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탄저병

식물탄저병

[ anthracnose ]

탄저(炭疽)는 숯처럼 검은 종기라는 의미이다. 잎과 과실에 생기는 검은색의 점무늬에서 따온 이름으로 여겨진다. 그리스어로 anthrak은 검다는 것을 의미하고 nosos는 병을 의미한다. 탄저병은 식물병원성 진균에 의해 감염된 식물병으로 사람이나 동물에 발생하는 세균성 탄저병(anthrax)-병원균: 탄저균-과는 구분된다.

수박잎의 탄저병 병반 (출처:GettyImages)

목차

병징

딸기의 과실과 잎에 생긴 탄저병(anthracnose) 병반 (출처:GettyImages)

주로 열매와 잎, 줄기 등에서 발생한다. 황색에서 갈색 검은색으로 짙어지는 점무늬를 형성하거나, 가장자리는 솟아있고 안쪽은 움푹 패인 둥근 병반(lesion)을 형성한다. 조직에 괴사(necrosis)를 일으켜 가지가 말라죽거나 과실이 떨어지게 만든다.

잎에서는 초기에 작고 유원형인 황색 병반이 형성되고, 진전되면서 규칙적이지 않은 갈색 내지 담갈색의 무늬로 변하며, 이후 회색으로 변한다.

과실에서는 초기에 작은 수침상반점이 형성되고, 진전되면서 갈색 내지 암갈색으로 변하며 움푹해진다. 병반이 커지면 둥근겹무늬가 나타나며 검은 점이 형성된다.

원인

주로 Colletotrichum 속(genus)의 식물병원성 진균이 식물을 감염하여 생기는 병이다. Colletotrichum무성생식 세대명이고 유성생식 세대명은 Glomerella 이다. 자낭균문에 속한다. 아래 표와 같이 기주에 따라 종이 구분되기도 한다. 다양한 기주의 다양한 조직(잎, 줄기, 과실, 꽃 등)을 감염한다. 따라서 각 기주별로 병원균의 특성도 조금씩 다르며 병징이 나타나는 시기도 많이 다르다.

국내에서는 Colletotrichum gloeosporioides는 주로 사과와 딸기를 감염하고 C. acutatum은 주로 고추를 감염한다. C. gloeosporioides는 benzimidazole에 민감하고 C. acutatum은 어느 정도 저항성을 보이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식물탄저병
병원균 기주
Colletotrichum graminicola 옥수수, 밀 등의 곡류
C. lagenarium 오이, 수박, 참외 등의 박과작물
C. phomoides 가지와 토마토
C. lindemuthianum 강낭콩
C. acutatum 고추, 딸기, 망고나무, 귤나무, 포도, 아몬드, 아보카도나무, 복숭아나무
C. falcatum 사탕수수
C. circinans 양파
C. gloeosporioides 사과나무, 딸기, 망고나무, 올리브나무, 아보카도나무, 포도
C. fragariae 딸기
C. coffeanum 커피나무
C. musae 바나나

다른 속(Elsinoe, Gnomonia, Phyllosticta, Diplocarpon 등)의 곰팡이가 일으키는 점무늬 병도 탄저병으로 불리나 여기서는 다루지 않았다.

병환

탄저병은 기주가 재배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발생하지만 특히 다습한 온대지역에서 심하게 발생한다. 특히 과실의 성숙기에 고온다습하며 강우가 지속되는 경우 감염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큰문제가 되지 않는다.

분생포자(conidia)는 분생포자층에서 방출되는데 습도가 중요한 요인이다. 비가 내릴 때 빗방울에 의해서 튀겨서 전파된다. 식물체 표면에 부착한 포자는 수분이 있을 때만 발아한다. 발아는 일반적으로 병원성(pathogenic)과 부생성(saprophytic) 두 가지로 구분된다. 병원성 발아는 식물체의 표면이나 소수성 표면에서 나타나며 단일 발아관(germ tube)의 발달과 부착기(appressorium)의 형성으로 이어진다. 부생성 발아는 영양분이 풍부한 환경에서 나타나며, 두 개의 발아관이 포자의 양끝에서 나타난다. 이 발아관은 부착기를 형성하지 않는다.

병원성 발아에서 부착기를 만들고 나면 멜라닌 형성에 의해서 높은 팽압이 생긴다. 부착기 하단으로부터 침입관(penetration peg)이 형성되면서 기주 세포의 큐티클층과 세포벽을 뚫고 들어간다. 침입 후에는 반활물기생(hemibiotrophism)과 사물기생(necrotophism)의 전략이 기주와 종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반활물기생은 세포내에 1차 균사(primary hyphae)가 형성되는 짧은 활물기생 단계(biotrophic phase)를 거친 뒤, 2차 균사(secondary hyphae)를 형성하여 기주세포에 괴사를 일으키는 사물기생 단계(necrotrophic phase)로 전환한다. 괴사단계는 기주의 조직으로 퍼져나간다. 첫번째 한 두세포의 감염은 활물기생을 하고 그 이후의 감염은 사물기생을 한다.

탄저병균이 보이는 사물기생은 큐티클층 아래(subcuticular)에서 벽들에 둘러싸인(intramural) 사물기생이다. 부착기 형성 후 큐티클층을 뚫지만 표피세포의 세포벽을 뚫고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큐티클층 아래서 자라면서 증상이 없는 잠복기를 가질 수 있다. 이 시기는 반활물기생기의 형태적 특징인 1,2차 균사가 보이지 않는다.

탄저병균은 잠복기(latency) 또는 잠복감염(quiescent infection)을 가질 수 있다. 잠복의 시기는 멜라닌이 형성된 부착기 단계부터 초기 침입후까지 다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면상태로 존재하다가 과일이 성숙하기 시작할 때 공격적으로 자라며 병징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수확할 때는 감염이 없는 것처럼 보이다가 저장 중에 감염이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

분생포자층은 식물의 표피의 큐티클층 밑에서 형성되며 식물의 표피조직을 파열하면서 나오면서 병환을 완성한다.

방제

탄저병의 방제는 저항성 품종의 사용, 무병종자 또는 소독한 종자의 사용, 돌려짓기, 저항성 품종의 이용, 죽은 가지나 병든 과실 등의 전염원 제거, 살균제 살포, 생물적 방제 등이 주로 이용된다.

화학적 방제에 사용되는 살균제는 디치수화제(dithianon), 타로닐수화제(chlorothalonil),프로피수화제(Propineb) 등이 있다.

집필

최재혁/인천대학교

감수

김은자/한국미생물학회

동의어

anthracnose, 탄저병(anthracnose), Anthracnose, 식물탄저병, 탄저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