 탄소-산소 결합이 형성되면서 반응이 진행된다.

친핵체에 의한 알킬할로젠의 친핵성 치환반응(출처: 대한화학회)

친핵성 방향족치환 반응

방향족 할로젠 화합물은 할로젠 이온을 친핵체로 치환시키는 친핵성 치환반응에 일반적으로 거의 비활성이다. 그러나 방향족 화합물이 할로젠에 대하여 오쏘(ortho)- 또는 파라(para)-위치에 전자를 강하게 당기는 치환기(예; NO2)가 존재하면 친핵성 방향족 치환반응(nucleophilic aromatic substitution)이 일어난다. 아래 반응식과 같이 2-나이트로클로로벤젠을 강염기 -OH와 반응시키면 2-나이트로페놀이 만들어진다.

니트로클로로벤젠의 친핵성 치환반응(출처: 대한화학회)

이 반응은 첨가-제거(addition-elimination) 반응 두 단계로 진행된다. 나이트로기와 클로로기가 치환된 벤젠고리의 전하밀도가 낮아지는데 특히 클로로기가 치환된 탄소에 부분 양전하가 집중된다.

첫 번째 단계로 친핵체 -OH가 할로젠 원소가 결합하고 있는 방향족 고리의 탄소에 첨가된다. 이 첨가 반응은 그 방향족 고리에 생성된 음전하를 오쏘나 파라 위치에 있는 나이트로기의 공명 효과에 의해 안정화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염화 이온이 제거되고 방향족 고리가 다시 만들어지며 2-나이트로페놀이 생성된다.

친핵성 방향족 치환반응 메커니즘(출처: 대한화학회)

친핵성 아실 치환반응

친핵성 아실 치환반응(nucleophilic acyl substitution)은 아실 유도체와 알코올, 아민 또는 엔올레이트와 같은 친핵체와의 치환반응을 말한다. 이 반응에서 친핵체는 산할라이드, 산무수물 또는 에스터와 같은 아실 유도체의 이탈기와 바꾸어진다. 아실 유도체는 광범위한 친핵체와 반응할 수 있어 친핵성 아실치환 반응을 사용하여 다양한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다.

기타

동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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