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관

발아관은 주로 포자(spore)를 만드는 곰팡이나 곰팡이의 포자가 발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길다란 관 모양의 구조를 말한다. 발아관은 유사 분열에 의한 분화와 성장, 발달과정을 거치면서 체세포 균사로 성장한다. 보통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를 다른 효모(yeast)들과 구별하기 위해 발아관 형성시험을 수행한다. 발아관의 존재는 1956년 Reynolds와 Braude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다. 칸디다균을 섭씨 37도 하에 사람이나 양의 혈청에서 3시간 가량 키우면 발아관을 만든다. 단백질 성분이 포함된 배지에서 키우면 거의 모든(95-97%) 칸디다균이 발아관을 만든다. 참고로 Candida dubliniensis도 발아관을 만든다.

효모 Candida albicans 세포로부터 발아관이 생성된 모습 (제작: 권개경/KI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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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성 곰팡이가 싹눈(bud) 형태로 분열하는 경우 떨어져 나온 싹눈은 발아관을 만들어서 새로운 균사를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등 포자처럼 행동한다. 발아관이 만들어지기 전 포자는 물을 흡수하면서 최대 4배까지 부풀어 오른다. 이 과정에서 포자의 대사활성은 크게 증가하는데 단백질과 핵산 합성도 빠르게 증가한다. 그 다음으로 1개 또는 여러 개의 발아관이 빠져나와서 뻗어나간다. Aspergilus nidulans나 Fusarium venenatum을 한천배지위에서 키우면서 관찰해 보면 발아관에서 뻗어나오는 가지들은 대부분 발아관으로부터 90도의 각도를 보인다.

바이오틴을 합성하지 못하는 칸디다균은 배지에 과량의 바이오틴이나 바이오틴의 전구물질인 desthiobiotin 혹은 KAPA(7-keto-8-aminopelargonic acid)가 들어있을 경우 발아관 생성이 10배 증가하며 혈청이 들어있는 배지에서는 4배 이상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즉, 바이오틴은 발아관 생성의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칸디다균은 바이오틴 생합성에 필요한 유전자군 중 후반부에 해당하는 네 개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데 전반부에 해당하는 유전자가 없는 것은 아마도 감염 후 숙주(host)의 혈액이나 다른 부분으로부터 바이오틴의 전구물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아래에 기술된 발아관 시험 과정에서 혈청 대신 바이오틴이 든 성장배지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발아관은 칸디다균의 병원성 요소 중 하나다. 따라서 발아관 생성을 억제하면 칸디다균에 의한 발병을 억제할 수도 있다. 이런 목적으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eotide)나 발아관 항체 등이 만들어졌으며 고초균(Bacillus subtilis)이 생산하는 iturin 유사물질과 곰팡이 자체의 1-octen-3-ol 같은 알코올 성분, 허브인 로즈마리의 에센셜 오일 성분들도 발아관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아관 생성 억제물질로 확인된 iturin A 리포펩타이드와 자가 억제물질인 1-octen-3-ol의 화학구조식 (제작: 권개경/KIOST)

발아관 형성 시험을 하는 이유는 칸디다균을 짧은 시간 안에 동정하는 것이다. 지금은 분자생물학 기술을 이용하여 빠르고 쉽게 종 확인이 가능하지만 이런 기술이 없었던 과거에는 칸디다균을 빠른 시간 안에 동정하는 방법으로써 발아관 생성 여부를 관찰하였다. 발아관을 만드는 과정에서 단백질과 핵산 생합성이 증가한다. 그래서 발아관 시험용 배지에는 트립신 효소로 분해시킨 콩단백질 액체배지(trypticase soy broth)와 소태아혈청(fatal bovine serum), 미량 영양성분 등 단백질 합성에 필수적인 성분들이 들어있다.

혈청 0.5 ml를 작은 시험관에 넣고 소량의 포자를 혈청에 풀어준다. 섭씨 37도에서 2-4시간 배양한 다음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칸디다균의 발아관에는 핵이 없고 균사도 세포의 옆쪽으로 뻗어나간다. 또한 세포와의 사이에 벽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발아관은 효모 세포의 절반 두께에 길이는 효모의 3-4배 정도 된다. 그러나 다른 종의 칸디다속 균주들은 균사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아주 짧은 균사가 만들어진다.

Candida tropicalis는 발아관과 혼동될 수 있는 유사균사(pseudohyphae)를 만든다. 혼동하지 않으려면 세밀하게 관찰하여야 한다. 또한 이 시험은 임시동정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균체를 너무 많이 접종할 경우 발아관을 만들지 않으므로 잘못된 결론을 내릴 위험이 있다.

포자(spore),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 효모(yeast), 숙주(host),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eotide), 바실러스 서브틸리스(Bacillus subtilis)

권개경/한국해양과학기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