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착기

부착기

[ appressorium ]

목차

정의 

부착기는 식물병원성 진균 또는 공생균이 기주 식물의 표면을 기계적인 힘이나 효소 작용으로 뚫고자 할 때 만드는 특수화된 감염용 세포이다.  

도열병균의 부착기 생성 원리 

여기서는 도열병(blast disease)을 일으키는 곰팡이의 부착기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부착기를 형성하는 곰팡이는 도열병균(Pyricularia oryzae) 외에도 탄저병(anthracnose)을 일으키는 탄저병균(Colletotrichum spp.), 옥수수깜부기병균 (Ustilago maydis), 흰가루병균(Blumeria graminis) 등 활물기생(biotrophism) 또는 반활물기생(hemibiotrophism)을 하는 병원균들이다.

부착기를 형성한 도열병균의 분생포자(conidia) 출처: 최재혁/인천대

표면 인지기

벼 잎의 표면 큐티클 층에 부착된 도열병균의 분생포자는 수분이 충분하면 발아(germination)를 시작한다. 벼 잎 표면의 신호를 인식하면 발아관(germ tube)의 끝이 부풀거나(swelling) 구부러지는(hooking) 등 세포의 형태적 변화가 일어난다. 이시기를 '인지기(recognition phase)'라고 부른다. 만약 신호가 없거나 신호 인식에 문제가 생기면 부착기를 만들지 못하며 실 모양의 균사로 자란다. 보통 유리 슬라이드글라스에 도열병균 포자를 올려 놓으면 친수성(hydrophillicity)이기 때문에 발아관에서 부착기 형성 없이 균사형태로 계속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부착기 형성을 일으키는 신호로는 소수성(hydrophobicity) 표면, 표면의 단단함, 큐티클 및 왁스 단량체 등의 물리화학적 신호가 있으며 이 신호들이 세포내로 전달되어 나타난 결과가 발아관 끝의 세포 분화이다.

신호전달 

cyclic AMP (출처: 최재혁/인천대)

세포 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인 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cAMP)는 도열병균의 부착기 형성에서 매우 중요한 신호전달물질로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부착기를 만들지 못하는 친수성 환경에서도 cAMP를 외부에 처리하면 부착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cAMP는 adenylyl cyclase 단백질에 의해서 adenosine triphosphate(ATP)로부터 만들어진다. 이 신호전달은 G 단백질(G-protein)과 관련된 여러 단백질들이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cAMP는 protein kinase A라는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세포내 다른 단백질들의 활성을 변화시킨다. 부착기 형성과 관련된 또다른 신호전달 과정은 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s (MAPKs) 경로에 의한 신호전달이다. 이 경로가 불활성화되면, 외부신호가 인식되더라도 부착기가 형성되지 않는다.

부착기의 발달

일단 형성되면 도열병균의 부착기는 반구형태의 세포로 고도로 분화된 세포벽 구조를 갖는다. 세포벽은 키틴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세포벽의 안쪽에는 멜라닌(melanin) 층을 포함하고 있다.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할 때 성숙한 부착기는 이 색소 때문에 검게 보인다.

멜라닌의 형성은 곰팡이의 병원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멜라닌 색소가 부족한 알비노(albino) 돌연변이체는 병을 일으킬 수 없다. 부착기에 멜라닌이 형성되지 못하면 도열병균이 식물의 큐티클 층을 뚫을 수 없어서 병을 낼 수 없다. 멜라닌 생합성을 억제하는 tricyclazole 성분이 도열병을 방제하는 살균제(fungicide)로서 사용된다.

멜라닌 색소는 항산화제로 작용하거나 UV나 독성물질 노출에 대해 곰팡이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도열병균의 부착기의 멜라닌은 세포벽을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부착기 내에는 글리세롤이 3.2 M까지 축적되고 삼투(osmosis) 차이에 의해 높은 팽압(turgor pressure)이 형성된다. 멜라닌에 의해 단단해진 세포벽이 높은 팽압을 견딜 수 있게 한다. 부착기 내 팽압은 8,0 MPa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으며 식물의 큐티클 층에 구멍을 뚫을 수 있다.

핵의 이동

도열병균(Magnaporthe oryzae)에서의 부착기 형성은 세포 주기(cell cycle)의 조절을 받는다. 분생포자로부터 발아관이 나타나고 발아관으로 하나의 핵이 이동한다. 발아후 4-6시간후 체세포분열(mitosis)에 의해 생성된 핵이 부착기 내로 들어가고 다른 하나는 분생포자로 되돌아 간다. 분생포자는 곧 분해가 되고 핵 한개를 가진 부착기만 남는다. 포자 내에 있던 물질들은 부착기로 이동한다. 부착기 핵은 이후에 침임관(penetration peg)으로 이동하고 거기서 몇번의 체세포분열과 함께 침입균사(invasive hyphae)를 형성한다. 그러므로 부착기의 핵은 식물체 침입과 정착을 위한 모든 유전 물질의 공급원이 된다. 한편 분생포자의 분해는 자기탐식(autophagy) 과정에 의해 일어난다.

집필

최재혁/인천대학교

감수

박희문/충남대학교

참고문헌

1. Talbot, N. J. (2003). On the trail of a cereal killer: exploring the biology of Magnaporthe grisea. Annual Reviews in Microbiology, 57(1), 177-202.

2. Wilson, R. A., & Talbot, N. J. (2009). Under pressure: investigating the biology of plant infection by Magnaporthe oryzae. Nature reviews. Microbiology, 7(3), 185.

동의어

appressorium, appressoria, 부착기, Appressoria, Appressor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