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생포자

분생포자(무성생식포자)는 대기 균사체로 성장하는 진균이 다른 위치로 이동 번식을 위하여 생성하는 무성생식 포자의 일종이다. 영어 ‘coni’는 그리스어로 먼지란 뜻으로, 분생포자는 대기 중에 먼지처럼 다수 존재한다. 분생포자는 바람이나 비에 의하여 멀리 다른 곳으로 이동이 용이하다.

학문적으로는 자낭균문 국균속의 분생포자가 잘 연구되어 있다. 균사가 특수하게 분화된 분생자병의 말단에 한 개 혹은 다수의 분생포자가 연이어서 생성된다. 무성포자이므로 핵상은 통상 일배체이다. 유성생식이 불분명한 불완전진균문의 경우 무성생식포자인 분생포자의 모양과 생성방법은 분류에 중요하다.

무성생식포자 (출처: GettyImages-128605787)

목차

무성생식으로 생성되는 포자의 종류는 다음의 표와 같다. 중요한 분류의 기준은 1) 균사체가 대기 속에서 자라는지 아니면 수생환경에서 자라는지 여부와 2) 균사체의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아니면 외부에서 만들어 지는지 여부이다.

국균은 분생포자를 만드는 대표적인 진균의 속이다. 국균의 분생포자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면, 잔디에 물을 뿌리는 스프링쿨러 같이 생겼다. 실제로 국균의 영어 종명 중 ‘spargere’는 라틴어로 스프링클러(sprinkler)를 의미한다.

분생포자의 생성은 대기중의 균사체가 분생포자병이라는 특수한 받침 구조를 먼저 만들고, 이후 여기에서 체인 형태의 분생포자를 만든다. 분생포자 생성의 목적은 주로 대기 중에서 자라는 균사체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번식하고 싶을 때 먼지 같이 가벼운 포자를 대기 중에 방출하여 포자를 멀리 이동시키는 것이다. 멀리 이동 가능한 분생포자를 생성하는 진균은 그 번식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어지게 되므로, 지구상 전 세계의 다양한 곳에서 서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분생포자는 분류학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진균을 분류하는 기준은 유성생식의 여부와 유성생식 시 어떠한 구조의 포자낭과 포자를 생성하는가 여부이다. 하지만 불완전진균의 경우 유성생식 여부가 규명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때는 무성생식 포자인 분생포자의 포자낭과 포자의 형태가 임시방편의 분류 수단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다.  

독일 그레이스왈드(Greifswald)시의 식물 박물관에 전시된 국균의 분생포자 모형도 (출처: )

분생포자는 먼지처럼 대기 중에 항상 날아다니며 존재한다. 자낭균문 국균속의 분생포자는 가장 흔한 분생포자 생성원 중 하나인데, 면역이 떨어지거나 폐기능이 나빠진 사람에게 기회감염을 유발하여 아스퍼질러스증(aspergillosis)을 유발하기도 한다. 간혹 최악의 경우 이도(ear canal) 또는 고막의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¹⁾. 분생포자가 많이 날릴 수 있는 환경인 실내에서 일하는 식물 관련 작업자나 오랫동안 밀폐되어 있던 고대 이집트 유물 개봉 시 작업자들은 분생포자에 의한 감염을 조심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분생포자는 햇빛의 자외선인 UV-A와 UV-B에 수 시간 정도 노출되면 생명력을 잃지만, 실내의 경우 분생포자가 대부분 생명력이 있기 때문이다²⁾.

국균, 무성생식, 포자, 균사체

허광래/충남대학교

나도균/중앙대학교

1. Kanamori, H., et al. 2015. Review of fungal outbreaks and infection prevention in healthcare settings during construction and renovation. Clin. Infect. Dis. 61, 433-44.
2. Braga, G.U., et al. 2015. Molecular and physiological effects of environmental UV radiation on fungal conidia. Curr. Genet. 61, 4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