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로비 문

클로로비 문 (국문) phylum Chlorobi (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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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로비 문(phylum Chlorobi)는 1952년에 미국의 Helge Larsen에 의해 해수와 담수의 퇴적토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녹색황세균(green sulfur bacteria)라 불리는 문이며, 녹색황세균의 특징을 가진 Chlorobia 강과 2010년 보고된 Ignavibacteria 강으로 구성된다. Chlorobi 문의 세균들은 대부분 녹색 또는 짙은 갈색을 띠고 있으며 Chlorobi의 이름 또한 라틴어로 녹색 또는 녹황색을 뜻하는 chloro라는 단어와 bium이라는 생명을 뜻하는 단어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한자권 학자들은 Chlorobi 문을 녹균뮨(綠菌門)이라 부른다. 어원 그대로 Chlorobia 강의 세균은 녹황색 색소를 지니고 광합성을 수행하는 절대혐기성(obligate anaerobic) 산소비발생(anoxygenic) 광독립영양세균(photoautotroph)으로 알려져 있으며 산소를 발생하는 광합성 미생물인 남세균(Cyanobacteria)과는 달리 전자공여체로 물 분자가 황화수소, 수소, 또는 환원된 황을 사용한다. 

세균역(domain Bacteria) > 클로로비 문(phylum Chlorobi)

Chlorobi 문은 크게 Chlorobia 강과 Ignavibacteria 강으로 구성되며, Chlorobia 강은 Chlorobiales 단일 목, Ignavibacteria 강은 Ignavibacteriales 단일 목으로 이루어져 있다(그림 1). 2017년 8월 현재 Chlorobiales 강은 대표적인 속인 Chlorobium을 비롯한 6개의 속으로 구성되며, 대표 속인 Chlorobium은 운동성이 없는 절대 화학무기영양 광합성세균의 특징을 나타낸다. Ignavibacteriales 목은 혐기성인 Chlorobiales 목과는 달리 통성혐기성이며 Ignavibacerium album과 Melioribacter roseus 종이 배양되어 있다. 이들은 비운동성인 Chlorobiales 목 세균과는 대조적으로 활주운동성(gliding motility)을 보이는 세균이며 온천에서 발견되었다. 최근 2016년에는 다양한 환경에서 진행된 메타지놈 연구에서 16S ribosomal RNA (16S rRNA)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여 OPB56 그룹이 Chlorobi 문 내의 후보 목으로 제시되기도 하였다. Chlorobia 강과 Ignavibacteria 강 사이의 16S rRNA 유전자 유사도는 83% 미만으로 매우 낮다. Chlorobi 문은 16S rRNA 유전자 계통도에 기초하면 Bacteroidetes 문과 Fibrobacteres 문과 유연관계를 보여, FCB (Fibrobacter-Chlorobi-Bacteroidetes) 초문(superphylum)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림1. Chlorobi 문의 16S rRNA 유전자 계통도. 출처: 조장천/인하대학교 

그림 2. Chlorobium tepidum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전형적인 간균의 형태를 보인다. 출처: GettyimagesKorea

Chlorobi 문에 속한 세균들은 대부분 간균의 형태를 띠며, Prosthecochloris 속만이 타원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 Chlorobium tepidum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은 이 문에 속하는 세균의 전형적인 간균 모양을 보여준다(그림 2). 대부분의 Chlorobi 문 세균들은 이분법으로 분열을 하지만 Chlorobium clathratiforme은 3체 핵분열을 통해 분열을 하며 Y자 형태의 구조를 이루며 3차원 그물을 형성하기도 한다. Pelodictyon phaeoclathratiforme 종과 같이 빛이 거의 없는 수계의 저층에서 서식하는 세균은 세포 내에 가스소포(gas vacuole)을 가지고 있어서 부력을 사용하여 호수나 바다의 바닥으로 가라앉는 것을 방지하며 원하는 파장으로 세균을 이동하기도 한다. 세균의 색깔은 이들이 보유하는 세균엽록소(bacteriochlorophyll, Bchl)에 의해 결정되는데, 녹색을 띠는 Chlorobium, Chlrobaculum, Prosthecochloris 속은 Bchl c와 Bchl d를 주로 가지며, 약간의 Bchl a, chlorobactene, γ-carotene을 가지고 있다. Chloroherpenton thalassium과 Chlorobium chlorochromatii 종은 짙은 갈색을 띠고 있으며 Bchl e와 약간의 Bchl a를 가진다. 갈색을 띠는 균주는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매우 적은 광량에도 광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

Chlorobi 문은 독특하고 매우 효율적인 광합성 색소와 엽록소체(chlorosome)와 같은 기관들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세균들과 구분된다. 시안세균, 조류, 식물과는 달리 전자공여체로 물 분자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H₂S, H₂, 또는 여러 종류의 환원된 황으로부터 전자를 얻어 광계I(Photosystem I, PSI)의 광반응중심으로 전달하는 광합성을 수행하며, 이 때 NAD⁺을 환원시키기 위하여 비순환형 전자전달계(noncyclic electron transport chain)를 이용한다. 탄소원은 CO₂이며 CO₂의 고정은 Calvin cycle이 아닌 역구연산회로(reverse citric acid cycle)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Chlorobium은 H₂S 를 S⁰로 산화하는데, 이 때 산화된 황은 입자의 형태로 세포 바깥에 존재하므로 세포 안쪽에 황을 축적시키는 자색황세균(purple sulfur bacteria)인 Chromatium과도 구분된다. 또한 이 세균들은 미약한 광량에서도 광합성을 수행하기 위해 효율적인 집광안테나(light harvesting antenna)를 가지며, 엽록소체(chlorosome)라는 세포막과 연결된 특수한 구조에 존재하는 Bchl c, d, e가 빛을 모아 Bchl a로 전달한다. 광합성을 수행하기 위해서 많은 양의 황화합물이 필요하므로 Chlorobaculum tepidum은 황이 풍부한 온천지대에서 미생물 매트(microbial mat)를 형성하기도 한다.

Chlorobium tepidum의 유전체¹⁾가 이 그룹에서는 최초로 밝혀졌으며 Chlorobi 문 세균의 유전체 크기는 약 2-3 Mbp이다. 각 세균의 유전체는 1750-2800개의 유전자를 가지며 이중 1400-1500를 핵심유전체(core genome)으로 가진다. 매우 적은 수의 유기물질 수송단백질 유전자와 전사인자의 존재는 이들 세균이 종속영양이 아닌 광독립영양의 생활사를 가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Chorobi 문의 세균들은 혐기성 광합성을 수행하며 산소가 존재하지 않는 수환경의 저층을 비롯한 다양한 무산소환경에서 발견되며 주로 자색황세균(purple sulfur bacteria)과 함께 발견된다. 기수, 해양, 담수, 해양 퇴적토 등에서 자주 발견된다. Chlorobaculum 속의 고온성 세균인 Chlorobaculum tepidum은 유황 온천에서도 발견되었다. 녹색황세균인 GSB1 균주는 멕시코만 근처의 해저 2,500 m에 위치한 해저화산공 근처에서 발견되었는데 태양빛이 닿지 않는 심해저에서 이 세균은 놀랍게도 해저화산에 존재하는 지열광(geothermal light)이라는 희미한 빛을 이용하여 광합성을 수행하며 서식하고 있다²⁾.

1. Eisen JA, Nelson KE, Paulsen IT, (…..), Fraser CM. 2002. The complete genome sequence of Chlorobium tepidum TLS, a photosynthetic, anaerobic, green-sulfur bacterium. Proc. Natl. Acad. Sci. USA. 99: 9509–9514.
2. Beatty JT, Overmann J, Lince MT, (…..), Plumley FG. 2005. An obligately photosynthetic bacterial anaerobe from a deep-sea hydrothermal vent. Proc. Natl. Acad. Sci. USA. 102: 9306–9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