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록소체

녹색황세균(green sulfur bacteria)에서 주로 발견되는 세균엽록소(bacteriochlorophyll, BChl) c, d, e가 단백질과의 결합없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형성된 광수집 안테나 복합체(light-harvesting antenna complex)이다. 엽록소체는 단백질과의 결합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광수집 안테나 복합체와는 다르다. 세균엽록소가 조밀하게 쌓여진 구조를 가진 엽록소체는 아주 낮은 빛의 세기를 가진 환경에서도 녹색황세균이 광합성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구조물로 알려져 있다. 광수집 능력이 아주 우수하므로 빛 에너지를 흡수하기 위한 응용 과학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목차

엽록소체는 녹색황세균 Chlorobi, 섬유상의 비산소발생 광합성세균 Chloroflexi, 그리고 산성광합성 세균 Candidatus Chloracidobacterium thermophilum 등의 녹색 광합성세균에 존재한다. 이 중 Chlorobi 같은 녹색세균은 낮은 광자유동에서도 효과적으로 광합성을 할 수 있으며, 어떤 종은 심해 온천공 부근에서 낮은 에너지를 가진 적외선(infrared light)만으로 또는 중층 효소 투광층 바닥에서 남은 태양광만으로도 광합성을 할 수 있다. 세포 내부에 세균엽록소가 촘촘하게 쌓여진 구조로 이루어진 엽록소체는 이런 낮은 세기의 빛을 흡수하여 광계에 전달해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녹색황세균은 H₂S, H₂, 유기물을 전자공여체로 사용하고, 엽록소체의 세균엽록소 빛 흡수와 광계 I(photosystem I, PS I)과 연계하여 NADPH와 ATP를 만든다(그림 1). 

그림 1. 녹색황세균의 광계 I의 반응중심(reaction center) 및 엽록소체(chlorosome)의 구조와 작용 기작에 대한 모식도 (출처: 서창완/서울대)

엽록소체는 세균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광계와 함께 세포막 안쪽으로 원형의 구조물을 형성한다. 광흡수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수천 개의 세균엽록소 c, d, e를 갖고 있다. 세균엽록소 c, d, e는 기본적인 구조는 같고 치환기만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그림 2). 이 색소들은 타원형의 단일 지질막 구조로 둘러 싸인 안쪽에 거대 초분자 구조를 형성하며, 다른 광수집 복합체와는 다르게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이 없이 색소들이 자체적으로 규칙적으로 회합하여 색소와 색소 간의 상호작용을 한다. 엽록소체의 단백질은 단일 지질막에 결합되어 배치되어 있다. 이들 단백질의 기능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CsmA는 BChl a에 결합하여 엽록소체 한 쪽 면에 준결정질 바닥판을 형성한다. 엽록소체는 매우 낮은 광 조건에서도 광수집 능력이 우수하여 기초 및 응용과학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림 2. Chlorobium tepidum으로부터 분리된 엽록소체의 냉동-전자현미경 사진. 위, 측면; 아래, 종면 촬영. 검은 원형; 10 nm 금 클러스터.  (출처: ) 

광계 I(photosystem I, PS I), 녹색황세균, 전자공여체

김훈/순천대학교

이창로/명지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