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단백질

[ protein ]

단백질은 생체를 구성하는 고분자 유기물이며 일반적으로 최소 100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펩타이드 결합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미노산은 여러 가지 구조식을 가지고 있지만,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일반 구조식은 RCH(NH2)COOH이다. 단백질에서는 아미노산의 아민기(-NH2)와 다른 아미노산의 카복실기(-COOH) 사이에 펩타이드 결합이 형성되어 있다. 펩타이드 결합으로 연결된 아미노산의 개수가 20-30개 정도밖에 되지 않아 특정한 삼차구조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이를 단백질로 명명하지 않고 펩타이드로 부른다. 단백질은 뼈, 힘줄, 인대, 머리카락 등을 구성하는 구조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물질의 대사 반응, DNA 복제,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 물질의 이동,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생물학적 활성을 조절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은 유전자의 염기서열에 의해 결정되며 긴 가닥의 아미노산 서열이 단백질 접힘의 과정을 통하여 삼차 구조를 형성하면 단백질 고유의 활성을 지니게 된다. 단백질이 열, 방사선, 압력 등의 물리적인 요인이나 산, 염기 등의 화학적인 요인, 트립신(trypsin), 카이모트립신(chymotrypsin)과 같은 단백질 분해효소(protease)에 의해 단백질의 삼차 구조가 파괴되면 원래의 기능과 성질을 잃어버리는 변성이 일어나게 된다.

목차

단백질 구조

단백질 구조 등급. (a) 단백질의 1차 구조는 폴리펩타이드를 구성하는 아미노산 잔기의 배열을 의미함 (b) 알파 나선 및 베타 병풍 구조는 대표적인 단백질의 2차 구조 (c) 단백질의 3차 구조는 2차 구조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됨 (d) 단백질의 4차 구조는 2개 이상의 3차 구조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됨. 예제는 적혈구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단백질 ()

각각의 단백질은 자신만의 독특한 아미노산 서열을 가지며 이러한 아미노산 서열을 단백질의 1차 구조라 부른다. 단백질의 1차 구조가 최종적으로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결정하며 유전자 돌연변이는 단백질 아미노산 서열 변화를 통하여 그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단백질의 1차 구조에 존재하는 아미노산 잔기들의 상호 작용으로 알파 나선(alpha helix) 구조(스프링 모양) 또는 베타 병풍(beta sheet) 구조(병풍 모양) 등의 특징적인 2차 구조가 형성된다. 알파 나선 구조에서는 아미노산 사이의 수소 결합들이 하나의 폴리펩타이드(polypeptide) 사슬 내에서 일어난다. 알파 나선이 한 바퀴 돌 때마다 3.6개의 아미노산 잔기가 필요하므로 n번째 잔기의 카르보닐기와 n+4번째 잔기의 아민기 사이에 수소결합이 형성된다. 베타 병풍 구조는 서로 평행한 2개 이상의 폴리펩타이드 가닥 사이에 형성되며 알파 나선 구조와는 달리 서로 인접한 다른 가닥에 있는 아미노산 사이에 수소결합이 형성된다. 이러한 알파 나선 및 베타 병풍 구조와 같은 2차 구조 사이의 상호 작용에 의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단백질 구조라고 부르는 3차 구조가 형성된다. 단백질의 3차 구조는 아미노산 사슬이 구부러지고 접힘으로써 형성되며, 생체 활성을 조절하는 단백질 대부분은 구형 단백질을 형성한다. 단백질의 3차 구조는 하나의 아미노산 사슬에 의해 형성된 구조를 의미하며 이러한 3차 구조가 2개 이상 상호 작용하여 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하게 되면 이러한 구조를 단백질의 4차 구조라고 명명한다.

단백질 생합성

유전자 코드. 유전자의 DNA 염기서열이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결정함.()

단백질은 유전자의 염기서열 정보로부터 전사번역의 과정을 거쳐 생체 내에서 생합성된다. 핵산에 있는 3개의 염기 서열이 하나의 아미노산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AUG (아데닌-유리딘-구아닌) 염기서열은 메싸이오닌(methionine) 아미노산 정보를 가지고 있는 염기 서열이다. 이런 아미노산 정보를 포함하는 DNA 염기 서열은 일차적으로 RNA 중합효소(RNA polymerase)에 의해 해석되어 전령 RNA(messenger RNA, mRNA)가 만들어진다. 전령 RNA는 DNA가 가지고 있는 아미노산 정보를 약간 다른 형태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보를 리보솜(ribosome) 단백질 복합체가 해석하여 각각의 아미노산을 순차적으로 펩타이드 결합으로 연결하여 단백질을 생산해낸다.

단백질 기능

단백질은 유전자가 가지고 있는 생명 유지의 의무를 실제로 수행하는 주연 배우이다. 특수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몇몇 RNA 종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우에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전령 RNA 물질은 그 자체로는 특별한 활성이 없는 물질로 간주하고 있다. 단백질은 박테리아 건조 질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DNA나 RNA가 각각 3%와 20%를 차지하는 것을 볼 때, 매우 높은 비율로 생명체를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백질은 다른 분자에 대해 높은 특이성을 가지고 강하게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세포 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마이오글로빈의 3차 구조. 마이오글로빈은 엑스선 결정학으로 단백질 3차 구조가 밝혀진 최초의 단백질이다. 척추 동물의 근육 내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마이오글로빈에 존재하는 헴(Heme) 보결기(prosthetic group)(회색으로 표시)와 여기에 결합된 산소(붉은색으로 표시)가 표시되어 있다. ()

세포 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단백질의 역할은 생체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의 역할이다. 효소는 포도당 및 지방의 분해를 포함하는 대부분의 대사 과정을 촉매하고 있으며, DNA 복제 및 수리, DNA로부터 RNA를 만들어내는 전사 과정, RNA로부터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번역 과정에 이르기까지 약 4000종류에 이르는 거의 모든 생체 반응에 관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효소에 결합하여 변화를 겪는 물질을 기질(substrate)이라고 부르며 기질과 결합하는 효소의 부위를 활성 부위(active site)라고 부른다. 효소는 몇백 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지지만 촉매 반응이 일어나는 활성 부위는 효소 전체에서 매우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헴과 산소의 상호작용. 헴에 존재하는 철 이온에 산소가 결합하고 있으며 산소와 헴의 결합은 철 이온의 산화-화원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

헤모글로빈(hemoglobin), 마이오글로빈(myoglobin) 같은 단백질은 산소와 결합하는 능력을 갖춘 헴(heme) 보조기(prosthetic group)를 포함하고 있어서 폐를 통해 몸속에 들어온 산소를 각 조직으로 전달해주는 구실을 한다. 헴은 철 이온이 포피린(porphyrin)에 결합하고 있는 배위화합물이며 산소는 환원 상태의 철 이온[Fe(II)]에만 결합하며 산화 상태의 철 이온[Fe(III)]에는 결합하지 못한다. 마이오글로빈에 존재하는 두 가지의 히스티딘 잔기가 헴 보조기와 상호 작용하고 있다. 마이오글로빈의 히스티딘-93 잔기는 헴의 철 이온과 직접 결합하고 있으며 히스티딘-64 잔기는 철 이온에 직접 결합하고 있지 않지만 철 이온과 결합한 산소 분자에 작용하여 헴과 산소 사이의 결합을 강화한다.

효소가 가진 촉매 기능 외에도 많은 단백질들이 세포 신호 전달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슐린(insulin)과 같은 단백질은 세포에서 분비되어 다른 단백질에 존재하는 수용체(receptor)에 리간드(ligand)로 결합함으로써 세포 사이에서 상호 소통하는 전달자로서의 작용한다. 세포막에는 인슐린 수용체(insulin receptor)와 같은 세포 외부의 신호를 인식하고 이를 세포 내부로 전달해서 여러 가지 변화를 일으키는 다양한 수용체들이 존재하며 이들 수용체에 의해 세포는 외부의 변화를 인지하고 반응하게 된다.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중요한 단백질인 항체(antibody)도 단백질로 분류되며, 외부 침입 물질인 박테리아바이러스의 항원(antigen)에 결합하여 이들을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효소는 반응을 촉매하기 위하여 적절한 수준으로 기질과 결합하고 다시 분리되지만, 항체는 반응을 촉매하지 않고 항원과 매우 강하게 결합하는 성질을 가지며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질병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목적으로 많이 활용한다.

세포의 뼈대를 유지하는 등의 구조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단백질은 대부분 섬유질 형태의 분자 구조를 가진다. 예를 들어, 콜라겐(collagen)이나 엘라스틴(elastin) 같은 단백질들은 연골(cartilage)과 같은 결합 조직의 중요한 구성 성분이며 케라틴(keratin)은 손톱이나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주요한 구조 단백질로 작용하고 있다.  

단백질 영양소

미생물과 식물 대부분은 단백질 생산에 필요한 20가지 아미노산을 생체 내에서 합성할 수 있지만, 동물의 경우에는 몇 가지 종류의 아미노산에 대한 생합성이 체내에서 이루어지지 않아, 음식을 통해 이러한 아미노산의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생체 내에서 아미노산 생합성에 필수적인 효소의 결핍으로 자체적으로 아미노산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경우, 생존을 위해 외부로부터 공급을 받아야만 하는 아미노산을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동물에서는 아스파트산(aspartic acid)으로부터 라이신(lysine), 메싸이오닌(methionine), 트레오닌(threonine)을 생합성할 때 필수적인 아스파르토카이내이즈(aspartokinase)가 결핍되어 있어서 이들 아미노산은 음식으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을 포함하는 음식을 섭취한 경우 먼저 위산에 의해 단백질이 변형되고 소화 기관에 존재하는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 분해된 아미노산은 흡수되어 체내에서 단백질 생합성에 활용되고 일부는 당신생(gluconeogenesis) 과정을 거쳐 포도당으로 변화되거나 크렙스 회로를 통해 대사된다. 특히, 단백질은 단식이나 기아 상태 등 탄수화물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