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영

포영

[ glumes ]

벼과 식물의 에서 꽃차례 축 맨 밑에 위, 아래로 나는 포엽에 해당하는 것을 특별히 포영이라 하고, 각각의 꽃을 감싸는 2개의 포엽 형태의 변형체를 외화영(화영, 호형, lemma)과 내화영(내영, palea)이라 한다. 꽃잎은 퇴화되어 없거나 2~3개의 흔적적인 비늘잎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를 인피(lodiculus)라고 한다.1)2)

벼과식물의 작은이삭(spiklelets; A)과 소화(florets; B)의 모식도 (출처:김형섭)

목차

벼과식물 꽃의 구조

, 보리, 밀, 옥수수 등이 포함되는 벼과(Poaceae/Gramineae; 화본과) 식물의 은 다른 외떡잎식물의 꽃의 형태와 다른 특이한 구조를 이룬다. 이에 벼과 식물의 꽃 구조를 설명하는 용어는 일반 꽃을 설명하는데 사용하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 벼과 식물의 꽃은 전형적인 풍매화로 꽃이 작고, 꽃덮이가 퇴화되어 명확하지 않으며, 특이한 모양의 포엽 변형체가 캡슐 모양으로 꽃을 감싸며, 수술대가 가늘고 길며, 꽃밥이 상대적으로 크고, 암술머리가 2-3개로 갈라지며 털이 나 있다.2)

벼과 식물의 꽃은 1개 또는 여러 개의 작은꽃(소화; florets)이 모여 소위 벼과형 ‘작은이삭(소수화서 spikelets)’을 형성한다. ‘작은이삭’을 형성하는 가지(소축, rachilla)의 맨 아래 위, 아래로 2개의 포영이 2열 호생하고, 그 위에 1개 혹은 수개의 소화가 2열 호생 배열한다. 각각의 소화 바깥 쪽에는 화영이 안쪽에는 2개의 주맥을 가진 내영이 있다. 내영의 안쪽으로 대부분 2개의 인피가 있는데, 이 인피의 기부가 부풀어 커지면서 화영과 내영을 밀어내 벌어지면 암술머리가 노출되며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진다. 수술은 3-6개이고 씨방은 3개의 심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되나 실제로는 격벽이 없는 하나의 방으로 구성된다.1)2)

벼과식물 벼(Oryza sativa) 꽃의 부분 확대도: A. 소지에 하나의 꽃을 형성하는 소지와 작은 이삭, 그리고 내영과 화영이 벌어져 개화한 꽃의 모습; B. 개화한 꽃의 아래포영과 위포영, 화영과 내영의 모습, 6개의 수술을 볼 수 있음; C. 분리한 내영에서 씨방, 인피, 암술머리를 볼 수 있음 (출처:김형섭)

벼과식물의 꽃 발생

벼과 식물의 은 일반 꽃과 달라 수술암술을 제외한 나머지 부위인 포영, 호영, 내영, 인피 등이 일반 외떡잎식물 꽃의 어느 부위에 해당하는지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인피는 발생 위치가 ‘내꽃덮이’ 부위에 해당하는 안쪽 윤생열에 발달하지만 그 기능은 화영과 내영을 벌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능적으로 ‘내꽃덮이’ 와 전혀 다르다.

이에 인피를 꽃안꿀샘, 헛수술, ‘내꽃덮이(내화피편, inner tepal, 꽃잎 해당 부위)’의 변형체 등 학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였다.3) 또한 꽃받침 모양으로 암술과 수술을 감싸는 캡슐모양의 화영과 내영은 서로 다른 윤생열에 위치하여 내영은 ‘밖꽃덮이(외화피편 outer tepal, 꽃받침 해당)’의 변형체, 화영(호형)은 포엽의 변형체로 보기도 하지만, 이를 모두 ‘밖꽃덮이’의 변형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의 유전발생학적 연구에 따르면 인피는 애기장대의 B그룹에 속하는 유전자군에 의해 발현되는 것으로 확인되어 꽃잎의 변형체로 보고 있으며,4) 내영은 꽃받침에 해당하는 부위로 화영은 ‘꽃포엽(prophyll, 화포)’, 포영은 ‘꽃차례포엽(bract, 화서포)’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한다.5)6)

벼꽃의 구조적 특이성

벼과 식물 중 와 옥수수의 구조는 보다 특이하다. 벼꽃은 양성화인데 비해 옥수수는 단성화로 서로 다르며, 그 구조도 아주 다르다. 벼와 옥수수의 꽃에 대한 유전발생학적 연구는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꽃의 각 부위별 발생 관련 조절 유전자군이 속속 밝혀지면서 상호 비교연구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5)6)

벼꽃의 구조는 일반 벼과식물의 꽃 구조와 상당히 다르다. 벼꽃은 ‘작은이삭(소수)’ 하나에는 1개의 소화가 달리며, 소화 아래 소축에는 퇴화하여 흔적으로 남아있는 ‘흔적 포영(rudimentary glume)'이 있고, 그 위쪽으로 작은 크기의 위, 아래 불염성 호영(sterile lemma)이 있다. 외화영과 내화영은 비슷한 모양으로 하나의 용골을 가지며, 캡슐모양으로 닫혀 안쪽의 꽃 발생을 보호한다. 외화영에는 5개의 맥, 내화영에는 3개의 맥이 발달하고, 내화영의 가장자리(marginal region of palea)와 외화영의 안쪽 가장자리는 요철 모양으로 서로 맞물려 잠겨 있는 형태로 내부의 꽃 발생을 보호하며, 인피가 부풀어 오르면 맞물린 요철 부위가 열리면서 개화한다.5) 꽃 부위에 해당하는 인피 2개, 수술 6개, 암술 1개가 있다.

벼꽃의 흔적 포영, 불염성 호형, 내영에 3개의 맥, 요철 모양으로 맞물려있는 호영과 내영의 가장자리 구조 등은 보통 다른 벼과 식물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특이한 변형이다. 이러한 벼꽃의 각 부위 발생과 관련된 조절유전자군은 이미 대부분 파악되었으며, 이에 기초한 꽃의 각 부위 명칭은 아래 그림과 같다.5)

벼과 식물의 중요성

벼과 식물은 벼, 밀, 보리, 수수, 옥수수 등 인류 문명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식량자원 식물군이다. 벼과 식물의 은 기본적으로 풍매화로 꽃덮이(꽃잎꽃받침)가 퇴화되고 포엽(bract)이 꽃을 싸고 있는 형태이며, 꽃이 작아서 확대경의 도움 없이는 관찰이 쉽지 않다. 특히, 벼과 식물에서 사용되는 꽃의 구조와 관련된 각 부위의 명칭은 일반 속씨식물의 꽃 구조를 설명하는 용어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벼과 식물은 전세계적으로 분포하며, 771속 12,000여 종이 기재된 매우 큰 분류군이다.2) 따라서 종을 구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으며, 특히 각 속에 속하는 종들은 작은이삭에 소화가 달리는 수, 꽃차례의 특징, 포영의 모양 및 맥의 수, 호영과 내영의 형태 등 주로 꽃 구조와 관련된 용어로 기재되어 있어서,1) 이를 이해하는데 포영, 외호영, 내호영의 용어를 정확히 구별하여야 한다.

관련용어

, 꽃받침, 포엽

참고문헌

1. 조양훈, 김종환, 박수현 (2016) 벼과·사초과 생태도감. 지오북, 528
2. 김영동, 신현철 역 (2011) 식물계통학. 월드사이언스, 607
3. Preston JC, Kellogg EA (2007) Conservation and divergence of APETALA1/FRUITFULL-like gene function in grasses: evidence from gene expression analyses. Plant J, 52: 69-81
4. Whipple CJ, Zanis MJ, Kellogg EA 등 (2007) Conservation of B class gene expression in the second whorl of a basal grass and outgroups links the origin of lodicules and petals. Proc. Natl Acad Sci USA, 104: 1081–1086
5. Yoshida H, Nagato Y (2011) Flower development in rice. J exp Bot, 62: 4719-4730
6. Lombardo F, Yoshida H (2015) Interpreting lemma and palea homologies: a point of view from rice floral mutants. Front Plant Sci,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