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식물

음지식물

[ shade plant ]

식물은 서식처의 빛 세기에 순화(acclimation)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빛 세기에 반응하여 광합성 기구의 양적변화가 일어나는 식물을 양지식물이라 하는 반면 적응하지 못하는 식물을 음지식물이라 한다. 열대우림 속 지표면은 나지에 비해서 빛 세기가 1%도 되지 않는데 이와 같이 매우 약한 빛 세기에서 적응한 식물은 센 빛 조건에 잘 순화하지 못하는데, 이러한 식물을 절대 음지식물(obligate shade plant)이라 한다.

목차

양지식물과 음지식물의 광합성 비교

양지식물과 비교해서 음지식물의 엽육세포층이 덜 발달하기 때문에 얇다. 따라서 단위면적당 생체량도 적다. 두 식물 간에는 엽록체 내부의 틸라코이드막의 중첩도에서도 차이가 난다. 음지식물은 틸라코이드가 100여개 정도가 쌓여서 그라늄을 형성하는 반면 양지식물에서는 그라나당 틸라코이드가 5~30개 정도이다. 반면에 생체량당 엽록소 함량은 양지식물에 비해서 음지식물이 많을 뿐만 아니라 엽록소 a/b 비율은 2.0~2.5로서 양지식물의 3.2~3.6에 비해서 낮다. 엽록소 b는 주로 안테나 색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엽록소 a/b 비율이 낮다는 것은 음지식물의 안테나 색소가 양지식물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지식물은 빛이 광합성 제한요인으로 작용하는 조건에서 생육하기 때문에 빛 에너지 흡수를 최대화하기 위해서 안테나 크기가 클수록 좋다. 반면에 음지식물은 광합성 전자전달계의 플라스토퀴논, 시토크롬 f와 같이 전자수송체나 ATP 합성효소, 루비스코와 같은 캘빈회로를 구하는 효소함량이 낮기 때문에 ATP와 NADPH 생성율 뿐만 아니라 소비율도 낮아져서, 최대 광합성율은 양지식물보다 낮다.1)

음지와 양지에서 자란 식물의 잎 구조 (출처:한국식물학회)

한국산 음지식물의 예 (출처:이규송)

음지식물의 빛 세기에 대한 비가소성

절대음지식물과 달리 양지식물은 빛 세기 변화에 대해 광합성 기구의 양적 변화가 일어나는 가소성(plasticity)을 보인다. 양지식물을 낮은 세기, 중간 세기 그리고 강한 빛 세기에서 생육시켰을 때 빛 세기 조건에 순화된 광합성 특성과 형태적 특성을 보인다. 양지식물은 약한 빛 조건에서는 음지식물 의 특성을 보이는 반면 강한 빛 조건에서는 양지식물 특성을 보인다. 즉, 최대 광합성율이 빛 세기 증가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음지식물과 양지식물의 빛 세기에 따른 광합성 반응 (출처:한국식물학회)

음지식물의 광억제

절대음지식물의 광합성 기구는 가소성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음지식물이 센 빛에 노출되면 광합성 효율과 광합성능이 감소되는 만성 광억제(chronic photoinhibition)에 놓이게 된다. 센 빛에 오랜 기간 동안 노출되면 이 탈색되면서 결국에는 죽게 된다. 양지식물에 비해서 음지식물이 광억제에 민감한 이유는 광합성에 의한 빛 이용 효율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광합성율이 포화되는 빛 세기보다 높은 빛 세기에서 양지식물에 비해 음지식물은 보다 많은 과잉 빛(excess light) 조건에 노출되게 된다. 이러한 조건에서 전자전달과 짝지움(coupling)에 의해 형성된 양성자 기울기(proton motive force)가 ATP 생산에 이용되지 못하게 되어 틸라코이드 루멘이 산성의 상태로 유지된다. 이러한 낮은 산도는 광계2 물분해계에서 망간을 통한 P680+로의 전자전달을 제한하게 된다. 이러한 조건에서 P680+은 활성산소종을 생성하거나(활성산소 가설) 인접한 색소단백질을 산화시키게 되며,(장수 P680+ 가설) 그 결과 광억제가 유도된다. 일반적으로 음지식물은 양지식물에 비해 과잉 빛을 열로 전환시킴으로써 광합성 기구를 보호하는 카로티노이드 색소인 크산토필 함량이 25~33%정도로 적다. 결과적으로 음지식물은 크산토필 회로에 의한 보호능도 양지식물에 비해 낮기 때문에 광억제에 보다 민감하다고 할 수 있다.2)

인삼의 광합성 특성

인삼은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으로 우리나라, 중국 만주, 소련 연해주에 서식하며 학명은 Panax ginseng C.A. Meyer이다. 키는 60cm에 달하고 뿌리는 도라지와 같은 모양이고 근경 끝에서 줄기가 1개 나온다. 1개의 원줄기 끝에 3~4개의 잎이 돌려나기 하며, 긴 잎 자루 끝에 5개의 손바닥 모양의 겹잎이 달린다. 꽃은 연한 녹색으로 4월에 피고, 열매는 둥글고 적색이다. 인삼 뿌리는 강장제 또는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포닌 배당체가 주 성분이다. 강한 빛에 노출되면 광억제가 수반되어 황백화가 수반되어 결국에는 말라죽는다. 양지조건에서 강한 빛을 이용하거나 열로 소산함으로써 보호할 수 있는 광보호 능력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Anderson JM, Chow WS, Park YI (1995) The grand design of photosynthesis: acclimation of the photosynthetic apparatus to environmental cues. Photosynth Res, 46: 129-139
2. Oquist G, Anderson JM, McCaffery S 등 (1992) Mechanistic differences in photoinhibition of sun and shade plants. Planta, 188: 422-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