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미센의 구조

샤미센의 구조

요약 샤미센(三味線, しゃみせん)에는 모두 세 개의 현이 장착되어 있으며, 전체 구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악기 상단의 줄감개가 위치한 머리 부분인 ‘텐진’(天神, てんじん), 서양 기타의 목 부분에 해당하는 ‘사오’(棹), 몸통에 해당하는 ‘도오’(胴)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샤미센의 전체 길이는 약 1m에 이르며, 일본 서부의 큐슈(九州) 지역을 비롯한 일부 지방의 민요에 사용되는 샤미센은 이보다 다소 짧은 90~95cm정도이다.
샤미센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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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텐진

샤미센의 가장 윗부분에 해당하는 텐진은 기타와 같은 서양 현악기의 머리 부분에 해당한다. 텐진에 장착되어 있는 세 개의 줄감개는 ‘이토마키’(糸巻き, いとまき)라고 부르며, 샤미센의 각 세 현의 울림을 최적화 할 수 있도록 각각 교차시켜 설치한다. 주로 악기 뒤쪽을 향해 휘어진 형태를 하고 있는 텐진의 끝 부분을 가리켜, 새우(海老)의 꼬리(尾) 같은 외형을 띠고 있다는 의미에서 ‘에비오’(海老尾, えびお)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했다.

악기를 길게 세워놓은 방향에서 볼 때 맨 위부터 차례대로 첫째 줄, 둘째 줄, 셋째 줄의 순서로 이토마키가 설치되어 있는데, 첫째 줄과 셋째 줄의 이토마키가 같은 방향으로 주로 오른 쪽을 향해 있으며, 둘째 줄의 이토마키는 반대 방향으로 향한다. 한편 현재 일본의 아오모리현(青森県) 서부에 해당하는 츠가루(津軽) 지방을 중심으로 성립된 ‘츠가루 샤미센’(津軽三味線)의 경우에는 위에서부터 첫째 줄, 셋째 줄, 둘째 줄의 순서로 이토마키를 장착하는 관행이 있다.

이토마키의 소재는 흑단, 홍목, 상아, 플라스틱 등이며, 그 중에서도 상아로 만든 이토마키는 가장 고급품으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상아의 특성을 본떠 만든 합성 아크릴 소재의 이토마키도 제작된다. 소재가 다양한 만큼 악기에 따라 여러 가지 모양의 이토마키가 존재하지만, 이토마키의 소재나 모양은 악기의 음색이나 울림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세 개의 이토마키가 양 쪽으로 길게 돌출되어 있는 텐진 부분은, 샤미센의 여러 부분 중에서도 연약하면서도 정교한 구조이기 때문에 쉽게 고장날 우려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텐진의 끝부분을 감싸는 전용 보호 커버를 장착해 사용하는 연주자들도 많다.

2. 사오

샤미센의 텐진 아래에 위치하는 사오는 악기의 머리와 몸통을 잇는 목 부분에 해당한다. 사오는 악기를 길게 세워 놓은 상태에서 위에서부터 아래로 상, 중, 하의 세 부분으로 나뉘고, 실제로 각각의 부분은 분리와 조립이 가능한 구조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사오를 삼등분하는 경우를 가리켜 ‘미츠오레’(三つ折れ)라고 한다. 악기에 따라 사오를 다섯 부분으로 분리할 수 있도록 제작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오를 분할할 수 있도록 제작하는 이유는, 악기의 수납이나 운반 시의 편의를 위해서이기도 하고 사오가 부러지거나 휘는 등의 손상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한편 분할되지 않는 일체형 사오도 있는데, 이를 ‘노베사오’(延棹, のべざお)라고 한다.

악기의 중심부에 위치한 사오는 머리 부분인 텐진과 몸통인 도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한다. 특히 사오의 폭과 두께는 악기 전체의 구조를 결정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가장 폭이 좁고 가는 사오가 장착된 샤미센을 호소자오(細棹, ほそざお), 폭과 두께가 중간 정도인 사오가 장착된 샤미센을 츄우자오(中棹, ちゅうざお), 가장 폭이 넓고 두꺼운 사오가 장착된 샤미센을 후토자오(太棹, ふとざお)라고 한다.

(왼쪽부터) 후토자오, 츄우자오, 호소자오 샤미센

(왼쪽부터) 후토자오, 츄우자오, 호소자오 샤미센 사오의 폭과 두께에 따라 악기 전체의 크기와 구조가 조금씩 달라진다.

사오의 소재로는 태국이나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자라는 ‘자단’(紫檀, したん) 또는 ‘인도자단’이라고도 불리는 ‘카린’(花林, かりん) 등이 사용된다. 카린 소재의 사오는 대개 밝은 황토색이고, 자단으로 만들어진 사오는 갈색에 가깝다.

한편 인도산 목재인 홍목(紅木, コウキ)도 사오의 대표적인 소재 중 하나인데, 홍목 중에서도 킨호조(金細, きんほぞ)라는 재질의 목재는 특히 고급 재료로 손꼽힌다. 홍목으로 제작된 사오의 색은 다소 붉은 빛의 진한 갈색을 띠며, 킨호조를 소재로 한 사오의 경우는 일반 홍목에 비해 밝으면서도 차분한 갈색이다.

과거에는 떡갈나무(樫, カシ)와 뽕나무(桑, クワ)도 사오의 주요 소재로 많이 사용되었고, 최근 일부에서는 스네이크 우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특수한 것으로 백단(白檀)이나 철도목(鉄刀木, たがやさん)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사오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단단하고 치밀함의 정도가 높은 나무가 적절한 것으로 여겨진다.

3. 도오

샤미센의 몸통 부분에 해당하는 도오는 나무로 테두리를 제작하고 양면의 넓은 부분에 가죽을 씌워 제작한다. 도오의 크기나 무게는 악기의 용도와 종류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테두리 부분의 소재로는 사오와 마찬가지로 카린이 주로 사용되며, 뽕나무와 느티나무(欅, ケヤキ)로 제작된 경우도 많은 편이다. 고급 악기의 경우에는 끌(鑿)을 활용해 도오의 안쪽 면에 섬세한 무늬를 새겨넣는 사례도 있다. 이것을 가리켜 아야스기(綾杉, あやすぎ)라고 하는데, 이 작업을 거치는 경우 연주할 때 울림이 더 좋아진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도오의 양면은 일반적으로 고양이 배 부분의 가죽을 가공해 씌웠다. 그러나 제작 비용이 비싸고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유로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샤미센에 수입산 개 가죽을 활용한다. 샤미센을 연주할 때에 좋은 소리를 얻기 위해서는 도오의 크기에 알맞으면서도 어느 정도 두께를 확보할 수 있는 가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여겼다. 이는 일찍이 류큐시대에 ‘산신’을 제작할 때부터 개와 고양이의 가죽이 사용되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합성가죽 소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합성 소재의 경우 천연 소재로 제작한 악기에 비해서 연주할 때 음질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 연주자들 사이에서는 선호되지 않는 편이다.

주로 바치를 사용해 연주하는 샤미센의 특성상, 도오의 가죽 표면 중에서도 현이 걸쳐 있는 부분에는 바치가 자주 닿아 가죽이 손상되기 쉽다. 따라서 현의 아래쪽 부분에는 바치카와(撥皮)라고 하는 가죽을 덧대어 연주한다. 바치카와 부분은 연주할 때에 소모되는 부분이므로 수시로 교체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편 샤미센을 연주할 때에는 도오의 테두리 부분에 오른손의 손목이 주로 닿게 되어, 땀이나 마찰 등으로 악기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악기를 보호하기 위한 ‘도오카케’(胴掛け, どうかけ)라는 명칭의 덮개를 덧대어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도오카케는 샤미센을 세로로 세워두고 정면에서 바라볼 때 왼쪽 측면 부분에 장착된다. 도오카케는 이와 같은 실용적인 목적뿐 아니라 시각적인 장식 효과도 있다.

샤미센의 도오 테두리에 장착한 도오카케

샤미센의 도오 테두리에 장착한 도오카케

도오카케는 칠기(塗り物), 삼베(布), 가죽(皮物)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하며 연주자의 선호에 따라 여러 가지 디자인을 구상해 넣을 수 있다. 무대 연주를 위한 악기에는 화려한 무늬나 장식을 더한 도오카케를 장착하기도 하고, 여러 개의 도오카케를 준비해 교체해 가며 사용하기도 한다. 도오카케 중에서도 특히 손목과의 마찰이 자주 생기는 부분에는 고무나 비닐 소재의 조각을 덧붙이기도 한다.

4. 코마

일본에서 장기의 말 또는 물건 사이를 괼 때 사용하는 작은 나무도막을 의미하는 용어인 코마(駒, こま)는, 샤미센에서는 서양 현악기의 브리지(bridge)에 해당하는 부품을 가리킨다. 코마는 현이 악기 본체에 닿지 않도록 위치를 고정시키고, 현의 진동을 울림통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샤미센의 코마는 도오 부분에 장착되어 현을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코마의 종류는 악기의 특징과 연주되는 음악 장르에 따라 재질, 크기, 무게, 구조 등이 다양하고, 매우 섬세하게 분화되어 있다. 같은 샤미센이라도 연주 당일의 악기 상태나 날씨, 연주 곡목에 따라 여러 개의 코마를 준비해 두고 교체하며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양한 소재와 형태의 샤미센용 코마

다양한 소재와 형태의 샤미센용 코마

물소의 뿔이나 상아는 코마 제작에 사용되는 고급 재료에 속하며, 그밖에 카린, 자단 등의 목재를 활용하기도 한다. 츠가루 샤미센에는 대나무제 코마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코마의 모양은 가로로 길며 중간 부분을 도려낸 형태로 제작된 것이 대부분이다. 악기 종류나 연주 목적에 따라 중간 부분을 도려내는 정도는 크게 달라진다. 한편으로 일종의 약음기 역할을 하는 ‘시노비고마’(忍び駒)라는 명칭의 연습용 코마도 있다.

코마 반대쪽으로 사오의 끝부분과 텐진이 만나는 지점에도 일종의 코마의 역할을 하는 부품이 설치되어 있다. 기타의 너트(nut)와 유사한 이 부분은 ‘위쪽에 위치한 코마’라는 의미로 카미고마(上駒, かみごま)라고 한다. 카미고마는 샤미센의 둘째 줄과 셋째 줄을 사오에 직접 닿지 않도록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그밖에도 샤미센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의 카미고마가 존재한다. 수시로 교체할 수 있는 코마와 달리, 카미고마는 악기 본체에 고정되어 있는 부분이어서 별도의 관리는 하지 않아도 된다.

5. 현(이토, 糸)

샤미센의 현은 모두 세 줄이고, 주로 비단실(絹)로 제작한다. 일본어로는 ‘실’을 의미하는 명칭인‘이토’라고 한다. 둘째 줄과 셋째 줄은 상대적으로 가늘어서 비단실로 제작할 경우 쉽게 끊어지는 경우가 많아 별도로 테트론 또는 나일론 소재로 제작하기도 한다. 현의 굵기와 길이는 악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특히 사오의 폭은 현의 굵기를 결정하는 가장 직접적인 기준이 된다. 또한 연주하는 음악 장르에 따라서도 현의 종류가 달라지게 된다. 츠가루 샤미센의 경우 빠르고 격렬하게 연주할 기회가 많은 악기로, 현이 쉽게 끊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비단실보다는 나일론 류의 소재를 선호한다.

샤미센의 현은 저음을 소리 내는 굵은 쪽에서부터 순서대로 ‘첫째 줄’(이치노이토, 一の糸), ‘둘째 줄’(니노이토, 二の糸), ‘셋째 줄’(산노이토, 三の糸)이라고 한다. 서양 현악기가 주로 높은 음을 소리내는 현을 ‘1현’으로 지칭하는 것과는 반대의 순서이다. 첫째 줄은 맨 위의 줄감개(이토마키)에 고정되고, 이어서 가운데 줄감개에는 둘째 줄, 셋째 줄은 맨 아래 줄감개에 각각 감아서 고정한다. 샤미센에 활용되는 현의 굵기는 매우 다양하고, 연주되는 음악 장르의 특성에 따라 사용되는 현의 굵기도 달라진다.

둘째 줄과 셋째 줄은 카미고마의 위를 지나가기 때문에 연주할 때에 직접 사오의 표면에 닿지 않는다. 반면, 카미고마의 위치에서 벗어나 있는 첫째 줄은 연주 시 텐진과 사오 사이의 솟아 오른 부분에 직접 닿게 되어, 실제 연주음과 별도의 마찰음을 내게 된다. 이때의 마찰음은 일종의 배음 현상에 해당하며 이를 가리켜 ‘사와리’(触り, さわり)라고 한다. 사와리를 활용하면 음색에 장식을 더하고 연주음의 울림을 연장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6. 네오

샤미센의 도오 하단부에서 악기의 몸체에 현을 고정시키기 위해 장착하는 부분을 네오(音緒 또는 根緒, ねお)라고 한다. 네오의 상태에 따라 현의 장력이 좌우되며, 연주할 때의 음색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주로 비단실의 일종인 순견(正絹, 純絹)으로 제작되며, 마치 노리개의 장식에 포함된 매듭처럼 길이가 긴 끈을 꼬아 만든 형태를 띠고 있다.

네오에 현을 고정시킨 모습
네오에 현을 고정시킨 모습

네오에 현을 고정시킨 모습
연결 방식에 따라 네오의 끝부분이 도오의 앞면을 향하거나(좌) 또는 바깥쪽을 향하게 된다.

코우타와 나가우타 반주용 샤미센에 장착되는 네오에 비해, 민요나 지우타 반주용 샤미센에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네오를 장착한다. 특히 도오가 큰 편에 속하는 츠가루 샤미센의 경우는, 이들에 비해 더욱 크게 제작된 전용 네오를 사용한다.

악기별 네오

악기별 네오 츠가루 샤미센용 네오가 가장 크고, 나가우타 샤미센용 네오가 가장 작다.

참고문헌

  • 기시베 시게오 외. 『일본음악의 역사와 이론』. 이지선 역주. 민속원, 2003.
  • 호시 아키라. 『일본음악의 역사와 감상』. 최재륜 역. 현대음악출판사, 1994.
  • 小島美子 外編. 『図説 日本の楽器』. 東京書籍, 1998.
  • 三木稔. 『日本楽器法』. 音楽之友社, 1996.
  •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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